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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국제 영화제 개막 - 케이 컬처의 열기와 개막일 이모저모

등록일
2026-09-15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캐나다

  • 해당 장르

    영화

주요내용

토론토 국제 영화제 개막 – 케이 컬처의 열기와 개막일 이모저모
- 세계적인 영화인들과 글로벌 관객이 뒤섞인 토론토 도심 속, 뜨거운 축제의 열기와 다채로운 현장의 풍경을 전하다 -

 2026 토론토국제영화제
< 2026 토론토국제영화제 - 출처: 토론토국제영화제 공식 웹사이트 >
지난 10일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TIFF)가 개막했다. 월드 프리미어 신작을 비롯한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와 이벤트가 열흘간 펼쳐지는 토론토 도심은 전 세계의 주목 속에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모했다. 올해 영화제의 역동성은 기존의 ‘인더스트리(Industry)’ 섹션을 대폭 확장하고 개편해 더욱 체계적이고 독립된 형태로 출범한 ‘티프 마켓(TIFF: The Market)’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미디어 패스를 지니고 들어선 메트로 컨벤션 센터(Metro Convention Center) 현장은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이 판권을 사고파는 치열한 비즈니스의 장이었다. 현장 곳곳에는 캐나다, 일본, 브라질 등 각국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국가별 파빌리온이 자리해 자국 콘텐츠를 홍보했고, 스튜디오카날(StudioCanal)과 엑스와이지 필름즈(XYZ Films) 같은 글로벌 영화 제작 및 배급사와 세일즈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 글로벌 무대 속에서 한국 또한 돋보였다. 마켓 디렉토리에는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와 시제이 이엔엠(CJ ENM)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다만 이들은 메인 컨벤션 센터가 아닌, 연결된 인터콘티넨탈 호텔(InterContinental Toronto Hotel)의 스위트룸에 있었다. 마침 문이 열려 있던 그곳에서는 비공개로 긴밀한 상담이 이어지고 있었다. 아직 공개 전인 한국 영화 라인업을 전 세계 관계자들에게 소개하며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는 모습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새롭게 신설된 티프 마켓 현장
< 새롭게 신설된 티프 마켓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사실 토론토국제영화제와 한국 영화가 쌓아온 깊은 인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봉준호, 박찬욱, 이창동 감독이나 한국 영화가 글로벌 메인스트림의 주목을 받기 훨씬 전부터, 토론토국제영화제는 이미 한국 영화에 주목해 왔다. 과거 통신원이 TIFF의 최고경영자(CEO) 카메론 베일리(Cameron Bailey)와 진행했던 인터뷰에서, 그는 세계가 한국 영화의 잠재력을 알기 전부터 토론토국제영화제가 먼저 그 가치를 알아보았고 이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회고한 바 있다. 실제로 토론토국제영화제는 본 영화제 기간이 아닐 때에도 시네마테크 등을 통해 봉준호 감독 등 한국 거장들의 전작을 아우르는 대규모 회고전과 특별 상영회를 개최하며 남다른 애정을 과시해 왔다. 이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신뢰와 연대는 단순한 상영을 넘어 실질적인 교류로 이어져 왔다. 매년 영화제 기간 열리는 ‘한국 영화의 밤’ 같은 네트워킹 행사는 전 세계 영화인들이 모이는 소통의 장이 되어 주었으며, 펀드 지원 등을 통한 스토리텔링 및 창작자 육성 프로그램도 꾸준히 이어져 왔다. 특히 영화제 내부에서는 아니타 리(Anita Lee) 수석 프로그래밍 책임자와 제인 김(Jane Kim) 마켓 프로그래밍 총괄, 그리고 국제 프로그래머인 준 김(June Kim) 등 유능한 한국계 프로그래머들이 단단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2026년 올해도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Possible Love)>, 연상호 감독의 <실낙원(Paradise Lost)>, 허진호 감독의 <암살자(들)(The Assassin(s))>, 나홍진 감독의 <호프(Hope)>를 비롯해 윤단비 감독의 <첫세계(The World Before)>가 경쟁 부문인 ‘플랫폼(Platform)’ 섹션에 오르고, 염규복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긴긴밤(Long Long night)> 역시 공식 초청되는 등 거장과 신예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작품들이 대거 초청되어 세계 영화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아울러 배우 이민호가 공식 대담 프로그램인 ‘인 커버세이션 위드...(In Conversation With...)’에 직접 참여해 현지 팬들과 깊이 있는 소통을 예고하는 등, 한국 영화와 스타들은 이번 영화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새롭게 단장된 토론토국제영화제 조형물
< 새롭게 단장된 토론토국제영화제 조형물 - 출처: 통신원 촬영 >
  
마켓플레이스를 빠져나와 미디어 패스를 들고 향한 토론토국제영화제 벨 라이트박스(Bell Lightbox)는 그야말로 축제의 중심부였다. 건물 안팎을 누비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은 곳곳에서 밝은 얼굴로 축제의 원활한 진행을 도왔고, 극장 내 자리한 기념품 숍에는 영화 관련 책자, 옷, 모자 등 다양한 아이템들이 진열되어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특히 많은 책들 사이에 한국 영화와 관련된 서적들도 당당히 자리 잡고 있어 현지의 뜨거운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벨 라이트박스를 나서서 마주한 도심의 거리는 비단 영화 상영을 위한 공간을 넘어, 토론토 시민과 전 세계 관광객이 온몸으로 만끽하는 거대한 지상의 축제장이었다. 차량이 전면 통제된 거리에는 많은 이들을 매료시키는 다채로운 부스와 이벤트가 가득 펼쳐져 있었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 누텔라(Nutella)는 새로운 제품을 소개하며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즉석에서 멋진 숏폼 영상으로 자동 제작되어 온라인이나 이메일로 받아볼 수 있는 체험형 포토 부스를 운영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시민들은 긴 줄을 마다하지 않고 즐겁게 참여하며 축제의 에너지를 만끽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에서 건너온 수많은 예술적 소품들과 사자 조형물 등 영화 속 세계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전시물들이 거리를 수놓았고, 토론토국제영화제 공식 유튜브 부스로 꾸며진 아기자기한 소형차 안에서 스티커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별도의 푸드 마켓을 비롯해 거리를 흥겹게 채우는 라이브 음악까지, 꼭 영화 티켓을 끊어 극장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도시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축제이자 놀이터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레드카펫이 마련된 ‘팬 존(Fan Zone)’ 앞에는 수많은 팬들이 일찍부터 줄을 서서 글로벌 스타들을 직접 만나고 사진을 찍고, 싸인을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어, 현장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구었다.
팬 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리사
< 팬 존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리사 - 출처 : ‘시티뉴스 토론토’ 공식 엑스 계정(@CityNewsTO) >
  
이 다채롭고 활기찬 페스티벌 거리 한복판에서, 한국 문화와 케이 푸드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다. 이제 토론토에서 한국 문화와 영화는 결코 낯선 이방의 콘텐츠가 아니다. 영화제 상영작들의 크레딧이나 공식 소개 화면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농심은 올해도 메인 스폰서로서 축제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었다. 토론토국제영화제 벨 라이트박스(Bell Lightbox) 극장 바로 앞 거리에는 주캐나다 한국문화원(KCC)과 한국관광공사 캐나다 지사가 마련한 ‘올 어바웃 케이 컬처 앤드 트레벨(All About K-Culture & Travel)’ 야외 부스가 거대하게 자리하고 축제 분위기를 이끌었다. 이곳에서는 한국 전통놀이 체험을 비롯해 한국 여행 정보 안내와 캐리어 네임택 만들기, 포토부스, 한국 전통 동전을 활용한 이색적인 과자 뽑기 등 현지인들이 한국의 문화를 오감으로 체화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져 발길을 붙잡았다.
주캐나다 한국문화원 부스 앞에 줄을 선 토론토 시민들
< 주캐나다 한국문화원 부스 앞에 줄을 선 토론토 시민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와 나란히 거리를 뜨겁게 달군 농심 부스는 수많은 인파들과 줄로 북적여,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곳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농심 관계자는 “평소에 무엇인가를 공짜로 나누어주는 문화가 흔치 않은 캐나다 사회에서, 대규모 시식과 샘플링 행사를 통해 현지인들이 부담 없이 케이 푸드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열어 현지인들에게 더욱 친숙한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부스 주변에는 다양한 농심 캐릭터 인형들이 등장해 방문객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고, 에스파 등 케이팝 음악과 감각적인 이미지가 흘러나오는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부스 앞은 신라면 등의 맛을 보려는 사람들로 끊임없이 긴 줄이 이어졌다. 이어 관계자는 “처음에는 낯설어하던 현지인들이 적극적인 시식을 통해 제품의 뛰어난 맛을 직접 경험한 뒤, 맛에 반해 자발적으로 또 찾아오고 그것이 실제 매출과 탄탄한 팬덤으로 이어진다”라며 현장의 뜨거운 반응을 전했다. 실제로 코스트코(Costco)를 비롯해 로블로(Loblaws), 메트로(Metro) 등 거의 모든 캐나다 주요 대형 유통망에 깊숙이 자리 잡은 농심은, 최근 코스트코에 입점한 새우깡과 김치사발면을 비롯해 현지인들이 일상 속에서 진정한 한국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저변을 넓혀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과자 뽑기를 하고 즐거워하는 시민
< 한국 과자 뽑기를 하고 즐거워하는 시민 - 출처: 통신원 촬영 >
  
특히 올해는 주캐나다 한국문화원과 농심 캐나다가 손을 잡고 토론토국제영화제 기간 동안 양사 부스를 모두 방문해 인증하는 특별 인스타그램 이벤트를 진행했다. 두 부스를 모두 방문한 뒤 방문 인증 피드나 릴스를 게시하고 계정을 태그해 응모한 이들 중 추첨을 통해 10명에게 토론토국제영화제 한국 영화 티켓 2매씩을 증정하는 이 협력 이벤트는, 거리를 찾은 이들에게 단순한 시식과 관람을 넘어 적극적인 참여와 축제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비록 첫날이라 운영상 소소한 혼잡함은 있었지만, 전 세계의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케이 컬처의 매콤한 향과 다채로운 체험 속에서 거리를 찾은 수많은 이들은 진심으로 축제를 만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 거대한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맛과 멋을 이토록 친근하고 활기차게 알릴 수 있는 장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농심 이벤트에 즐거워하는 시민들
< 농심 이벤트에 즐거워하는 시민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화려한 산업적 현장과 인파를 뒤로하고 마주한 첫날의 한국 상영작은 애니메이션 <긴긴밤(Long Long Night)>이었다. 첫 상영은 미디어와 마켓 관계자를 위한 것이었는데, 상영 직후 현장에서 만난 글로벌 배급사 엔젤(Engel) 소속 관계자는 이 작품에 대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우정과 사랑, 그리고 부모의 마음 같은 보편적인 가치를 담고 있어 너무나 아름다웠다”라며, “많은 상처를 입은 이들이 서로를 보듬고 역경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라고 깊은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염규복 감독의 애니메이션 ‘긴긴밤’이 토론토국제영화제 센터피스 부분에 공식 초청되었다
< 염규복 감독의 애니메이션 ‘긴긴밤’이 토론토국제영화제 센터피스 부분에 공식 초청되었다 - 출처 : 토론토국제영화제 공식 웹사이트 >
  
물론 모든 풍경이 환희로만 가득 찬 것은 아니었다. 화려한 축제의 이면에는 도시가 품고 있는 묵직한 고민과 예민한 목소리도 공존했다. 거리 한편에서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영화제가 시온주의 자본과 기부자들의 압력에 굴복해 이스라엘 선전 영화를 늘렸다고 비판하며, 이에 대한 보이콧과 변화를 촉구하는 팜플렛이 나눠지고 있기도 했다. 예술과 자본, 그리고 국제정치적 이슈가 복잡하게 교차하는 영화제의 진짜 얼굴을 마주한 듯했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의 묵직한 긴장감은 2차 세계대전 직후 폐허가 된 도쿄가 배경인 <칠드런 언톨드(Children of Untold)>를 보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다. 전쟁의 뒤편에서 소외된 어린이들의 비극을 건조하고 담담하게 그려낸 연출력에 주목하며 대다수의 평단이 호평을 보낸 작품이기도 했지만, 패전한 일본과 그 속에서의 여성과 어린이들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한국인 관객인 나에게 사뭇 다른 긴장감을 자아냈다. 전쟁의 참혹함이라는 보편적 외피 속에서 가해의 역사가 묘하게 비껴가는 것과 이를 다루는 방식이 피식민시대를 지난 한국의 눈에는 여전히 불편했고, 그러면서도 영화가 던지고자 하는 보편적 목소리가 과연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가해국가 내의 소외된 자들에 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전달되어야 하는지, 그들이 먼저 들어야 할 목소리는 외면하고 있는 건 아닌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도쿄의 아이들과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칠드런 언톨드’ 상영 전 감독과 배우가 나와 인사하고 있다
<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도쿄의 아이들과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칠드런 언톨드’ 상영 전 감독과 배우가 나와 인사하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민자들이 만든 국가, 캐나다에서 전 세계의 영화가 상영되면서 더욱 의미 있는 축제를 만들고 있는 듯했다. 약하고 작은 소리들, 주목받지 못하고 지나치기 쉬운 많은 이야기들과 그들의 삶이 영화라는 장르로 세상에 나와 많은 이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가 이제 막 시작했다. 이 속에서 한국인들의 이야기 또한 많은 이들에게 어떤 울림과 감동을 선사할지 더욱 기대가 된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토론토국제영화제(TIFF) 공식 웹사이트,
https://www.tiff.net/
https://www.tiff.net/films/long-long-night
- ≪시티뉴스 토론토(CityNews Toronto)≫ 공식 엑스 계정(@CityNewsTO), 
https://x.com/CityNewsTO/status/2098819729234542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