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가 남아공의 언어로 치킨 광고에 등장하다
- 케이에프시(KFC) ‘케이덩크(K-Dunked)’ 출시로 본 한국 콘텐츠의 현지화와 음식 소비의 연결 -
한국 드라마 속 감정 표현이 남아공의 일상 언어를 만나 음식 광고로 옮겨갔다. 케이에프시(KFC) 아프리카는 지난 9월 22일 한국식 맛에서 착안한 ‘케이덩크(K-Dunked)’ 제품군을 남아공에 출시했다고 공식 링크드인 계정을 통해 밝혔다. 출시 지역은 하우텡(Gauteng), 웨스턴케이프(Western Cape), 프리스테이트(Free State), 음푸말랑가(Mpumalanga), 노던케이프(Northern Cape) 등 5개 주의 40개 매장이다. 이번 사례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한국 드라마를 활용한 다국어 광고다. 한국문화가 현지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어떤 요소가 선택되고 변형되는지 보여준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캠페인은 실제 한국 드라마 영상을 제품에 관한 이야기로 재편집하고, 남아공 성우들이 줄루어, 츠와나어, 아프리칸스어로 더빙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사랑 때문에 말문이 막히는 인물의 감정을 음식에 대한 반응으로 바꾸는 설정이다. 회사는 한국 드라마의 이야기와 감정 표현에 대한 남아공 소비자의 관심을 캠페인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다만 이는 광고주의 기획 의도이며, 시청자 조사로 입증된 평가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제품이 실제 유통 단계에 들어간 점도 확인된다. 남아공 배달 플랫폼 미스터디(Mr D)의 복스버그 잰슨파크(Boksburg, Jansen Park) 매장 메뉴에는 해당 이름의 버거, 트위스터, 치킨 스트립과 윙 등이 등록되어 있으며, 소스를 한국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설명한다. 한국식 양념을 기존 패스트푸드 구성에 적용한 상품이라는 뜻이다. 이를 한국의 전통 조리법을 그대로 구현한 음식이나 한국 기업의 수출 성과로 소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이번 캠페인의 문화적 의미는 한국 드라마가 광고의 표현 방식으로 선택됐다는 데 있다.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하는 경험과 짧은 광고에서 특정 장면을 접하는 경험은 다르다. 광고는 인물의 표정과 감정의 고조를 빠르게 전달하면서, 새로운 대사를 통해 익숙한 상황을 낯설게 만든다. 이 방식이 작동하려면 시청자가 한국 드라마를 알고 있거나, 적어도 화면 속 감정을 즉각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이 이런 방식을 택했다는 사실은 한국 콘텐츠의 활용 범위를 살펴볼 만한 단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언어 선택이다. 한국의 화면에 남아공의 목소리를 입히면 작품과 관객 사이의 거리가 달라질 수 있다. 원작을 모르는 사람도 자신에게 익숙한 말투와 표현을 통해 장면에 접근할 가능성이 생긴다. 반대로 기존 시청자에게는 알고 있던 장면의 뜻이 바뀌는 데서 재미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캠페인 구조에서 읽을 수 있는 가능성이며, 실제 반응을 확인하려면 언어별 영상에 대한 관객의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 한국 콘텐츠의 현지화를 영어 번역만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번 사례는 그보다 세밀한 접근을 제안한다. 같은 남아공 시장 안에서도 소비자가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언어와 유머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현지 성우와 창작자가 표현을 조정하는 과정은 단순한 번역 이상의 역할을 맡는다. 한국 제작사와 유통사 역시 어떤 언어로 전달할지뿐 아니라, 원작의 분위기와 지역의 표현 관습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음식과 영상의 결합도 살펴볼 지점이다.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곧바로 한식 구매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콘텐츠를 통해 형성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음식 선택의 계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소비자는 별도의 문화행사를 찾아가지 않아도 평소 이용하는 주문 화면과 광고에서 한국과 연관된 표현을 접한다. 한국문화의 접점이 생활 속 소비 공간으로 넓어지는 방식을 보여주는 셈이다. 다만 현지화된 상품에 대한 호기심이 한국 음식 전반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한국식 이라는 이름이 어떤 맛과 조리 문화를 가리키는지 설명이 없다면 소비자는 특정 소스를 한국 음식 전체의 특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향후 비슷한 협업에서는 제품의 차용 요소와 한국 음식의 배경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익숙한 음식에 새로운 이름을 붙이는 것을 넘어 문화적 호기심을 확장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성과 판단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확인한 공개 자료에는 캠페인으로 발생한 매출 변화, 한국 드라마 시청 경험에 따른 구매 차이, 언어별 광고 효과가 제시돼 있지 않다. 사용된 원작의 제목과 권리 협의 내용도 해당 게시물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출시를 남아공 전역의 한류 열풍이나 한국 콘텐츠 산업의 수익 증가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후속 취재에서는 소비자가 광고의 한국적 요소를 어떻게 인식했는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사례는 한국 드라마의 장면이 남아공의 언어와 소비 환경 속에서 다시 해석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한국문화의 확산을 살필 때는 작품의 해외 공개 여부뿐 아니라 현지 창작자와 기업이 이를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이는지도 중요하다. 서로 다른 언어를 통해 만들어진 친근함이 원작과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실제 소비자의 반응을 통해 지켜볼 만하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케이에프시(KFC) 아프리카 공식 링크드인 계정(@kfcafrica) https://www.linkedin.com/posts/kfc-akdramaforyourtastebuds-share-7508539481814323200-EQMD/?utm_source=share&utm_medium=member_ios&rcm=ACoAAFwfWo8BLJZoo7kcWjgYFwXqWQ7EU2PUew4 - 미스터디(Mr D) 웹사이트, https://www.mrd.com/delivery/restaurant/kfc-jansen-park-boksburg/2509?latitude=-26.1694956&longitude=28.2106589&street_name=Jansen+Road&suburb=Jet+Park&town=Boksburg&province=Gauteng&vertical=restaurant&an=s6searchuuuuuuun0uus3kfc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