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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이어 스트레이 키즈도 그래미 불참...≪비비시(BBC)≫가 바라본 ‘아시아 팝’ 부문 신설

등록일
2026-10-07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영국

  • 해당 장르

    음악

주요내용

방탄소년단 이어 스트레이 키즈도 그래미 불참...≪비비시(BBC)≫가 바라본 ‘아시아 팝’ 부문 신설
- 2027년 그래미 새 부문 신설에 엇갈린 반응...잇따른 불참 결정 심층 조명한 ≪비비시≫ -

최근 세계적인 음악 시상식 그래미 어워즈를 둘러싼 케이팝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방탄소년단에 이어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까지 2027년 그래미 어워즈 출품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다. 영국 공영방송 ≪비비시(BBC)≫ 는 두 그룹의 잇따른 결정을 자세히 전하며, 그 논란의 중심에 새롭게 만들어진 ‘아시아 팝’ 부문이 있다고 심층적으로 짚었다.

≪비비시≫는 이번 사안을 보도하면서 인기 케이팝 스타의 그래미 불참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두 그룹이 왜 출품을 거부했는지, 그리고 그래미가 아시아 팝을 별도의 범주로 다루는 것이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짚은 것이 눈에 띈다.


방탄소년단에서 스트레이 키즈로...이어지는 보이콧

≪비비시≫에 따르면 스트레이 키즈의 소속사 제이와이피(JYP)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스트레이 키즈는 그래미에 출품하지 않았다”라는 짧은 입장을 밝혔다. 불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시점은 분명 의미심장하다. 스트레이 키즈의 발표는 레코딩 아카데미가 새로운 아시아 팝 부문을 2027년 시상식에서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뒤에 나왔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7월 2027년 그래미 어워즈의 어떤 부문에도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에 따라 나뉘기보다 그 자체로 듣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비비시≫는 기사에서 스트레이 키즈가 최근 미국에서 아홉 번째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한 그룹이라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이미 상당한 영향력을 확보한 케이팝 그룹이 그래미에 음악을 제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레코딩 아카데미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스트레이 키즈의 미국 내 존재감은 음원이나 앨범 차트 기록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에는 뉴욕 거버너스 볼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선정돼 로드(Lorde), 에이셉 라키(A$AP Rocky)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비비시≫는 앨범 차트 기록에 있어서도 현재 스트레이 키즈보다 더 많은 미국 앨범 차트 1위 기록을 가진 밴드는 비틀스뿐이라고 그 영향력을 전했다. 
2027년 그래미의 ‘아시아 팝’ 새 부문 신설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 2027년 그래미의 ‘아시아 팝’ 새 부문 신설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 출처: ‘비비시’ 웹사이트 >
‘아시아 팝’이라는 별도 부문이 의미하는 것

≪비비시≫에 따르면 이번 논란의 출발점은 올해 6월 레코딩 아카데미가 발표한 새로운 부문이다.

앞서 아카데미는 아시아 시장에서 시작했거나 아시아 시장에서 널리 인정받는 아시아 팝 음악의 뛰어난 공연과 예술성을 인정하기 위해 새로운 부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팝의 세계적 영향력이 커진 만큼 이를 공식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아카데미의 설명이었다.

케이팝이 미국 음악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별도 부문은 언뜻 자연스러운 움직임처럼 보인다. 그동안 그래미에서 상대적으로 충분한 조명을 받지 못했던 아시아 음악을 별도의 부문을 통해 적극적으로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케이팝 아티스트들 사이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제가 되고 있는 건 결국 ‘인정’의 방식이다. 아시아 음악을 별도의 부문으로 만들어 시상하는 것이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인지, 아니면 ‘앨범 오브 더 이어(올해의 앨범)’나 ‘송 오브 더 이어(올해의 노래)’ 같은 그래미의 주요 부문에서 아시아 음악을 사실상 분리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지를 두고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비비시≫는 이 지점을 이번 논란의 핵심으로 짚었다. 새로운 부문이 케이팝과 제이팝 같은 장르를 ‘게토화(ghettoise)’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언어가 다시 음악의 경계를 만들다

≪비비시≫가 지적한 또 하나의 논쟁적인 부분은 언어다. 

새로운 아시아 팝 부문에 후보로 오르기 위해서는 노래가 아시아 언어를 ‘의미 있게’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그런데 이 기준 때문에 오히려 현재 미국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케이팝 그룹인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해당 부문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생겼다. 왜냐하면 이들 그룹은 최근 영어 가사를 중심으로 한 음악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번 보도가 짚은 것도 바로 이 부분에 대한 역설이다. ≪비비시≫는 케이팝이 더 이상 한국어로만 소비되는 음악이 아니라는 점을 언급하며, 케이팝 아티스트들은 이제 영어로 노래하고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며, 다른 장르의 음악가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한다고 보도했다. 팬덤 역시 특정 국가에만 머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렇게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된 음악을 다시 ‘지역’과 ‘언어’를 기준으로 분류한다면, 케이팝이 세계 음악시장에서 이미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새로운 시상 부문의 기준 사이에 간극이 생기게 된다. 앞서 방탄소년단이 출품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음악을 지역이나 언어로 나누기보다 그 음악 자체로 평가받고 싶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부분과 맥을 같이 한다.


‘라틴 음악’ 논쟁과 닮은 구조

≪비비시≫가 이번 기사에서 주목한 또 다른 부분은 아시아 팝을 둘러싼 논쟁이 케이팝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실 라틴 음악계에서도 그래미가 지역이나 언어적 특성을 기준으로 별도 부문을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 비슷한 논쟁이 이어져 왔다. 특정 지역이나 언어에서 출발한 음악을 인정하기 위한 장치가 오히려 주류 음악과 분리하는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비시≫는 이번 사안을 보도하며 올해 배드 버니(Bad Bunny)의 사례를 함께 들었다. 스페인어로 제작된 그의 앨범 ≪데비 티라르 마스 포토스(Debí Tirar Más Fotos)≫가 올해 그래미에서 처음으로 ‘올해의 앨범’을 수상하면서 언어가 주류 음악 부문의 진입 장벽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존의 통념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특히, 다음 그래미에서는 로살리아(Rosalía)의 ≪럭스(Lux)≫역시 주요 후보로 거론되며, 언어와 지역을 기준으로 음악을 분류하는 방식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레코딩 아카데미 측 “계속 논의하겠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새로운 부문을 둘러싼 논란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코딩 아카데미 최고경영자(CEO) 하비 메이슨 주니어(Harvey Mason Jr)는 10월 2일 성명을 통해 최근 몇 주 동안 아시아 음악계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이야기를 청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부문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를 적극 지지하는 창작자들의 의견도 상당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 결정이 “모두를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부문의 발전 방향에 대해 계속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른 케이팝 그룹들도 움직일까

이제 관심은 다른 케이팝 아티스트들의 선택으로 쏠린다. ≪비비시≫는 인기 보이그룹 에이티즈(Ateez)의 리더 김홍중이 최근 방탄소년단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사실도 소개했다. 그는 최근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와의 인터뷰에서 방탄소년단의 입장에 대해 자신도 그런 선택을 생각해보고 싶다는 취지로 말했다. 다만 새로운 아시아 팝 부문을 만든 정확한 의도를 자신이 알 수는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결국 이번 논쟁은 그래미의 한 부문을 둘러싼 갈등을 넘어 케이팝이 현재 글로벌 음악 산업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그리고 세계적인 음악 시상식이 변화한 음악 지형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일 것인지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다.

≪비비시≫에 따르면, 2027년 그래미 어워즈 후보는 오는 12월 10일 발표될 예정이다. 그때가 되면 어떤 케이팝 아티스트들이 음악을 출품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이번 보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번 사안을 케이팝의 성공담으로만 다루지 않았다는 점이다. 방탄소년단과 스트레이 키즈가 얼마나 거대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지, 미국에서 어떤 차트와 무대 성과를 거뒀는지를 설명하면서 세계적인 음악이 된 케이팝을 다시 지역과 언어로 구분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에 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비비시(BBC)≫ (2026. 10. 02). K-pop giants Stray Kids join BTS in boycotting the Grammys, 
https://www.bbc.co.uk/news/articles/c5398kkx27ew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