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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스타 가족 논란으로 본 이집트 미디어 규제

등록일
2026-10-22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이집트

  • 해당 장르

    대중문화

주요내용

축구 스타 가족 논란으로 본 이집트 미디어 규제
- 이집트 사회의 가족원칙을 지키기 위한 규제와 사회적 기준은 무엇인가 –

이집트에서 요즘 가장 주목받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호삼 하산(Hossam Hassan)이다. 선수 시절부터 국민적인 축구 스타였던 그는 현재 대표팀 감독으로 사실상 첫 월드컵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뤄내며 다시 큰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축구 외의 다른 이슈로 연일 미디어에 등장하고 있다. 가족을 둘러싼 사생활 논란 때문이다. 지난여름 이집트 북부 휴양지 노스 코스트(El Sahel El Shamali)의 한 호텔에서 호삼 하산의 둘째 부인 단 아담(Dan Adam)과 첫째 부인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졌다. 이후 가족과 법률대리인들이 방송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자의 입장을 밝히면서 사적인 갈등이 대중이 지켜보는 이슈가 됐다. 이 사건 이후 호삼 하산은 첫째 부인 후에이다와 이혼했고 둘째 부인과도 이혼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이집트 최고미디어규제위원회가 그의 부인인 단 아담의 미디어 출연을 무기한 금지하고 관련 가족사 콘텐츠의 유통도 제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단 아담이 방송 인터뷰와 개인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부 갈등과 이혼 문제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했고 그것이 다른 매체에서 재확산 되었기 때문이다. 
각종 언론 뉴스에 등장한 규제 소식
< 각종 언론 뉴스에 등장한 규제 소식 – 출처: ‘카이로씬’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Cairoscene) >
 
이집트 최고미디어규제위원회는 방송과 언론을 감독하는 기관이다. 전통적인 미디어 기관뿐 아니라 웹사이트와 온라인 플랫폼도 규제의 대상이 된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개인이 올리는 콘텐츠 역시 법적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이집트 사회의 가족 원칙과 가치(family principles or values in Egyptian society)’다. 2018년 제정된 사이버범죄법 제25조는 온라인상에서 ‘이집트 사회의 가족 원칙이나 가치’를 침해하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무엇이 ‘가족 가치’에 해당하는지를 둘러싸고 해석의 여지가 크다는 점이다.


이집트의 시민사회단체 이집트개인권리이니셔티브(EIPR)에 따르면 이 조항과 관련한 단속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2020년 4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이집트개인권리이니셔티브가 확인한 관련 사건은 252건, 체포된 사람은 최소 327명이었다. 


초기에는 특히 젊은 여성 소셜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의 사례가 큰 관심을 받았다. 춤이나 일상생활을 담은 틱톡(TikTok) 영상 등이 문제가 되면서 ‘가족 가치’를 훼손했다는 혐의로 수사와 재판을 받은 사례들이 등장했다. 실제로 징역형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물론 미디어 규제에는 또 다른 측면도 있다. 호삼 하산 가족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유명인의 사생활을 어디까지 보도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조회수를 위해 가족 간 갈등을 반복적으로 방송하고 개인의 사적인 문제를 콘텐츠화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의는 이집트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최고미디어규제위원회는 이번 조치를 발표하면서 ‘언론의 자유와 그에 따르는 책임 사이의 균형’을 강조했다.


반면 이집트 시민사회에서는 ‘가족 가치’나 ‘공공도덕’처럼 범위가 넓은 개념이 개인의 온라인 표현을 제한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이집트개인권리이니셔티브는 특히 해당 조항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해 왔다.


이러한 변화는 이집트 시장을 바라보는 한국의 콘텐츠 제작자와 크리에이터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한국에서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소셜미디어 콘텐츠라도 이집트에서는 다른 사회적·법적 기준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성적 표현이나 가족과 사생활을 소재로 한 콘텐츠, 공공도덕과 관련된 표현은 현지에서 예상보다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보수적인 문화이니 조심해야 한다’는 접근은 아니다. 이집트에서는 방송과 언론뿐 아니라 소셜미디어에서 개인이 제작하고 공개하는 콘텐츠도 법적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집트 사회의 가족 원칙과 가치’라는 기준이 온라인 콘텐츠 관련 사건에 적용돼 왔다. 따라서 이집트에서 활동하거나 현지 이용자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플랫폼의 자체 가이드라인만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한국 콘텐츠 기업에도 마찬가지다. 기업은 진출하려는 국가의 미디어 관련 법과 규제기관, 사회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표현을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인플루언서 협업이나 현지화된 소셜미디어 마케팅처럼 개인의 발언과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는 방식에서는 이러한 이해가 더욱 중요하다.


호삼 하산 가족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은 이집트에서 사생활과 표현의 자유, 미디어의 책임, 그리고 소셜미디어에 대한 규제가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보여준다. 중동의 디지털 시장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이 인기 있는지를 아는 것뿐 아니라, 우리가 말하고 보여주는 것이 현지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를 이해하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카이로씬(Cairo Scene)≫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Cairoscene),
https://www.instagram.com/p/DdRADrfjbQE/?srtk=aWlucGt6dzZ5bXd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