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콘 2023(Hallyu-Con 2023)'

2023년 10월 15일 일요일 오후, 런던 킹스크로스에 위치한 삼성 KX홀에서 열린 '한류콘 2023(Hallyu-Con 2023)' 행사 현장을 찾았다. 조금 이른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행사장은 이미 한국문화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 행사는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의 모임 마이 웨이브 컬렉티브(My Wave Collective)가 기획했다. 2019년도부터 시작된 이 모임은 런던을 포함해 한국문화를 사랑하는 세계 여러 나라의 팬들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의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그중 '한류콘(Hallyu-Con)'이 대표 행사이다. 

< '한류콘 2023(Hallyu-Con 2023)' 행사 전경 - 출처: 통신원 촬영 >

2022년 11월 BBC Sounds에 출연한 마이 웨이브 컬렉티브(My Wave Collective)의 대표 닐자 애니발(Nilza Anibal)은 "이 모임은 단순히 케이팝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현대와 과거를 아우르는 한국문화를 제대로 전달하는 영국의 플랫폼을 목표로 합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닐자 애니발은 "한국문화를 사랑해요. 재미있고 매력적인 콘텐츠가 많다는 걸 알고 있기에 더 많이 나누고 싶어요. 그렇지만 요즘 들어 한류의 인기로 영국에 소개되는 많은 한국 관련 행사들이 상업적으로 치우쳐 있는 게 안타까워요. 저희는 순수하게 한국문화를 더 많이 알리고 싶어 모였어요. 사실 해마다 행사를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자발적으로 모인 모임이다 보니 예산이나 인력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도 있었고요. 이번 행사는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과 주영한국문화원의 지원을 받아 공간 대여와 프로그램 기획과 섭외 등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

< 왼쪽부터 붓글씨 체험, 한복 체험, 떡 만들기 시연 - 출처: 통신원 촬영 > 

행사는 크게 한복 입기, 한글 이름 쓰기, 떡 만들기 시연 등의 체험 행사와 전통악기와 무용, 케이팝 댄스 등의 공연 프로그램으로 나뉘었다. 행사장 입구에 영어 이름을 한글로 적어주는 붓글씨 행사가 특히 인기였다. 이태용 작가님은 영국에서 열리는 한국 관련 행사에서 종종 뵐 수 있는 분이다. 한글학교나, 세종학당 등에서 서예를 가르치며 활동하고 있다. 한류가 인기를 얻으며 더욱 많은 행사장에서 뵐 수 있었는데 이날도 어김없이 행사장 한편에서 붓으로 정성스럽게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한글 이름을 적어주고 계셨다. 차례를 기다리는 긴 줄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줄어들지 않았다. 먹 냄새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던 멜린다(Melinda)와 데보라(Devora)는 "딸이 케이팝을 좋아해 자연스럽게 관심사를 공유하며 한국문화에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어 가사를 이해하면서 음악을 듣는 건 아니에요. 그냥 케이팝의 리듬이나 멜로디가 좋아요. 내일 있을 비아이(B.I)의 런던 공연도 같이 보러 가요. 너무 기대돼요."라며 "앞으로도 한국문화를 더욱 깊게 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 지소울의 공연 무대 - 출처: 통신원 촬영 >

행사 중반부터는 백설기, 송편 등의 떡 만들기 시연, KAYA의 전통음악과 무용, 지소울의 공연과 랜덤 플레이 댄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브라질 출신의 글레이자(Gleisa)는 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영국의 남쪽 끝 해안마을 본머스(Bournemouth)에서 버스를 타고 런던에 왔다. 2016년에 우연히 한국 드라마를 접하고 한국문화에 빠졌다는 이 친구는 주변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한국문화를 전파 중이다. 지난 4월에는 2주 동안 한국을 방문했다고 했다. "한국 방문은 모든 게 너무 좋았어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불고기예요. 한국에 있는 동안 거의 매끼 먹은 것 같아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한국문화가 정말 매력적이에요. 한국문화에는 거리감 없이,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요."라고 말하는 그녀의 눈빛과 말투에서 한국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다.

< '한류콘 2023(Hallyu-Con 2023)' 행사 후 기념 촬영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장에서 한국 뷰티 관련 제품을 홍보하던 모임(MOiM)의 신인지 대표를 만났다. "3년 전 영국에서 사업을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 제품을 홍보할 때 한국이라는 나라부터 설명을 시작해야 했어요. 지금은 한국이 대중적으로 알려져 일하기가 훨씬 수월해졌고 오히려 함께 일을 하자는 제안을 받기도 해요."라며 사업을 운영하며 체감하는 한국문화의 위상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행사장에는 유튜브 채널 < 영국남자 >에 출연했던 고등학생들, 유튜브 채널 < Korean Billy >로 알려진 유튜버 코리안 빌리 등 한국문화를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하고 전파하는 젊은 인플루언서들이 방문했다. 한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모인 사람들은 공통의 관심사를 함께 나누며 밤이 늦도록 행사를 즐겼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통신원 정보

성명 : 이윤지[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영국/런던 통신원]
약력 : 국립현대미술관, 신호탄전 전시코디네이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운영팀, 마스터플랜 필진  KT&G 상상마당,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