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분석] UAE 언론이 분석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 뒷얘기들

  
아랍에미리트 주요 일간지 《Gulf News(걸프뉴스)》가 8월 26일 넷플릭스 화제작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 뒤에 숨은 실제 아티스트들을 조명한 심층 기사를 게재했다. 락샤나 N 팔라트(Lakshana N Palat) 기자는 "가상 밴드 헌트릭스(HUNTR/X)는 귀여운 픽션이지만 실제로 박스오피스와 차트 열풍을 이끄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제목으로 영화 제작진과 성우진에 대해 상세히 소개했다.

<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을 불러모은 성우진에 대해 심층적으로 분석한 현지 언론 - 출처: 'Gulf News' >

<겨울왕국>에서 차트에 오른건 '엘사'가 아니라 '이디나 멘젤'이었다
팔라트 기자는 "<겨울왕국>의 엘사가 차트에 오른 것을 기억하는가? 아니다. 항상 이디나 멘젤이었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차트를 석권하고 있지만 왜 우리는 이 성공 뒤의 가수들과 창작자들에 대해 더 많이 듣지 못하는가?"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영화는 넷플릭스 박스오피스에서 1,600만 달러(약 213억 원)를 돌파하며 흥행 기록을 세웠지만 진우 역의 배우 안효섭을 제외하고는 재능 있는 참여자들이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Gulf News》는 각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다채로운 배경을 상세히 소개했다. "보라색 머리의 매력적인 악마 소녀 루미를 연기한 아덴 조(Arden Cho)는 텍사스에서 한국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2008년부터 연기, 노래, 모델 활동을 해왔다 <틴 울프>, <시카고 메드>, 넷플릭스 실사판 <아바타: 마지막 에어벤더>에 출연했고 2018년 월드 시리즈 오브 포커에 참가한 경쟁적인 포커 선수이자 태권도 유단자."라고 소개했다. "라면에 집착하는 악마 사냥꾼 미라를 연기한 메이 홍(May Hong)은 퀸스에서 자랐으며 마크 제이콥스, 구찌, 아디다스 런웨이를 걸었던 모델이며 활발한 브루넷 조이를 연기한 유지영(Ji-young Yoo)은 니콜 키드먼과 함께 프라임 비디오의 에 출연했다."고 전했다.

< 미라 목소리를 맡은 메이홍(May Hong) 등 각종 성우진을 조명한 현지 언론 - 출처: 'Gulf News' >

케이팝과 판타지의 조합이 아랍 정서와 맞아떨어져
통신원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중동 지역 인기 비결이 무엇인지 두바이에 거주하는 한류 팬 사라 알 마즈루이 씨(26)에게 물었다. 그는 "아랍 문화에도 '진(Jinn)'이라는 악마나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요. 케이팝 아이돌이 악마와 싸운다는 설정이 우리에게는 전혀 낯설지 않고 오히려 친숙했어요."라고 답했다. 

또 다른 현지 팬 아흐메드 씨(24)는 "중동 사람들은 화려한 비주얼과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좋아하는데 이 영화가 딱 그런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며 "특히 의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아랍어 자막으로 즐길 수 있는 가사가 완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Gulf News》는 캐릭터들의 노래를 실제로 부른 가수들을 집중 조명했다. "루미의 목소리를 담당한 이재(EJAE)는 레드벨벳, 트와이스, 에스파, 엔믹스 같은 케이팝 거물들과 작업한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로 빌보드 1위 곡 을 비롯해 을 공동 작곡했으며, 감독들이 그의 데모를 듣고 루미의 노래 목소리로 직접 선택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레이 아미(REI AMI)의 는 유튜브에서 2억 9,800만 뷰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 아랍에미리트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두 달 연속 지키고 있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 - 출처: 넷플릭스 >

조연진도 화려... 이병헌부터 브로드웨이 전설 레아 살롱가까지
《Gulf News》는 조연진의 면면도 놓치지 않았다. 켄 정(Ken Jeong)이 헌트릭스의 매니저 바비 역을, 안효섭이 진우 역을 맡았으며, 진우의 노래는  출신으로 몬스타엑스, 엑소, 샤이니 등에 곡을 제공한 앤드류 최(Andrew Choi)가 불렀다. 또한 "<로스트>의 선 역으로 유명한 김윤진이 셀린의 대사를 맡았지만 노래는 브로드웨이 전설 레아 살롱가(Lea Salonga)가 불렀다."며 "<미스 사이공>의 오리지널 킴 역과 디즈니 <알라딘>의 자스민, <뮬란>의 목소리를 담당한 살롱가가 셀린의 노래를 놀라운 높이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Gulf News》의 이번 심층 보도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이 단순히 가상 캐릭터의 매력만이 아닌 실제 아티스트들의 재능과 노력의 결과임을 강조한다. 특히 중동 언론이 케이팝 콘텐츠의 제작 과정과 참여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배경까지 세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한류가 이제 단순한 소비 대상을 넘어 진지한 문화 연구 대상으로 발전했음을 시사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인터뷰
- 《Gulf News》 (2025. 8. 26). Netflix's KPop Demon Hunters are cute fiction—but who is really powering the box office and charting frenzy?, https://gulfnews.com/entertainment/netflix-kpop-demon-hunters-are-cute-fiction-but-who-is-really-powering-the-box-office-and-charting-frenzy-1.500239876

통신원 정보

성명 : 원요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아랍에미리트/두바이 통신원]
약력 : 현) A320 항공기 조종사 전) 매일경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