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씨구! 좋다!"… 베트남 어린이들 사로잡은 국악극 '금다래꿍'
"얼씨구! 좋다!" 공연장은 베트남 어린이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객석을 메운 아이들은 한국어 추임새를 따라 외치며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렸다. 금다래 할머니가 흥겨운 장단에 맞춰 춤을 추자, 공연장은 순식간에 하나의 거대한 놀이판으로 변했다. 한국 국악극 '금다래꿍'이 지난 5월 2~3일 베트남의 하노이어린이궁전 무대에 올랐으며, 이틀간 약 1,200명의 관객이 공연장을 찾았다.
< 하노이어린이궁전 공연장 외관 - 출처: 통신원 촬영 >
'금다래꿍'은 황해도 황주 지역의 서도민요인 '금다래꿍'을 소재로 재창작된 국악극 작품이다. 손녀를 찾아 나서는 할머니의 여정을 사물놀이, 버나놀이(버나 돌리기), 사자놀이 등 전통연희로 풀어내며, 우정·자연·협동이라는 가치를 작품을 통해 전달한다. 이새봄 배우가 금다래 할머니 역을, 이정현 배우가 토끼와 버나 역을 맡았으며, 백지원(사슴·장구), 한지영(곰·북), 최민기·최치원(탈사자), 김호석(호랑이-꽹과리) 배우 등 탄탄한 연희 배우진이 무대를 채웠다.
< 실내 공연장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극 전체의 약 60~70%가 대사 없이 몸짓과 음악으로 진행되는 일명 '논버벌(non-verbal)' 구성이다. 덕분에 베트남 어린이 관객들도 언어 장벽 없이 공연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주요 장면에서는 동시통역이 더해져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객석이 무대가 되다… 체험과 참여의 결합 공연에 앞서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한 쭝 호아 중학교(Trường THCS Trung Hòa)의 6학년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탈 만들기와 탈춤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학생들은 저마다 흰 탈 위에 색을 입히며 자신만의 탈을 완성했고, 직접 만든 탈을 얼굴에 쓰고 탈춤 동작을 배워 보는 시간이 이어졌다. 낯선 놀이에 처음에는 어색해하며 겸연쩍게 웃던 아이들이 동작을 하나씩 따라 하면서 연신 웃음을 터뜨렸고, 체험장은 금세 흥겨운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 부대행사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 부대행사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장 인터뷰 — 부대행사 체험 참여자 팜 쩐 링 니(쭝 호아 중학교 6학년) "오늘 프로그램에서 탈 만들기와 한국 춤 동작을 배웠는데, 그 중에서 한국 탈춤 동작이 가장 재미있고 새로웠어요. 한국의 전통 탈과 무용 예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인상 깊었고,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앞으로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꼭 다시 참가하고 싶어요."
< 현장 인터뷰 참여자 팜 쩐 링 니 - 출처: 통신원 촬영 >
응우옌 응옥 마이 찌 쭝 호아 중학교 6학년 "저는 탈 만들기가 가장 재미있었어요. 춤 동작은 좀 웃기기도 했지만 그게 또 재미있었어요. 한국 예술이 이렇게 독특하고 인상적인 줄 몰랐어요. 나중에 또 이런 프로그램이 생기면 꼭 참가할 거예요. 한국 체험 활동에 대해 새로운 느낌을 많이 받았거든요."
< 현장 인터뷰 참여자 응우옌 응옥 마이 찌 - 출처: 통신원 촬영 >
"얼씨구! 좋다!"… 하노이에 울려 퍼진 한국의 흥 본 공연이 시작되자 사물놀이 장단이 공연장을 채웠고, 아이들은 무릎을 치며 박자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특히 버나놀이 장면에서는 접시가 공중에서 회전할 때마다 탄성이 이어졌다. 가장 주요한 장면은 관객 중 한 어린이를 무대 위 '손녀' 역할로 초대하는 장면이었다. 배우가 객석으로 내려와 아이의 손을 잡는 순간, 공연장은 환호로 들썩였다. 관객이 이야기의 일부가 되는 이 연출은 어린이들의 몰입을 극대화했다.
< 관객들과 호흡하는 공연 장면 - 출처: 통신원 촬영 >
공연 중 "얼씨구! 좋다!"를 함께 외치는 장면 역시 인상적이었다. 한국어를 모르는 아이들조차 자연스럽게 리듬과 흥을 받아들이며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출연 배우들과의 기념 촬영 시간이 이어졌다. 탈을 쓴 사자 배우와 금다래 할머니 배우 곁에 서서 사진을 찍으려는 아이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아이들과 촬영한 사진과 영상은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공유되며 SNS(Social Network Service) 확산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 공연 후 관객과 기념 촬영 시간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장 인터뷰 — 공연 관람객 레 민 응옥 / 도안 티 디엠 학교 8학년 "공연 전체가 다 인상 깊었어요. 특별히 어느 한 장면이 아니라 모든 것이 하나로 어우러져서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어요. 그 중에서도 공연 마지막에 관객석에서 손녀 역할을 할 사람을 직접 뽑는 장면은 정말 놀라웠어요. 배우가 나올 거라고는 예상했는데, 관객 중에서 선발할 줄은 몰랐거든요. 다른 공연들은 그냥 앉아서 보기만 하는데, 이번에는 제가 직접 참여해야 해서 훨씬 더 흥미롭고 새로웠어요. 나중에 또 이런 한국 문화 프로그램이 있으면 꼭 보러 갈 거예요. 즐겁고 활기차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어요."
< 현장 인터뷰 참여자 레 민 응옥 - 출처: 통신원 촬영 >
팜 응옥 하 아잉/ 탕롱 초등학교 (7세) "접시 돌리기 공연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제가 직접 무대 위에 올라가서 주인공 역할을 하게 된 것도 너무 좋았어요. 공연을 보고 나서 한국 문화와 한국 전통 음악에 대해 더 좋아하게 됐어요. 나중에 이런 기회가 또 생기면 다시 보러 가고 싶어요."
< 현장 인터뷰 참여자 팜 응옥 하 아잉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통연희로 확장되는 한류… 새로운 가능성 확인 이번 '금다래꿍' 공연은 한국 전통연희가 동남아시아 어린이 관객과 직접 교감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대사 없이 몸짓과 음악으로 진행되는 '논버벌(non-verbal)' 구성, 참여형 연출, 체험 프로그램의 결합은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자연스럽게 허물었고, 현지 어린이들에게 한국 전통문화의 첫 경험을 강하게 각인시켰다. 인터뷰에 참여한 학생들이 모두 "다시 보고 싶다"고 답한 점은, 이번 공연이 일회성을 넘어 지속적인 관심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공연은 주베트남한국문화원과 잔치마당이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후원하는 '2026 투어링 K-아츠'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또한 이 공연은 하노이(5월2일~3일, 약 1,200명)에 이어 호치민(5월7일~8일, 약 800명)까지 이어진 순회공연으로, 그동안 총 2,000여 명의 관객과 만났다.
< 국악극 '금다래꿍' 포스터 - 출처: 주베트남한국문화원 공식 홈페이지 >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주베트남한국문화원의 국악극 ‘금다래꿍’ 관련 소개, https://vietnam.korean-culture.org/ko/426/board/170/read/144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