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국 영화 중 좀비물로 큰 신드롬을 일으킨 〈부산행〉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좀비를 활용한 영화들이 개봉하였다. 그래서 “K-좀비”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고 해외의 유명 좀비물로 10회 이상 시리즈가 나온 〈워킹 데드(The Walking Dead)〉에 견줄 만큼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이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반도〉, 〈지옥〉 등 다양한 좀비 시리즈를 연출하였고 이번에 새로운 작품이 개봉하였는데 바로 〈군체〉라는 작품이다. 군체란 영어로는 colony라는 단어이며 “둘 이상의 동종의 개체들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지으며 살아가거나 서로 연결된 것”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영화 제목으로 봤을 때는 좀비의 특성상 무지성으로 단체 행동을 하는 모습이기 때문에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미얀마에서 오랜만에 개봉하는 한국 영화이며, 한국인뿐만 아니라 미얀마 사람들도 좋아하는 “좀비” 관련 영화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보였다.
< 미얀마에서 〈군체〉와 관련 개봉 소식을 알리는 민갈라 시네마 - 사진 출처: '민갈라 시네마(Mingalar Cinemas)' 페이스북 페이지 >
미얀마에서는 6월 5일 금요일에 개봉을 하였으며, 이 날 미얀마의 제이 씨네플렉스(J Cineplex)와 밍글리 시네마(Mingalar Cinema)에서 동시에 개봉을 하였다. 비가 오는 날이었고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꽤 많은 관객들이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을 방문하여 긴 줄을 형성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매표소 직원에게 물어보니 예전에는 대부분 영화관을 방문하여 결제를 했는데 요즘에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 예약을 하는 사람들도 많고 현장에서 키오스크나 매표소에서 구매를 하는 사람들이 거의 50:50의 비율을 보인다고 하였다. 매표소 옆에서는 팝콘과 어묵, 해바라기씨 음료 등을 판매하고 있어서 제품을 구매하여 영화관으로 사람들이 입장하였다. 영화관도 제이 씨네플렉스(J Cineplex)에서 가장 큰 스크린인 스크린 갈라(Screen Galar)에서 상영을 함으로써 영화관에서도 신경을 쓰는 작품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사람들에게 기대감도 심어주기 충분했다. 영화 시작 전 보통 미얀마 영화관에서는 화면에서 국기가 보이면서 미얀마 국가가 흘러나올 때 관객들은 다들 자리에서 일어서서 미얀마 국가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착석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미얀마의 비상사태 이후로는 국가가 흘러나와도 일어서지 않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4월에 대통령이 선출되었기 때문에 나라에서 지침이 나왔는지, “국가가 흘러나올 때 화면에 국기가 보이면 자리에서 일어서야 한다.”라고 나오는 문구가 나왔고 이에 따라 사람들이 일어서는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일부 일어서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비상사태 시기와 비교했을 때는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일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영화 〈군체〉를 보기위해 매표소에 줄을 선 사람들(좌), 〈군체〉가 끝난 뒤 퇴장하는 미얀마 사람들(우) 사진출처 : 통신원 직접 촬영 >
영화가 시작되었고 〈군체〉가 “제79회 칸영화제 비경쟁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이라는 표시가 보여지며 미얀마 사람들이 “수상작이라네”라는 말도 들렸다. 영화는 〈부산행〉과 유사하게 긴박한 장면을 연출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도드라졌다. 간혹 재밌는 장면과 긴장감이 넘치는 장면에 몰입하면서 사람들의 웃음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영화는 일반 좀비 영화와 비슷하였으나, 그동안 좀비 영화에서 좀비는 지능이 높지 않은 모습을 보였고 행동 패턴이 일정하였다면, 이 〈군체〉에서의 좀비는 우두머리 좀비가 다른 좀비들을 조종을 할 수 있고 정보를 취득하여 다른 좀비들에게 알려서 주인공들을 압박하는 점에서 기존의 요소들과 달라 더욱 박진감을 느킬 수 있도록 하였다. 예전에는 한국 영화에 있어 미얀마어 자막이 들어갔으나 최근 1~2년간 미얀마에서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일부는 자막이 없거나 영어 자막으로 나오는 영화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미얀마어로 자막이 나와서 관객들의 이해를 도운 것으로 보인다.
< 영화 상영전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기 위해 기립을 요청하는 문구(좌), 영화 〈군체〉 상영시간표(우) 사진출처 : 통신원 직접촬영 >
영화가 마무리되고 영화관에 불이 켜졌을 때 평일임에도 영화관의 3분의 2 정도를 채울 만큼 관객이 많았다. 관람을 마친 수 몬(Su Mon) 씨는 “영화가 흥미롭고 한국 영화를 좋아하는데 특히 〈부산행〉 같은 좀비물을 선호한다. 유명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좀비들이 정보를 공유해 집단 행동을 하는 설정이 신선했다”라고 밝혔다. 산 몬(San Mon) 씨는 “좀비 영화는 특별한 자막이 없어도 이해될 정도로 직관적이지만 미얀마어 자막이 제공되어 더 몰입하기 좋았고, 영화가 〈부산행〉만큼 재미있었다. 무서울 줄 알았는데 크게 무섭지 않았고 평일인데도 관객이 많아 놀랐다”라고 전했다. 일부 영화관 관계자들은 한국 영화의 작품성이 뛰어나도 자막이 없을 때는 흥행을 유도하기 어려웠다고 전한다. 한국 영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도 내용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군체〉는 작품성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직관적인 표현과 자막 지원을 통해 관객의 이해를 도운 만큼 향후 미얀마 시장에서 지속적인 관객 동원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영화와 한국형 좀비물을 선호하는 미얀마 관객의 관심이 이어져 향후 현지에서 더 많은 한국 영화가 상영되기를 기대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통신원 촬영 민갈라 시네마(Mingalar Cinemas) 페이스북(Facebook)페이지 https://www.facebook.com/share/p/1JuyWEwF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