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대만에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대만 최대 통신사인 중화전신(中華電信) 매장에서는 <21세기 대군부인> 입간판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중화전신이 판매하는 OTT 요금제 홍보물과 함께 드라마 이미지가 전시되었으며, 중국어 제목은 국문과 동일한 의미의 <21世紀大君夫人>을 사용하고 있다.
< '중화전신' 매장에 전시된 '21세기 대군부인' 홍보 이미지 - 출처 : 통신원 촬영 >
주연을 맡은 아이유는 대만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가수이자 배우다. 아이유의 출연작이라는 점에서 <21세기 대군부인>은 방영 전부터 현지에서 큰 관심을 모았다. 대만 매체 《뷰티321(Beauty321)》은 지난 5월 23일, <21세기 대군부인>을 계기로 입헌군주제 소재의 드라마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시청자들이 과거 인기 드라마 <궁>을 떠올리고 있다며, 한때 아이유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지만, 현재는 활동이 뜸해진 한국 드라마 여주인공 5명을 소개했다. 기사에서는 윤은혜, 채림, 문근영, 장서희, 이다해의 대표작과 최근 근황을 함께 다뤘다.
한편 <21세기 대군부인>을 둘러싼 국내 논란 역시 대만 언론을 통해 현지에 소개됐다. 대만 언론사 《중시신문망(中時新聞網)》은 지난 6월 1일 관련 논란을 집중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아이유를 '국민 여신(國民天后)', 변우석을 '순애 남신(純愛男神)'으로 소개하며, <21세기 대군부인>이 2026년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가장 화제가 된 작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변우석을 지칭한 '순애 남신'이라는 표현은 그의 전작 <선재 업고 튀어>에서 보여준 지고지순한 캐릭터 이미지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작비 300억 원이 투입된 이 작품이 전 세계 65개국 이상에서 디즈니 플러스(Disney+) 상위 10(TOP 10)에 진입했고, 최종회 시청률 13.8%를 기록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작품 종영 이후 온라인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고 전하며, 드라마를 둘러싼 각종 논란과 함께 '국격 논쟁'으로까지 확산된 상황을 상세히 다뤘다.
대만의 대표 일간지 가운데 하나인 《자유시보(自由時報)》 역시 지난 5월 12일 관련 내용을 기사화했다. 《자유시보》는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해 아이유, 변우석, 공승연 등 주요 출연진이 종영 인터뷰를 고사했으며 감독과 작가 또한 별도의 인터뷰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동시에 아이유와 변우석의 만남만으로도 큰 기대를 모았지만, 캐릭터 설정과 연기, 역사 설정을 둘러싼 비판 역시 적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다만 후반부에 접어들며 로맨스 서사가 본격화되자 시청률이 상승세를 보였고, 최종적으로 13%를 돌파하며 올해 《엠비시(MBC)》 대표 흥행작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패션 매체 《보그 타이완(VOGUE Taiwan)》도 지난 5월 18일 관련 논란을 다뤘다. 《보그 타이완》은 태후가 대군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장면이 전통적인 왕실 위계질서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 극 중 차를 마시는 장면이 한국 전통 다례보다 중국식 다도에 가깝다는 지적 등 역사 왜곡 논란의 세부 내용까지 언급하며, 다른 매체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논란을 설명했다. 또한 논란 이후의 후속 대응도 함께 소개했다. 아이유가 33번째 생일 팬 미팅에서 직접 논란에 대해 언급하고 소셜 미디어(SNS)에 추가 사과문을 게재한 점, 아이유의 팬클럽이 자선 단체에 거액을 기부한 점, 상대 배우인 변우석 역시 자필 편지로 입장을 밝힌 점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아이유라는 대표적인 한류 스타가 출연한 작품인 만큼 <21세기 대군부인>은 대만 한류 팬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현지 언론 역시 작품 자체뿐 아니라 출연 배우, 흥행 성과, 각종 논란과 후속 대응까지 폭넓게 보도했다. 특히 긍정적인 평가뿐 아니라 작품을 둘러싼 비판과 논란까지 함께 소개되었다는 점은 대만 언론이 해당 작품을 상당한 관심사로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보도 양상은 아이유가 여전히 대만 대중문화 시장에서 강한 화제성을 지닌 한류 스타임을 보여준다. <21세기 대군부인>에 대한 현지 보도는 단순히 드라마의 줄거리나 시청률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아이유와 변우석이라는 스타 배우의 조합, 작품의 흥행 성과, 국내에서 제기된 역사 왜곡 논란, 출연진의 사과와 후속 대응까지 폭넓게 다루었다. 이는 대만 언론이 해당 작품을 하나의 드라마 콘텐츠로만 소비한 것이 아니라, 한류 스타의 영향력과 한국 대중문화 산업의 논란 구조를 함께 읽어내는 방식으로 접근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아이유의 출연은 작품 자체에 대한 대만 내 관심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만 매체들이 아이유를 ‘국민 여신’으로 소개하고, 그의 생일 팬미팅 발언과 SNS 사과문까지 상세히 다룬 것은 아이유가 단순한 출연 배우를 넘어 작품의 대중적 의미를 대표하는 인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시 말해 <21세기 대군부인>은 드라마의 완성도나 서사적 평가만으로 주목받은 것이 아니라, 아이유라는 한류 스타의 상징성과 결합하면서 현지 언론의 지속적인 기사화 대상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스타 파워는 동시에 비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 역사 왜곡, 왕실 위계 설정, 전통문화 재현 방식 등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었음에도, 대만 현지에서는 해당 작품이 통신사 매장의 OTT 요금제 홍보물로 활용되는 등 대규모 마케팅의 주요 콘텐츠로 소비되고 있다. 이는 한류 콘텐츠가 해외 시장에서 유통될 때 작품에 대한 비판적 맥락보다 스타 배우의 인지도와 플랫폼의 마케팅 전략이 더 강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역사 왜곡 관련 논란이 충분히 맥락화되지 않은 채 스타 중심의 홍보 이미지로 전환될 경우, 문제 요소가 희석되거나 단순한 화제성으로 소비될 가능성도 있다.
<21세기 대군부인>의 대만 내 보도와 홍보 사례는 아이유의 대만 내 스타 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동시에, 한류 콘텐츠의 해외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긴장도 함께 드러낸다.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아이유라는 스타가 작품의 현지 인지도를 높이고 언론 보도를 견인하는 강력한 매개로 기능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스타 중심 소비가 작품을 둘러싼 비판적 논의를 충분히 동반하지 못한 채 마케팅 효과로 흡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