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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넘어 산과 사찰로… 이탈리아 매체가 본 한국 여행

등록일
2026-08-04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이탈리아

  • 해당 장르

    음악

주요내용

이탈리아에서 ‘한국’이라는 단어는 오랫동안 네온사인이 화려한 서울의 마천루, 케이팝 아이돌의 절도 있는 댄스, 혹은 글로벌 아이티(IT) 기업의 최첨단 이미지와 동의어였다. 그러나 2026년 여름, 남유럽의 대표 일간지와 여행 매체들이 바라보는 한국의 매력 방정식에 명확한 균열과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도심의 스펙터클을 넘어 한국의 깊은 산세와 사찰, 동서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 그리고 정서적·신체적 힐링을 찾는 ‘웰빙(Wellness) 여행지’로서의 한국이 이탈리아 주류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시각 변화의 중심에는 1876년 창간 이래 이탈리아 내 최고의 발행 부수와 신뢰도를 자랑하는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가 있다. 이 매체는 지성인층과 정책 결정권자들에게 막대한 여론 영향력을 행사하며 이탈리아 현대사의 주요 기록으로 평가받는 이탈리아 대표 일간지다. 최근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여행·문화 섹션인 ‘도베 비아지(Dove Viaggi)’는 연이어 한국의 자연 문화재와 새로운 여행 트렌드를 다루며 현지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탈리아 주요 언론 매체인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한국 여행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 ‘이탈리아 주요 언론 매체인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한국 여행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 출처: ‘코리에레 델라 세라’ 웹사이트 >
2026년 7월 6일자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케이 팩터 속으로: 세계를 사로잡은 한류의 진원지 서울(Dentro il Fattore K: Seoul, l'epicentro dell’hallyu)’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간했다. 해당 보도는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로 상징되는 도심 속 트렌드 열풍을 다루는 동시에, 단순한 소비형 관광을 넘어 도시와 자연이 공존하는 한국 고유의 라이프스타일로 시선을 확장한다.

“서울은 단순한 팝 문화의 메카가 아니다. 경의선 숲길과 도심을 둘러싼 산자락을 걸으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정서적 휴식을 취하는 모습은 이 대도시를 움직이는 숨은 동력이자 유럽인들에게 새로운 웰빙의 영감을 제공한다.”

기사는 명동이나 강남 같은 대형 쇼핑가 대신, 도심 한복판에서 곧바로 산과 숲으로 연결되는 한국 특유의 지리적·문화적 이점에 주목했다. 이탈리아인들에게 도시와 산은 대개 멀리 떨어진 별개의 공간이지만, 한국은 거대 메트로폴리스와 청정 자연이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요소로 분석되었다.

더욱 눈여겨볼 대목은 한국의 아웃도어 트레킹 코스에 대한 조명이다. 이탈리아는 알프스(Alps)와 돌로미티(Dolomiti)라는 세계적인 산악 지대를 품고 있어 산악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기준이 극도로 높은 국가다. 그런 이탈리아 언론이 한국의 산과 걷기 코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2026년 추천 여행지 특집 보도 ‘한국 동서트레일: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Dongseo Trail, il Cammino di Santiago coreano)’ 을 통해 한반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850km의 대장정 ‘동서트레일’을 집중 소개했다.

“안면도부터 울진까지 이어지는 동서트레일은 한국의 숲과 시골 마을, 고즈넉한 산사(山寺)를 온전히 발로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유럽의 산티아고 순례길처럼 자기 성찰과 힐링을 갈망하는 현대 여행자들에게 완벽한 대안이 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매체는 2026년 주요 여행 트렌드로 뷰티와 웰빙을 결합한 ‘글로우케이션(Glow-cation)’을 제시하며, 현지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사찰 템플스테이와 한방 아로마 테라피, 산악 트레킹을 결합한 힐링 투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짚었다.

현지에서 이탈리아 언론의 보도 궤적을 추적해 보면, 한국을 바라보는 남유럽의 시각이 ‘1세대(케이팝·영화 등 대중문화 소비)’에서 ‘2세대(한국인의 삶의 방식과 정서 체험)’로 진화하고 있음을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알프스산맥을 품은 이탈리아인들에게 한국의 산은 거대함이나 웅장함의 대상이 아니다. 대신 그들이 감탄하는 지점은 ‘접근성’과 ‘정서적 상호작용’이다. 전철을 타고 몇십 분 만에 산자락에 도달할 수 있는 편리함, 그리고 산자락마다 자리 잡은 천년 고찰에서 스님들과 차를 나누며 템플스테이를 즐기는 문화적 깊이는 이탈리아의 험준한 산악 산장(Rifugio) 문화와는 확연히 다른 고유의 매력을 발산한다.

다만, 통신원의 시각에서 볼 때 일선 현장의 과제도 명확하다. 이탈리아 현지 언론이 이처럼 한국형 웰빙과 자연을 호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탈리아 현지 여행사들이 판매하는 한국 여행 상품은 여전히 서울-부산-경주를 잇는 획일적인 쾌속 버스 투어에 치중되어 있다.

이탈리아 독자들이 언론을 통해 접한 ‘동서트레일’이나 ‘설악산 트레킹’, ‘깊은 산속의 템플스테이’를 실제로 체계 있게 즐길 수 있는 다국어 안내 체계나 맞춤형 인프라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보도된 기사의 높은 관심이 실제 지속 가능한 방문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다국어 트레킹 지도 보급, 사찰 문화의 심도 있는 인문학적 번역, 그리고 지역 지자체의 적극적인 남유럽 맞춤형 마케팅이 조속히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은 이제 스크린 속 화려함을 넘어, 지친 현대인에게 깊은숨을 쉬게 해주는 ‘자연과 휴식의 땅’으로 이탈리아인들의 마음속에 새로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지 언론이 먼저 알아채기 시작한 이 조용한 변화를 어떻게 한국 관광의 내실로 이어갈 것인지 깊이 고민할 때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 (2026. 07. 06), Dentro il Fattore K: Seoul, l'epicentro dell'hallyu, l'onda pop che ha conquistato il mondo, 
https://viaggi.corriere.it/itinerari-e-luoghi/cards/seoul/
- 《코리에레 델라 세라(Corriere della Sera)》 (2026. 07. 06), Corea del Sud - Destinazioni 2026: Dongseo Trail, il Cammino di Santiago coreano, 
https://viaggi.corriere.it/news/cards/tendenze-viaggio-2026/?img=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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