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에서 시작해 우정으로…케이프타운대학교 한인회장과의 인터뷰
- 이병휘 회장을 만나 한국문화로 모인 학생들의 교류 활동과 앞으로의 바람 -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교(University of Cape Town, UCT)에는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모인 학생들이 있다. 한인학생회(Korean Association of Students, KAS) 회원 약 80~90명 중 80% 이상은 비한국인이다. 한국인 학생들의 친목 모임에서 출발한 한인학생회는 이제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함께하는 공간이 됐다. 이병휘 회장을 만나 학생회의 활동과 고민을 들었다.
Q1. 안녕하세요. 자기소개와 함께 한인학생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들려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케이프타운대학교 공학과를 최근 졸업하고 2026년 한인학생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병휘입니다. 제가 처음 한인학생회에 가입한 건 2020년이었어요. 한국인이 많지 않은 남아공에서 자라다 보니 케이프타운에서는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고 제 뿌리와도 가까워지고 싶었습니다. 올해는 선배로서 공동체를 키우고 우리 문화를 나누는 데 제가 역할을 할 차례라고 생각해 회장직을 맡았습니다. Q2. 처음에는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는 공간이었군요. 지금은 어떤 학생들이 함께하고 있나요? 제가 알기로는 한인학생회가 2018년경 남아공 각지에서 온 한국인 학생들이 친목 도모를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문화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함께하는 모임이 됐어요. 대학에 정식 등록된 동아리로, 케이프타운대학교 재학생이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학부 여학생이 많고, 회원 대부분은 비한국인입니다. Q3. 회원들이 다양해진 만큼 학생회의 역할도 넓어졌을 것 같아요. 평소에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한국인 학생들이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모임이면서, 다른 학생들에게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역할도 합니다. 선배들은 후배에게 대학 생활이나 취업 정보를 알려주고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돕습니다. 한국인 회원 대부분은 남아공에서 태어나거나 어릴 때부터 자랐어요. 함께 케이팝 행사와 한식당 모임을 열고, 초급 한국어 강좌나 한국 드라마·영화 감상 모임도 진행합니다.
Q4. 그중 한인학생회를 가장 잘 보여주는 행사를 하나 꼽는다면요? 케이팝 나이트(K-pop Nights)를 꼽고 싶습니다. 클럽 공연장에서 케이팝을 듣고 춤추는 행사인데, 보통 1년에 두 번 열고 한 번에 약 60~100명이 참여해요. 공연장과 대관 조건을 협의한 뒤 대학에 동아리 기금 지원을 신청합니다. 선곡과 디제이 섭외도 직접 준비하고, 온라인으로 얼리버드 티켓을 판매하는 것과 동시에 동아리 회원들에게는 할인을 제공합니다. 비용을 정산하고 남은 자금은 학생회 계좌에 돌려놓아 다음 운영진의 행사 준비에 보탬이 되도록 합니다.
Q5.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도 궁금합니다. 학생들의 반응 중 인상적인 점이 있었나요? 한식당 서울포차(Seoul Potcha)에서 연 퀴즈 나이트가 기억에 남아요. 드라마나 영화, 케이팝을 통해 알게 된 한국문화 지식을 나누고 음식도 즐기는 자리였습니다. 학생들의 부담을 덜고자 식당과 협의해 할인을 제공했는데, 처음 참여한 학생들도 만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한국 역사와 사회 풍습을 잘 아는 학생이 많아 놀랐습니다. 초급 한국어 강좌에 오지 않던 비한국인 회원 중에는 이미 중급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학생도 있었고요. Q6. 음악에서 시작한 관심이 언어나 역사로도 이어지는군요. 요즘은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나요? 케이팝은 여전히 학생들이 한인학생회를 찾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드라마와 영화도 꾸준히 챙겨 보는 콘텐츠가 됐다고 느껴요.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습니다. 처음에는 김치나 라면, 한국식 바비큐를 떠올리지만, 점차 짜장면과 냉면, 순댓국처럼 다양한 음식을 알아가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Q7. 처음 온 학생이나 언어가 익숙하지 않은 학생도 있을 텐데, 어떻게 어울릴 수 있도록 돕나요? 영어가 편하지 않거나 남아공의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유학생도 환영받는다고 느끼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주로 소그룹으로 활동하면서 혼자 온 학생에게도 함께할 사람들을 연결해 줍니다. 명찰을 나눠 주고 서로 소개할 수 있도록 돕기도 해요. 지금까지 큰 문화적 오해는 없었는데, 누구도 혼자 남지 않도록 신경 쓰는 방식이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Q8. 교내 다른 모임이나 지역사회와 함께한 활동도 있나요? 교내 아시아학생회와 하이킹, 정장 차림의 사교 행사, 아이스 스케이팅 등을 함께했습니다. 서울포차와 퀴즈 행사를 열고, 코리아마켓에서 간식과 상품권을 후원받기도 했어요. 올해는 주남아공한국문화원과 처음 연락해 교내 대규모 한국문화행사를 추진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았습니다. 문화원도 앞으로의 협력에 관심을 보여 주셨고요. 저희가 문화원의 활동을 케이프타운으로 넓히는 연결고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Q9. 활동을 이어가면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어떤 도움이 있으면 좋을까요? 재정이나 대학의 지원, 회원 참여는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오히려 한국인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에요. 제가 파악하기로 케이프타운대학교의 한국인 학생은 다섯 명이 채 되지 않고, 모두 한인학생회 회원인 것도 아닙니다. 회원들은 한국문화를 즐기는 만큼 한국인과 직접 만나고 싶어해요. 한국 예술가나 역사 전문가를 초청해 워크숍을 여는 등 만남의 기회를 마련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앞으로 한인학생회가 어떤 공간이 되기를 바라시나요? 한국인 학생들이 가입뿐 아니라 행사와 운영진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면 합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우정을 쌓으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공간이 되면 좋겠어요. 학생들에게도 스크린과 미디어 너머의 한국인을 만나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인 공동체 역시 남아공의 다양성을 이루는 일부니까요. 같은 사회에서 살아가는 동료로 만나고 어울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케이프타운대학교 한인학생회 제공 - 케이프타운대학교 한인학생회 인스타그램 계정(@uctkas), https://www.instagram.com/p/DcGv1H9IBZ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