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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탄생한 ‘지팝(G-Pop)’, 케이팝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다

등록일
2026-09-21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독일

  • 해당 장르

    음악

주요내용

독일에서 탄생한 ‘지팝(G-Pop)’, 케이팝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다
- 케이팝 댄스 커버에서 독일어 기반의 음악으로, 케이팝에서 영감을 받은 독일 아티스트 펑 이 루의 독립적인 도전 -

독일에서 케이팝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구축하려는 아티스트가 등장하고 있다. 케이팝 댄스 커버 크리에이터로 활동을 시작해 현재는 직접 음악을 제작하고 있는 펑 이 루(Feng Yi Lu)는 자신의 음악을 ‘지팝(G-Pop)’이라고 표현한다. 독일어와 영어를 기반으로 한 팝 음악에 케이팝 특유의 퍼포먼스와 시각적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독일 음악 전문 매체 ≪패스트 포워드 매거진(Fast Forward Magazine)≫은 최근 펑 이 루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케이팝 입문 과정과 댄스 커버 활동, 한국 아티스트와의 인터뷰 경험, 그리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지팝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했다.

케이팝 댄스 커버에서 시작된 음악 여정

펑 이 루가 케이팝을 처음 접한 것은 어린 시절이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8살이었을 때 사촌들이 유튜브를 통해 케이팝을 듣는 모습을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케이팝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음악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의 스타일링과 안무 역시 그의 관심을 끌었다. 그가 처음 접한 케이팝 그룹 가운데 하나는 슈퍼주니어(Super Junior)였다. 특히 <슈퍼 걸(Super Girl)>의 중국어 버전을 먼저 들은 뒤 한국어 버전을 접하면서 케이팝 음악을 본격적으로 듣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펑 이 루의 프로필 사진
< 펑 이 루의 프로필 사진 - 출처: ‘패스트 포워드 매거진’ 웹사이트 >
케이팝은 이후 그의 춤과 콘텐츠 활동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펑 이 루는 별도의 전문적인 무용 교육을 받은 것이 아니라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춤을 독학했다고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독일에서 케이팝이 지금처럼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에서 케이팝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주변의 시선에 자신의 관심사를 제한하지 않았다. 오히려 케이팝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직접 댄스 커버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에 게시하기 시작했다. 그의 커버 영상은 점차 많은 관심을 받았고, 이후 독일뿐만 아니라 스페인과 튀르키예 등에서도 케이팝 관련 워크숍과 행사에 초청되는 계기가 됐다.


케이팝 콘텐츠가 만든 새로운 활동 기회

펑 이 루의 활동은 단순한 온라인 콘텐츠 제작에 그치지 않았다. 케이팝 댄스 커버를 계기로 독일 내 댄스 스튜디오에서 워크숍을 진행했고, 해외 케이팝 행사에 참여하거나 관련 경연대회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전문적인 무용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었지만, 자신이 익힌 안무를 다른 사람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케이팝 커버 경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안무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자신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활동은 케이팝이 단순히 음악을 소비하는 문화에 그치지 않고, 팬들이 직접 춤과 콘텐츠를 제작하고 행사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문화적 활동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케이팝을 접한 개인이 다시 오프라인 커뮤니티와 행사로 연결되는 과정은 유럽의 케이팝 팬덤이 형성되는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케이팝 아티스트와의 만남, 팬에서 인터뷰어로

펑 이 루는 이후 케이팝 아티스트를 직접 인터뷰하는 활동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그는 에이티즈(ATEEZ)와 몬스타엑스(MONSTA X)의 아이엠(I.M) 등 자신이 오랫동안 음악을 들어온 아티스트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특히 에이티즈와의 인터뷰에 대해 그는 “비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오랫동안 온라인으로 접했던 아티스트를 실제로 만나게 된 것 자체가 특별한 경험이었으며, 촬영 전후로 아티스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이들이 무대 위의 스타인 동시에 자신의 음악과 팬들을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험은 펑 이 루가 케이팝을 단순히 소비하는 팬에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아티스트와 소통하는 창작자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계기가 됐다.


케이팝에서 영감을 얻은 ‘지팝(G-Pop)’

펑 이 루는 약 3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영어로 된 음악을 제작했지만, 독일에서 성장했고 자신의 주요 커뮤니티 역시 독일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 독일어를 음악에 포함시키기 시작했다. 그가 자신의 음악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현은 ‘지팝’이다. 이는 독일어로 ‘독일’을 의미하는 ‘Germany’와 ‘Pop’을 결합한 개념으로, 케이팝의 영향을 받은 독일어 기반의 팝 음악을 의미한다.

펑 이 루는 자신의 음악을 일반적인 독일 팝 음악으로 규정하기보다는 케이팝과 미국 팝 음악의 영향을 함께 받은 형태로 설명한다. 특히 음악뿐 아니라 뮤직비디오, 안무, 스타일링 등 음악을 둘러싼 전체적인 시각적 콘셉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가 케이팝을 하나의 장르라기보다 하나의 종합적인 콘셉트로 바라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음악과 퍼포먼스, 영상, 스타일링이 함께 구성되는 케이팝의 제작 방식을 자신의 음악에도 적용하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자신의 음악을 케이팝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한국어 가사가 포함돼야 하고 한국적인 정체성도 중요한 케이팝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독일에서 성장하고 독일어를 사용하는 자신에게는 ‘지팝’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독일어와 영어 사이에서 찾은 자신만의 음악적 방식
 펑 이 루의 음악 영상 촬영 현장
< 펑 이 루의 음악 영상 촬영 현장 - 출처: ‘패스트 포워드 매거진’ 웹사이트 >
펑 이 루의 음악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독일어와 영어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는 초기에는 국제적인 활동을 고려해 영어로만 음악을 만들었지만, 독일에서 성장한 자신의 정체성을 음악에 반영하기 위해 독일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독일어를 그대로 노래에 사용하는 것은 케이팝 특유의 분위기를 구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독일어 특유의 발음과 단어의 느낌 때문에 자칫 전통적인 독일어 팝 음악처럼 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는 현재 영어와 독일어를 혼합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작곡 초기에는 영어로 가사와 멜로디를 구성한 뒤 곡의 메시지와 분위기에 맞춰 독일어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청취자들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독일어가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표한 싱글 ≪에이리스트(A-List)≫ 역시 이러한 음악적 방향성을 보여준다. ≪에이리스트≫는 자신감과 자기 확신을 주제로 하며, 화려한 생활이나 유명세 자체보다는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스스로를 주인공처럼 느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중국계 독일인으로서의 문화적 배경

펑 이 루의 음악적 정체성에는 케이팝뿐 아니라 중국계 가정에서 성장한 경험 역시 영향을 미쳤다. 그는 독일에서 성장했지만 중국어와 중국 문화가 자신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어가 성조를 사용하는 언어라는 점이 어린 시절부터 노래에 관심을 갖는 데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부모에게서 받은 가치관 역시 현재의 창작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부모가 강조한 ‘항상 최선을 다하라’는 태도는 자신의 작업 방식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류 콘텐츠가 해외에서 소비되는 과정이 단순히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끝나지 않고, 현지 창작자의 정체성과 결합해 새로운 문화적 형태로 재생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팬 커뮤니티에서 출발한 새로운 창작 생태계

펑 이 루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팬 커뮤니티와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점이다. 그는 2017년부터 자신을 팔로우해온 팬들이 있으며, 최근에는 자신의 케이팝 관련 오프라인 행사에서 직접 팬들과 만나고 공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팬들이 자신의 성장 과정을 함께 지켜봤다는 점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댄스 커버를 제작하던 청소년 시절부터 음악을 만드는 현재까지 팬들이 자신의 변화를 지켜봤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오늘날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독립 창작자들에게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기존 음악산업에서는 음반사나 기획사가 아티스트와 팬 사이의 관계를 관리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소셜미디어 시대에는 창작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팬들과 소통하면서 장기간에 걸친 커뮤니티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펑 이 루 역시 이러한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음악 활동뿐 아니라 케이팝 관련 행사와 오프라인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독립 아티스트가 보여주는 케이팝의 현지화 가능성

펑 이 루의 사례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케이팝의 영향력이 현지 창작자의 새로운 문화적 표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 아티스트를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케이팝이 가진 음악, 퍼포먼스, 영상, 패션 등의 요소를 자신의 문화적 배경에 맞게 재구성하고 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지팝’이라는 개념이다. 이는 기존 케이팝의 해외 확산과는 다른 방향의 현지화 사례로 볼 수 있다. 한국에서 제작된 콘텐츠를 유럽의 소비자가 소비하는 것을 넘어, 유럽의 창작자가 케이팝의 미학과 제작 방식을 자신의 언어와 정체성에 결합해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펑 이 루가 대형 기획사나 음반사의 지원 없이 친구들과 함께 음악과 뮤직비디오, 안무를 직접 제작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그는 케이팝이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음악뿐 아니라 영상과 퍼포먼스까지 하나의 완성된 콘텐츠로 제작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제한된 자원으로 비슷한 수준의 완성도를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에는 여러 곡을 수록한 미니 앨범(EP) 발매를 계획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자신의 음악만으로 생활할 수 있는 독립 음악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첫 번째 단독 공연과 해외 투어 역시 그의 장기적인 목표 가운데 하나다.


케이팝에서 지팝으로, 현지 창작자의 새로운 해석

펑 이 루의 사례는 케이팝의 세계화가 단순히 한국 콘텐츠의 해외 소비 확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케이팝을 접한 해외 팬이 직접 춤을 추고, 영상을 제작하고, 관련 행사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자신만의 음악을 제작하는 창작자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팝이라는 개념은 케이팝의 문화적 영향력이 현지 창작자들의 언어와 문화적 정체성 속에서 어떻게 재해석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독일어와 영어로 노래하고, 케이팝의 퍼포먼스와 영상미를 활용하면서도 자신을 케이팝 아티스트라고 규정하지 않는 펑 이 루의 방식은 한류의 현지화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케이팝의 세계적인 인기가 지속되면서 향후에는 이처럼 케이팝의 영향을 받은 현지 음악가들이 더욱 많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한국 콘텐츠의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생산자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한류의 지속가능성과 확장 가능성을 논의하는 데 있어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펑 이 루의 사례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그가 케이팝을 ‘한국에서 만들어진 음악’이라는 좁은 의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에게 케이팝은 음악 장르인 동시에 안무, 영상, 스타일링, 서사, 팬과의 관계가 결합된 하나의 콘텐츠 제작 방식이다. 이러한 인식은 케이팝이 해외에서 장기간 영향력을 유지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기존의 한류 확산을 설명할 때는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얼마나 많이 소비되는지, 어떤 국가에서 케이팝 팬덤이 성장하고 있는지 등에 주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펑 이 루의 활동은 그 다음 단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해외 팬이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제작방식 자체를 학습하고 자신의 문화적 배경에 맞춰 다시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가 ‘지팝’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팝은 케이팝을 대체하려는 개념이라기보다 케이팝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현지 창작자가 자신의 언어와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낸 새로운 문화적 형태에 가깝다. 독일어로 노래하면서 케이팝의 퍼포먼스와 시각적 문법을 사용하는 방식은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이 현지 문화와 결합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이는 한류 정책의 관점에서도 생각해 볼 만한 부분이다. 해외 팬덤을 단순히 한국 콘텐츠의 소비층으로 바라보기보다, 향후에는 한국 콘텐츠에서 영감을 받아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하는 현지 창작자와 커뮤니티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들이 만들어 내는 콘텐츠는 직접적인 한국문화 홍보와는 다른 방식으로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팝과 같은 현지화된 음악이 케이팝과 동일한 범주에 포함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두 문화를 구분하면서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를 인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케이팝의 핵심적인 특징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보다, 현지 창작자가 자신의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유지하면서 케이팝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는 과정이 장기적으로 더욱 지속가능한 문화교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펑 이 루가 자신의 음악을 케이팝이라고 부르지 않고 지팝이라는 별도의 이름으로 정의한 것도 이러한 문화적 경계를 의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한국문화의 영향력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독일적 정체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것이다. 결국 한류의 세계화가 성숙할수록 중요한 것은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얼마나 많이 소비되는가뿐 아니라, 그것이 현지 창작자들에게 어떤 새로운 창작의 가능성을 제공하는가일 것이다. 펑 이 루의 지팝은 이러한 변화의 작은 사례지만, 케이팝이 해외에서 현지 문화와 결합해 새로운 형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패스트 포워드 매거진(Fast Forward Magazine)≫ (2026. 08. 19). Feng Yi Lu im Interview: “Ich träume gerne groß”,
https://fastforward-magazine.de/feng-yi-lu-im-interview-ich-traeume-gerne-gross/
- 펑 이 루(Feng Yi Lu)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fengyilu),
https://www.instagram.com/fengyilu
- Feng Yi Lu 공식 유튜브 채널(@FengYiLu),
https://www.youtube.com/@FengYiL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