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한류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대학은 현지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지역 한인사회를 연결하는 새로운 한류의 접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한인 학생들은 자신들의 시선으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현지 대학생들에게 소개하는 한편, 새롭게 유입되는 한인학생과 기존 한인사회가 교류할 수 있는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한인회는 단순한 학생 모임을 넘어 문화와 사람을 연결하는 문화교류의 창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통신원은 대학을 중심으로 새로운 문화교류를 만들어가고 있는 모나쉬대학교 한인회를 만나 그들의 활동과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박채민(좌), 이다현(우) 모나쉬대학교 한인회장 – 출처: 통신원 촬영>
Q1.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박채민: 안녕하세요. 저는 말레이시아 모나쉬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 중인 박채민입니다. 말레이시아에 약 8년간 거주 중이고 이번에 처음으로 모나쉬대학교 한인회 회장을 맡게 됐습니다.
이다현: 안녕하세요. 저는 말레이시아 모나쉬대학교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 중인 이다현입니다. 2년 전인 2024년 4월부터 말레이시아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고 현재 모나쉬대학교 한인회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Q2. 모나쉬 대학교 한인회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이다현: 모나쉬대학교 한인회는 크게 한인 신입생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고, 교내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두 가지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인 유학생들이 교류하는 ‘밍글 나이트(Mingle Night)’를 비롯해 ‘원 월드(One World)’, ‘모나쉬 문화의 밤(Monash Culture Night, MCN)’ 등 교내 행사를 직접 기획하거나 참여하고 있습니다. 교내 행사에서는 재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음 행사도 현재 준비 중입니다. 이번에는 1세대부터 2·3세대를 거쳐 현재 유행하는 케이팝까지 시대별로 구성한 여러 무대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저희가 직접 모든 과정을 준비하는 만큼, 태극기의 색을 활용해 빨간색, 파란색, 흰색·검정색으로 팀을 나누고 마지막에는 모두가 함께 무대를 꾸미는 방식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행사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박채민: 저희는 이처럼 문화교류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한편, 한인 학생들을 연결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한인회 단체 메신저방을 통해 선후배를 연결하고, 한국에서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생들이 말레이시아 생활에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선배들이 생활 전반에 걸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교류에 그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도 만나 서로 소통하며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2026 원 월드 행사에서 한국 문화를 알리는 한인회 – 출처: 말레이시아 모나쉬대학교 국제학생서비스 인스타그램 계정(@musa.muiss)>
Q3. 한인회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이다현: 모나쉬대학교에 입학한 첫 학기에는 많은 과제와 바쁜 학교생활 때문에 한인회와 같은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2학기부터 과제와 학교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하면서, 당시 한인회 회장이었던 친구의 권유로 한인회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 학기 동안 행사 기획부장으로 활동했고, 이번 학기에는 한인회장에 지원해 현재까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처음 말레이시아에 왔을 때는 어려움도 많았지만, 한국인 커뮤니티를 통해 도움을 받으면서 저 역시 다른 한국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운영진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점차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하나의 행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고 운영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 한인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박채민: 제가 입학했을 당시 한인회에서 진행하는 행사가 두 개 정도 있었는데, 앞으로 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대학에 오기 전에 말레이시아 조호바루(Johor Bahru)에서 공부했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정착한 한국 교민분들이 다양한 교류 활동을 했고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로 이동하는 학생들이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기도 했습니다. 모나쉬대학교 신입생 중 한국에서 처음 말레이시아에 온 학생들도 현지 생활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단한 결제 방법부터 숙소를 구하는 일까지 어려움이 많아서 이런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곧 군 복무를 앞두고 있어 이번 학기에 한인회 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경험을 쌓고 싶어 한인회장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4. 한인회 활동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교류 경험이 있다면 이야기해 주세요. 한류 문화 전파, 한국 문화 홍보 활동이나 성과, 이에 대한 현지 학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이다현: 아직 학교생활이 길지 않아 한인회 활동을 많이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선배들은 <오징어 게임>이 유행했을 당시 <오징어 게임> 캐릭터 복장으로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케이팝과 케이팝 댄스를 활용한 교류 행사를 열었는데, 현지 학생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습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한류의 인기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교내 ‘디지털 미디어 및 커뮤니케이션’ 전공 수업 자료로 <사랑의 불시착>과 같은 한국 드라마가 활용되기도 하고 스포츠 경기 행사에도 케이팝이 등장합니다. 일상에서도 한류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을 쉽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먼저 말을 걸어오거나, “어떤 한국 드라마를 봤는데 정말 좋았다”며 이야기를 건네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한인회가 마련하는 문화교류 행사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현지인들은 물론 다양한 국적의 유학생들도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고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박채민: 말레이시아에서는 학교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한류의 인기를 쉽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한 광장에서 케이팝 랜덤 댄스가 진행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약 1시간 동안 무작위로 케이팝 음악을 틀고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춤추는 행사인데, 익숙하지 않은 노래가 나와도 현지인들이 즐겁게 춤추는 모습을 보며 한류의 인기를 직접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어린아이들도 함께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말레이시아에서는 케이팝과 한국 문화가 어린 세대부터 자연스럽게 접하는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도 새로운 친구를 사귈 때 서로 국적을 묻곤 하는데, 제가 한국인이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가 많아집니다. 유명한 한국 넷플릭스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한국 아이돌과 콘서트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도 많아, 한국 문화에 대한 현지 학생들의 높은 관심을 일상에서 직접 실감하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 진행요원 복장을 하고 행사 초대장을 나눠주는 한인회 – 출처: 모나쉬대학교 한인회 인스타그램 계정(@monash_muka)>
Q5. 현재 한인회 임원단에는 주로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한인회 모집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요? 처음 한인회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도 궁금합니다.이다현: 한인 학생들을 위해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싶은 학생들이 주로 지원합니다. 또한 한인회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다른 커뮤니티나 타 대학과 협업하고 싶은 학생, 리더십을 경험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쌓고 싶은 학생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진 학생들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한인회 모집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간에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며, 한국인 학생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는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됩니다. 이번 학기에는 모나쉬대학교에 처음 입학한 신입생부터 기존 재학생까지 다양한 학생들이 지원했습니다.
박채민: 저희 대학의 한인회는 2019년에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유학생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보니 방학 때 한국으로 돌아가거나, 졸업이나 편입 등으로 활동 기간이 달라 1년 동안 활동하는 학생도 있고 한 학기만 참여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회 구성원 간의 연결이 완전히 끊기는 것은 아닙니다. 한인회 멤버를 소개하는 게시글에 인스타그램 계정이 함께 태그되어 있어, 행사를 기획하거나 준비할 때 이전 한인회 선후배들에게 연락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하고 함께 참여하면서 선후배가 직접 만나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신입생 모집 영상 – 출처: 모나쉬대학교 한인회 제공><신입생 환영회 공지 – 출처: 말레이시아 모나쉬대학교 한인회 인스타그램 계정(@monash_muka)>
Q6. 앞으로 말레이시아나 한국에서 한인회와 어떤 교류나 협력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나요?박채민, 이다현: 사실 모나쉬대학교 주변에는 선웨이대학교, 테일러대학교 등 여러 대학이 있지만, 어느 대학에 한국인 학생이 얼마나 있는지 서로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특정 대학의 한인회에 국한되지 않고, 지역 내 한인 대학생들이 누구나 등록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주말레이시아 대한민국 대사관이나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한인 대학생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학생들이 보다 쉽게 커뮤니티 활동에 참여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행사, 대외활동, 학생 모집, 통역 등의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면 학생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국내 기관과 한인 대학생들이 협업할 수 있는 행사가 더욱 활성화되었으면 합니다. 대사관에서 주최하는 행사가 있어도 학생들에게 충분히 홍보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현재 한인회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는 콘텐츠 역시 학교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는 다양한 한인 커뮤니티가 존재하지만, 특정 커뮤니티에 소속되지 않은 학생들은 필요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모나쉬대학교 한인회 역시 학교에 소속된 학생들이 운영하는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정보를 전달하고 학생들을 폭넓게 연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학교나 커뮤니티에 소속되지 않은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기관이 중심이 되어 행사와 정보를 공유하고 학생들을 연결하는 통합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7. 마지막으로 말레이시아에서의 대학생활이나 한인회 활동과 관련해 이야기하고 싶은 점이 있으면 자유롭게 말씀해 주세요.이다현: 2024년 말레이시아에 처음 유학을 오면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말레이시아 학생들을 만나고 교류할 수 있어 좋았지만, 한국인 유학생들끼리만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정보와 경험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모나쉬대학교 한인회에서는 매 학기 ‘밍글 나이트(Mingle Night)’를 개최해 한인 학생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장소를 별도로 대여해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선후배가 자연스럽게 만나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늘려가도록 하겠습니다.
박채민: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저희 한인회에서도 학생들 간 교류의 기회를 더 넓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교류 기회를 확장하고자 하는 여러 가지 계획과 의지가 있습니다. 먼저, 국가 간 학생 네트워크를 어떻게 늘릴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공부하는 일본인 대학생들은 다른 국가에서 유학 중인 일본인 학생들과도 교류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 대학에 재학 중인 일본인 학생과 말레이시아에서 유학 중인 일본인 학생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국가 간 학생 네트워크는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말레이시아 사립대학 학생들은 편입이나 교환학생을 통해 호주 등 다른 국가로 진학하거나, 싱가포르를 비롯한 해외에서 취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따라서 각국에서 공부하거나 졸업한 선후배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이어간다면, 진학과 취업만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일이 많지만, 우선 작은 것부터 시작한다면 한국의 ‘과팅’과 같은 대학 간 교류 프로그램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연애를 목적으로 한다기보다는 한국에서 다른 대학의 같은 전공 학생들이 만나 서로 알아가는 것처럼, 말레이시아에서도 모나쉬대학교뿐만 아니라 주변 대학의 한국인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이 과정에서 취업이나 진학 정보뿐만 아니라 맛집, 병원, 숙소 등 말레이시아 생활에 필요한 실질적인 정보도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작은 단위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나쉬대학교 내에서 먼저 ‘짝선배·짝후배’ 제도를 운영해 보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처음 온 학생들이 학교생활과 현지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선후배를 연결하고, 이를 기반으로 점차 대학 간 교류로 확대해 나가고 싶습니다.
이다현, 박채민: 아무래도 한인 유학생들이 처음 유학을 올 때는 영어를 배우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일부러 한국인 학생들과 거리를 두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함께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는 앞으로 한인회가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한인회는 상시 모집을 진행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언제든 편하게 만나고 정보를 나누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합니다. 꼭 모나쉬대학교 학생이 아니더라도 관심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해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학생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말레이시아 현지인들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는 한편, 한국인 학생들끼리도 서로 교류하고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해 나가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처럼 이번 인터뷰를 통해 대학생이라는 새로운 세대를 중심으로 기존 한인사회와 대학, 현지사회를 연결하는 또 다른 문화교류의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었다. 앞으로 이들이 새로운 문화교류의 연결고리로 자리 잡고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이 함께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모나쉬대학교 한인회 제공
- 모나쉬대학교 웹사이트,
https://www.monash.edu/about/our-locations
https://www.monash.edu.my/about/welcome
- 모나쉬대학교 국제학생서비스 웹사이트,
https://musa.monash.edu.my/muiss/
- 모나쉬대학교 한인회 인스타그램 계정(@monash_muka),
https://www.instagram.com/p/DbkP0cgk1yr/?img_index=2
https://www.instagram.com/stories/highlights/18566517667038290/
- 모나쉬대학교 국제학생서비스 인스타그램 계정(@musa.muiss),
https://www.instagram.com/p/DYcb16SEfm3/?img_index=12
https://www.instagram.com/p/DYcb16SEfm3/?img_index=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