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악은 언어를 넘어 에너지를 전한다 "… 뉴욕 사로잡은 '4인놀이' 콘서트 <엑스(X)>
< '4인놀이' 엑스(X) 뉴욕 공연 포스터 - 출처 : 한국국제교류문화진흥원 제공 >
" 한국어를 한 마디도 모르는데도 가슴이 울렸다. "
지난 8월 1일 뉴욕 한국문화원 극장.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공연이 시작되자 숨을 죽였고, 마지막 곡이 끝나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미국인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등 다양한 국적의 관객들은 생전 처음 접하는 국악기의 울림과 한국의 장단에 매료된 듯 연신 환호를 보냈다.
< 뉴욕 한국 문화원에서 펼쳐진 '4인놀이 X' 무대 - 출처 : 통신원 촬영 >
이날 공연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 추진하는 '2026 투어링 케이-아츠(2026 Touring K-Arts)'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 사업은 재외 한국문화원 및 홍보관과 협력해 한국 문화예술 교류를 확대하고, 우수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해 한국 예술단체의 글로벌 역량 강화와 국제 네트워크 확대를 목표로 한다. 이번 뉴욕 무대는 '2026 투어링 케이-아츠' 4인놀이 콘서트 <엑스(X)>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고 주뉴욕 한국문화원과 주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이 주최·주관했다.
< '4인놀이' '엑스(X)' 뉴욕 공연 팜플렛 - 출처 : 통신원 촬영 >
공연의 주인공은 전통 창작 음악 집단 '4인놀이'였다. '4인놀이'는 아쟁의 윤서경, 대금·태평소의 이영섭, 거문고의 이재하, 해금의 김승태로 구성된 국악 그룹으로 정형화된 악보에 얽매이기보다 연주자 간의 호흡과 즉흥성, 전통 시나위 형식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음악적 소통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이다.
< 뉴욕 한국 문화원에서 홍보 중인 4인놀이의 공연 영상- 출처 : 통신원 촬영 >
전통 음악의 원형을 지키면서도 장르와 시대를 넘나드는 협업을 통해 새로운 창작 음악을 선보여 온 '4인놀이'는 창단 10주년을 기념해 ‘4인놀이' 콘서트 <엑스(X)>를 제작했다. 공연명에 담긴 'X'는 숫자 10과 교차(Cross)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시간 함께해 온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음악적 만남, 장르 간 경계를 넘나드는 협업을 무대 위에 펼쳐낸 프로젝트로, 이번 뉴욕 공연에서는 한국 챔피언 비트박서(Beat-Boxer) 에이치-하스(H-has), 색소포니스트(saxophonist) 한승민, 베이시스트(bassist) 구교진, 키보디스트(keyboardist) 오은혜가 함께하며 국악과 재즈, 비트박스가 어우러지는 독창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 4인놀이와 베이시스트 구교진의 협업 무대 - 출처 : 통신원 촬영 >
공연은 <발원(Intro)>, <포 엑스(Four X)>, <사사보여의풍>, <드렁갱이(Drunken)>, <본(Born Von 本)>으로 이어졌다. 전통 장단 위에 현대적인 리듬과 즉흥 연주가 더해지면서 공연장은 국악 공연을 넘어 하나의 월드뮤직 무대로 변했다.
< 4인놀이와 비트박서 에이치-하스(H-has)의 협업 무대 - 출처 : 통신원 촬영 >
특히 <사사보여의풍>은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다. 이 작품은 4인놀이와 한국 챔피언 비트박서 에이치-하스(H-has)가 함께 완성한 대표적인 크로스오버 넘버(Crossover Number)로, 4인놀이 콘서트 <엑스(X)>의 대표 레퍼토리(repertory)이자 해외 투어의 핵심 프로그램이다. 국악 장단과 비트박스(Beatbox)가 만나 만들어낸 강렬한 리듬은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 4인놀이와 색소폰, 베이스, 키보드가 협업한 본(Born Von 本) 무대- 출처 : 통신원 촬영 >
마지막 무대 <본(Born Von 本)>은 공연의 정체성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줬다. '근본으로부터 태어나다'라는 의미를 담은 이 곡은, '4인놀이'가 재즈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위해 탄생시킨 대표 작품이다. 아쟁, 대금, 태평소, 거문고, 해금이 만들어낸 전통의 깊은 울림 위에 색소폰, 베이스, 키보드의 즉흥 연주가 더해졌다. 국악의 장단과 재즈의 자유로운 표현이 만나 장르의 경계를 허문 무대였다. 이 곡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 앙코르! "를 외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다양한 국적의 관객들은 마지막까지 뜨거운 기립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4인놀이와 비트박서 에이치-하스(H-has) - 출처 : 통신원 촬영 >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캘리포니아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뉴욕을 찾았다는 칼(Carl) 씨는 "평소 세계 각국의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을 좋아한다"라며 "이번 공연도 일부러 예약해서 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악의 다채로운 장단이 매우 매력적이었다"라며 "설명하기 어려운 영적인(Spiritual) 에너지가 음악 속에서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출신의 페리(Ferry) 씨는 "정말 놀라운 공연이었다"라며, "음악 안에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메시지가 느껴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공연 가운데 <사사보여의풍>을 가장 인상 깊은 무대로 꼽으며 "전통과 현대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 4인놀이 멤버들과 아티스트에게 인터뷰와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관객들 - 출처 : 통신원 촬영 >
국악기를 처음 접한 관객들도 공연이 이어질수록 박수를 치고 몸을 흔들며 장단을 즐겼다. 공연장은 국적과 언어를 초월해 음악으로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 국악의 에너지는 장단에서 나온다 "
<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4인놀이와 협업 아티스트들 - 출처 : 통신원 제공 >
공연 직후 만난 4인놀이 멤버들은 관객들의 반응을 가장 인상적인 순간으로 꼽았다. "한국어나 한국의 정서를 모르는 관객들에게서도 큰 에너지와 반응이 나왔다. 그 힘은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멤버들은 "국악은 정적인 것과 동적인 것이 모두 공존하는 음악"이라며, "그 중심에는 다채로운 장단이 있다. 국악만의 리듬과 에너지가 언어를 넘어 관객들에게 전달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근 케이팝의 세계적인 인기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 "케이팝 시대에 국악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이들은 "국악도 케이팝처럼 인기를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훌륭한 국악인들이 많다"라며, "이들이 더 넓은 무대로 나아가고 국악의 다양한 가능성이 계속 확장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올해 데뷔 12주년을 맞은 4인놀이는 현재 두 번째 정규 앨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멤버들은 "당분간은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마지막 곡이 끝나자 관객들이 기립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
이번 뉴욕 공연은 국악을 해외에 소개하는 단순한 전통 공연을 넘어, 한국 음악이 세계 음악과 어떻게 만나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 무대였다. 뉴욕을 시작으로 오는 8월 5일 로스앤젤레스 공연까지 이어지는 '2026 투어링 케이-아츠 <4인놀이 콘서트 X>'는 국악이 언어와 문화의 경계를 넘어 세계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예술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여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한국국제교류문화진흥원(KOFICE) 제공, https://kofice.or.kr/www/main.do
- 주뉴욕 한국문화원, https://www.koreanculture.org/performing-arts/2026/08/01/sainnori-concert-x?rq=sainno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