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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아라비아 방문기 - 한국 웹툰 지식재산권(IP)의 사우디 시장 확장 가능성을 살펴보다

등록일
2026-08-28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사우디아라비아

  • 해당 장르

    만화

주요내용

망가아라비아 방문기 - 한국 웹툰 지식재산권(IP)의 사우디 시장 확장 가능성을 살펴보다
- 한국 웹툰의 아랍어 현지화부터 사우디 지식재산권(IP)과의 교류 가능성까지 -


사우디아라비아가 ‘비전 2030(Vision 2030)’을 바탕으로 문화·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확대하면서 만화와 애니메이션, 게임 등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분야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해외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창작자를 육성하고 자체 지식재산권(IP)을 개발해 아랍권과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주목할 만한 곳이 사우디리서치미디어그룹(Saudi Research and Media Group, SRMG) 산하의 망가아라비아(Manga Arabia)다. 망가아라비아는 해외 만화를 아랍어로 번역·현지화해 소개하는 동시에 아랍권의 자체 콘텐츠와 창작자를 육성하고 있다. 어린이를 위한 만화 잡지를 정기적으로 무료 배포하며 과학이나 학교생활, 또래 관계와 같은 교육적·사회적 주제를 콘텐츠에 담아 새로운 독자층을 형성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망가아라비아가 위치한 사우디리서치미디어그룹 건물
< 망가아라비아가 위치한 사우디리서치미디어그룹 건물 - 출처: 통신원 촬영 >
최근에는 한국 웹툰과의 접점도 확대되고 있다. 일본 만화에 익숙한 사우디 독자들에게 한국 웹툰은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그리고 성장 과정에 있는 사우디 만화시장에서 한국 웹툰 콘텐츠는 어떤 가능성을 가질 수 있을까. 

통신원은 리야드(Riyadh)에 위치한 망가아라비아를 방문해 술레이만 힐랄(Suliman Hilal) 번역 및 출판사 관계 담당 매니저 대행과 압둘라 알파이살(Abdullah Alfaisal) 선임 홍보 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망가아라비아 사무실 앞 술레이만 힐랄 번역 및 출판사 관계 담당 매니저 대행
< 망가아라비아 사무실 앞 술레이만 힐랄 번역 및 출판사 관계 담당 매니저 대행 - 출처: 통신원 촬영 >
Q. 먼저 망가아라비아는 어떤 곳이며,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나요?

압둘라는 망가아라비아가 해외의 다양한 만화 콘텐츠를 아랍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동시에 아랍권의 창작자와 자체 지식재산권을 육성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독자의 연령대에 따라 어린이를 위한 ‘망가아라비아 키즈(Manga Arabia Kids)’와 청소년 및 젊은 독자를 위한 ‘망가아라비아 유스(Manga Arabia Youth)’를 운영하며, 인쇄물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인기작을 소개하는 것뿐 아니라 사우디와 아랍권에서 새로운 창작자와 작품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한 목표다. 압둘라는 장기적으로 현지 콘텐츠와 지식재산권이 아랍권을 넘어 세계 시장에서도 독자를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만화산업은 애니메이션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성장할 여지가 있는 분야지만, 어린 세대가 자연스럽게 만화를 접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시장 성장에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어린 독자층이 성장하는 동시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낼 현지 창작자와 자체 콘텐츠가 함께 늘어나야 지속가능한 만화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Q. 특히 어린 독자들에게는 어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나요?

압둘라는 어린이 만화를 단순한 오락 콘텐츠로만 바라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야기뿐 아니라 과학을 비롯한 다양한 지식 요소, 학교생활과 친구 관계 등 어린이의 실제 생활과 맞닿은 주제도 함께 다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 내 괴롭힘 문제나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방법,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 등을 만화 속 이야기와 캐릭터를 통해 전달한다고 말했다.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선정할 때에도 단순히 재미있는지를 넘어 연령에 적합한 내용인지, 어린 독자에게 어떤 지식과 가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려한다고 답했다.


특히 ≪망가아라비아 키즈(Manga Arabia Kids)≫ 매거진을 매월 무료로 발행해 학교 등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 배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 세대가 비용 부담 없이 만화를 접하고 자연스럽게 읽는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만화를 교육과 지식 전달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사우디 만화 산업의 새로운 독자층을 형성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로비에 진열되어 있는 월간 만화 잡지
< 로비에 진열되어 있는 월간 만화 잡지 - 출처: 통신원 촬영 >
Q. 현재 한국 웹툰 기업과도 협업하고 있나요?

술레이만은 현재 한국의 키다리스튜디오(Kidari Studio)'와 브이브로스(V-Bros)와 협력해 한국 웹툰을 아랍어로 번역·현지화하고 망가아라비아 유스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고 답했다. 2025년부터 한국 웹툰의 아랍어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메디컬 환생(Medical Return)>, <플랜츠 휴먼(Plants Human)>, <신기록(A Compendium of Ghosts)> 등이 소개됐다. 술레이만은 해외 작품을 도입할 때 단순히 원작이 자국에서 얼마나 유명한지를 기준으로 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지 독자의 연령과 취향, 장르, 문화적 적합성을 함께 살펴본 뒤 어떤 작품을 소개할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이미 한국 기업과의 협력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한국 웹툰의 사우디 진출은 더 이상 가능성만을 논의하는 단계가 아니라 실제 현지 독자와 만나기 시작한 단계라 할 수 있다.
사우디 망가아라비아 월간 잡지에 소개된 한국 웹툰 ‘신기록
< 사우디 망가아라비아 월간 잡지에 소개된 한국 웹툰 ‘신기록’ - 출처: 통신원 촬영 >
Q. 해외 만화를 사우디에 소개할 때 현지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술레이만은 원작의 언어를 아랍어로 옮기는 것만으로 작업이 끝나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번역과 함께 현지 문화와 가치에 맞는지를 살펴보는 현지화(Localization) 과정이 중요하며, 특히 종교적 요소와 성적인 표현은 중요하게 검토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대사와 이야기뿐 아니라 캐릭터의 모습과 의상 같은 시각적 표현도 검수 대상이 된다. 술레이만은 일본 만화를 현지화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캐릭터의 노출 정도가 현지 문화적 기준에 맞지 않을 경우 원작 이미지를 수정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은 캐릭터에게 옷을 더 입혀야 할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 콘텐츠에서는 원작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현지 독자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조정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웹툰 역시 사우디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아랍어 번역을 넘어 종교와 문화적 기준, 시각적 표현까지 고려한 현지화가 필요하다.


Q. 사우디 독자들은 어떤 장르의 만화를 선호하나요? 

압둘라는 독자의 연령과 성별에 따라 선호하는 콘텐츠에 차이가 있다고 답했다. 젊은 여성 독자층에서는 로맨스와 러브스토리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며, 어린이 독자들은 학교생활처럼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코미디, 액션처럼 움직임이 많은 작품에 흥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독자의 연령이 높아질수록 접하는 장르도 다양해진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현지 독자들의 취향은 로맨스와 드라마, 판타지, 학원물, 액션 등 여러 장르에서 다양한 작품을 축적해 온 한국 웹툰과도 접점을 만들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압둘라는 사우디 독자들에게 인기 있는 작품들을 직접 소개하며, 해외 만화뿐 아니라 사우디 현지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독자들에게 인기있는 현지 만화들사우디 독자들에게 인기있는 현지 만화들
< 사우디 독자들에게 인기있는 현지 만화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Q. 한국 웹툰과 일본 만화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시나요?

술레이만은 두 콘텐츠의 가장 큰 차이로 읽는 방식과 그에 따라 만들어지는 이야기의 흐름을 꼽았다. 그는 이를 “흐름이 다르다”라고 표현했다.

일본 만화는 일반적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책장을 넘기며 읽는다. 술레이만은 이 때문에 페이지 구성 자체가 이야기의 리듬을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독자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직전에 보게 되는 페이지 왼쪽 아래에는 큰 움직임이나 극적인 장면, 강한 액션이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독자의 흥미와 궁금증을 끌어올려 자연스럽게 다음 페이지를 넘기게 만드는 연출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 웹툰은 스마트폰 화면을 아래로 길게 스크롤하면서 읽는다. 그는 일본 만화처럼 한 페이지의 끝에서 큰 움직임이나 액션으로 독자를 다음 장으로 끌어당기는 방식보다는 이야기가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고, 인물의 생각과 감정, 관계를 따라가는 드라마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시각적 표현에서도 차이가 있다. 술레이만은 일본 만화가 일반적으로 흑백으로 제작되고 일부 어린이 대상 작품 등에서 컬러가 사용되는 반면, 한국 웹툰은 대부분 컬러로 제작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컬러 이미지가 세로로 길게 이어지는 한국 웹툰의 형식 자체가 한국에서 발전한 독특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익숙하지만 일본 만화를 중심으로 만화를 경험해 온 독자에게는 읽는 리듬과 시각적 경험 자체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다.


Q. 향후 한국 웹툰 지식재산권과의 협력 가능성은 어떻게 보고 있나요?

술레이만은 망가아라비아가 해외 출판사와 콘텐츠 기업과의 협력에 열려 있으며, 한국 웹툰과의 협력 역시 앞서 설명한 대로 이미 실제로 시작된 상태라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도 작품의 인지도뿐 아니라 현지 독자의 연령과 취향, 문화적 적합성을 고려해 적합한 작품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아랍어 번역과 현지화가 작품이 현지 시장에서 독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술레이만은 이러한 협력이 한국 콘텐츠를 사우디에 소개하는 일방향적인 방식에 머물기보다, 사우디와 아랍권에서 만들어진 콘텐츠 역시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되는 양방향 교류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압둘라는 최근 망가아라비아가 사우디에서 자체 제작한 첫 웹툰 형식의 작품을 선보였다고 소개했다. 망가아라비아의 첫 오리지널 웹툰 <카프 산맥의 가장자리에서(On the Edge of Mountains Kaf)>로, 왕의 딸이 황금 조각상으로 변한 아버지와 백성을 되찾기 위해 나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압둘라는 이 작품이 ‘망가아라비아 유스(Manga Arabia Youth)’ 앱을 통해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망가아라비아의 첫 오리지널 웹툰 ‘카프 산맥의 가장자리에서
< 망가아라비아의 첫 오리지널 웹툰 ‘카프 산맥의 가장자리에서’ - 출처: 망가아라비아 포 영 어덜트 공식 엑스 계정(@MangaArabia_Y) >
독자를 키우는 사우디 만화시장, 한국 웹툰에는 새로운 기회

이번 망가아라비아 방문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현재의 시장 규모보다 앞으로 만화를 읽을 독자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무료 어린이 잡지에 지식과 사회적 주제를 자연스럽게 담아내며 어린 세대를 독자로 키우는 방식은 만화를 오락을 넘어 교육과 지식 전달의 매체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한국 웹툰은 이미 아랍어 번역과 현지화를 거쳐 사우디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술레이만이 앞서 설명했듯이, 앞으로도 작품의 인지도뿐 아니라 현지 독자의 연령과 취향, 문화적 적합성을 고려해 적합한 작품을 발굴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최근 망가아라비아가 사우디에서 자체 제작한 첫 웹툰 형식의 작품을 선보인 점도 사우디 만화시장의 변화를 보여준다. 한국 웹툰이 현지화를 거쳐 사우디 독자들에게 소개되는 한편, 사우디에서도 자체 콘텐츠가 웹툰 형식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다. 아직 사우디 콘텐츠가 한국 독자에게 소개되는 단계는 아니지만, 향후 사우디와 아랍권에서 만들어진 콘텐츠 역시 한국에 소개되며 양방향 교류로 발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망가아라비아 공식 홈페이지, 
https://www.mangaarabia.com/
- 망가아라비아 포 영 어덜트 공식 엑스 계정(@MangaArabia_Y), 
https://x.com/mangaarabia_y/status/2089023130106778089?s=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