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1공영방송 ≪아에르데(ARD)≫, 방탄소년단(BTS) 조명한 6부작 팟캐스트 공개
- 에이시비 스토리즈 제작, ≪아에르데 쿨투어≫·≪에스더블유알(SWR)≫·≪에스알(SR)≫·≪라디오브레멘≫ 공동 방영으로 순차 공개 -
독일 공영방송연합 ≪아에르데(Arbeitsgemeinschaft der öffentlich-rechtlichen Rundfunkanstalten der Bundesrepublik Deutschland, ARD)≫의 문화 채널 ≪아에르데 쿨투어(ARD Kultur)≫가 한국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6부작 팟캐스트 시리즈 ‘너는 방탄소년단을 아니? 세상을 바꾼 한국의 밴드(Kennst du BTS? Eine Band aus Korea verändert die Welt)’를 공개했다.
팟캐스트는 아에르데 사운즈(ARD Sounds)와 ≪아에르데 쿨투어≫ 홈페이지를 비롯한 주요 팟캐스트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다. 첫 공개일에는 1화와 2화가 동시에 업로드됐으며, 이후 매주 한 편씩 순차 공개돼 6화로 마무리됐다. 이는 방탄소년단이 2026년 세계 투어 아리랑(Arirang)의 일환으로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Allianz Arena)에서 여는 독일 내 유일한 콘서트 일정에 맞춰 기획됐다.
제작은 에이시비 스토리즈(ACB Stories)가 맡았으며, ≪아에르데 쿨투어≫와 더불어 쥐트베스트룬트풍크(Südwestrundfunk, SWR), 자를렌디셔룬트풍크(Saarländischer Rundfunk, SR), 라디오브레멘(Radio Bremen)이 공동 제작에 참여했다. 기획은 샤를로테 슐체(Charlotte Schulze)가 맡았다.
진행과 구성
팟캐스트는 저널리스트 겸 팟캐스터 리사소피 쇼이렐(Lisa-Sophie Scheurell)과 한독 혼혈 콘텐츠 크리에이터 동인 킴(Dongin Kim)이 공동 진행했다. 쇼이렐은 중국 상하이에서 고교 과정을 마쳤으며 2018년부터 방탄소년단의 팬이 됐고, 이후 대학 라디오 방송국 ≪엠구십사점오(M94.5)≫ 활동을 계기로 케이팝을 주제로 한 팟캐스트 ‘케이팝 파든(K-Pop Pardon?)'’을 진행해왔다. 킴은 자신의 채널 ‘올싱즈케이팝(allthingskpop)’을 통해 독일 내 케이팝 행사 소식을 전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다.
회차별 구성은 다음과 같다. 1화 ‘위 아 불릿프루프: 어떻게 시작됐나(We are Bulletproof: Wie alles begann)’는 2013년 데뷔 당시 무명이었던 그룹의 초창기를 다뤘다. 2화 ‘파이어 아이돌 시스템(FIRE: Das Idol-System)’은 한국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과 그 안에서 방탄소년단이 만들어낸 변화를 살폈다. 3화 ‘매직 샵: 팬에서 아미로(Magic Shop: Wenn Fans zur ARMY werden)’는 팬덤 아미(ARMY)의 형성 과정을 조명했다.
< 팟캐스트 3화 ‘매직 샵: 팬에서 아미로’ 재생 화면 - 출처: ‘아에르데 쿨투어’ 웹사이트 >
4화 ‘티어: 거의 해체될 뻔한 밴드(Tear: Eine Band zerbricht (fast))’는 성공이 커지는 과정에서 겪은 해체 위기를 다뤘다. 5화 ‘다이너마이트: 세계정지와 세계기록 사이(Dynamite: Zwischen Weltstillstand und Weltrekord)’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발표한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가져온 성과를 짚었다.
< 팟캐스트 5화 ‘다이너마이트: 세계정지와 세계기록 사이’ 재생 화면 - 출처: ‘아에르데 쿨투어’ 웹사이트 >
마지막 6화 ‘아리랑: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달라졌나(Arirang: Alles neu, alles anders?)’는 병역 이행을 마친 뒤 발매한 새 앨범 ≪아리랑(Arirang)≫과 완전체 컴백을 다뤘다.
전문가 및 팬의 목소리
≪아에르데 쿨투어≫에 따르면 팟캐스트에는 업계와 팬덤을 아우르는 다양한 목소리가 출연했다. 스포티파이 독일(Spotify Deutschland) 담당자 코니 장(Conny Zhang), 케이팝 전문 음악 저널리스트 다니엘 코흐(Daniel Koch), 팬덤과 대중문화 전문 작가 시모네 골드슈미트레히너(Simoné Goldschmidt-Lechner), 독일 최초의 케이팝 아이돌로 알려진 알렉산더 슈미트(Alexander Schmidt)가 출연했다. 이 밖에도 팟캐스트 ‘모스트 워스트비티에스팟캐스트(most.worstBTSpodcast)’의 진행자 민초(Mincho), 독일 팬베이스 저아미(GerARMY)의 찰리(Charlie), 콘텐츠 크리에이터 블론드민(blondminh)이 팬의 입장에서 의견을 밝혔다. 학계에서는 베를린자유대학교(Freie Universität Berlin) 한국학과 이은정(Eun-Jeung Lee) 교수와 사회심리학자 요한나 데겐(Johanna Degen) 박사가 참여해 팬덤 현상과 유사사회적 관계(parasoziale Beziehungen)에 대해 설명했다.
뮌헨 콘서트와 독일 내 반응
방탄소년단은 2026년 세계 투어 아리랑 일정 중 7월 11일과 12일 이틀간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공연했다. 이는 이번 투어에서 유일한 독일 공연이었다. 독일 매체 ≪티온라인(t-online)≫에 따르면 두 차례 공연 티켓은 약 14만 장이 판매됐으며, 공연을 앞두고 여행 플랫폼 익스피디아(Expedia)는 뮌헨 지역 숙박 검색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공연 당일에는 지하철 6호선 등 대중교통과 경기장 인근 도로에 평소보다 많은 인파와 차량이 몰렸다고 ≪티온라인≫은 전했다.
≪아에르데 쿨투어≫는 팟캐스트 기획 의도에 대해 방탄소년단이 수십억 건에 달하는 스트리밍 기록과 국제연합(UN) 연설,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조 바이든(Joe Biden) 전 대통령과의 만남 등으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밴드 중 하나로 꼽히지만, 독일 내에서는 이 그룹을 잘 모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과 아미
‘BTS’는 ‘방탄소년단(Bangtan Sonyeondan)’의 줄임말로, 2017년부터는 ‘비욘드 더 신(Beyond the Scene)’이라는 의미도 함께 쓰이고 있다. 그룹은 리더 겸 메인래퍼 알엠(RM), 메인보컬 진(Jin), 래퍼 겸 프로듀서 슈가(SUGA), 메인댄서 제이홉(j-hope), 보컬 겸 댄서 지민(Jimin), 보컬 겸 비주얼 뷔(V), 메인보컬 겸 댄서 정국(Jung Kook) 등 7명으로 구성됐다. 2018년 아르엠은 국제연합 총회에서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를 주제로 연설했으며, 이는 유니세프(UNICEF)와 함께한 캠페인 ‘러브 마이셀프(Love Myself)’의 출발점이 됐다. 방탄소년단의 팬덤 명칭인 아미(ARMY)는 ‘청춘의 사랑스러운 대변자(Adorable Representative M.C. for Youth)’의 줄임말이다.
케이팝 콘텐츠 확산의 의미
독일 공영방송이 케이팝 그룹 하나를 주제로 6부작 팟캐스트를 편성하고 학계와 업계 전문가까지 출연시킨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한 팬덤 콘텐츠 소비를 넘어, 케이팝을 하나의 문화 산업 현상으로 진지하게 분석하려는 독일 공영 미디어의 태도 변화를 보여준다. 특히 ≪아에르데 쿨투어≫가 기획 의도에서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밴드임에도 독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고 밝힌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독일 대중문화 시장이 영미권 콘텐츠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아시아발 콘텐츠가 대중적 인지도를 얻기까지는 여전히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뮌헨 콘서트 티켓 14만 장 판매, 숙박 검색량 급증 등 구체적 수치는 실제 소비 시장에서는 이미 상당한 규모의 팬덤이 형성돼 있었음을 나타내, 대중적 인지도와 실질적 팬덤 규모 사이에 간극이 존재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팟캐스트처럼 공영방송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가 앞으로 케이팝에 대한 독일 대중의 이해를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