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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올해의 청소년 단어’에 ‘레이지베이트’ 선정… 분노 유발 콘텐츠가 지(Z)세대 언어로

등록일
2026-10-23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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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내용

독일 ‘올해의 청소년 단어’에 ‘레이지베이트’ 선정… 분노 유발 콘텐츠가 지(Z)세대 언어로
- 폰스 랑엔샤이트,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서 발표… 100만 명 가까운 청소년 참여해 36.5% 득표로 ‘피크’·‘크래시아웃’ 제쳐 -

독일 언어 전문 출판사 폰스 랑엔샤이트(PONS Langenscheidt)가 2026년 10월 10일(현지 시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Frankfurter Buchmesse)에서 ‘2026 올해의 청소년 단어(Jugendwort des Jahres)’로 ‘레이지베이트(Ragebait)’를 발표했다. 독일 공영방송 ≪체데에프(Zweites Deutsches Fernsehen, ZDF)≫는 자사 뉴스 포털 ‘체데에프호이테(ZDFheute)’를 통해 ≪아에프페(AFP)≫, ≪데페아(dpa)≫, ≪에페데(epd)≫ 통신 보도를 바탕으로 이 소식을 전했다. ≪체데에프≫는 독일 ≪아에르데(ARD)≫와 함께 독일을 대표하는 양대 공영방송 중 하나로, 라인란트팔츠주 마인츠(Mainz)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시사, 교양, 생활정보 프로그램을 폭넓게 편성한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청소년들
<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청소년들 - 출처: ‘도이체 벨레’ 웹사이트 >
 
≪체데에프≫에 따르면 레이지베이트는 소셜미디어에서 분노나 공분을 일부러 불러일으키도록 만든 콘텐츠를 뜻한다. 가짜 뉴스나 터무니없는 의견인 경우가 많고, 좋아요와 댓글을 늘려 높은 도달 범위를 얻는 것이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직역하면 ‘분노 미끼’를 뜻하는 ‘부트쾨더(Wut-Köder)’다.

≪아에르데≫ 소속 지역 공영방송 ≪헤센방송(Hessischer Rundfunk)≫의 뉴스 브랜드 ≪헤센샤우(hessenschau)≫는 헤센주 지역 소식을 중심으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같은 문화 소식도 전하는 매체다. ≪헤센샤우≫는 이 단어가 작동하는 방식도 설명했다. 분노가 이용자를 게시물 클릭, 분노 섞인 댓글 작성, 친구들과의 영상 공유 같은 상호작용으로 이끌고, 이것이 알고리즘을 자극해 터무니없는 영상과 잘못된 정보가 대량 조회를 얻는다는 것이다. ≪헤센샤우≫는 수백만 건의 조회가 레이지베이트 제작자의 목적이라고 짚었다. 

36.5% 1위, 박빙의 3파전

≪체데에프≫에 따르면 최종 투표에서 레이지베이트는 36.5%를 얻어 1위에 올랐다. 2위는 ‘최고 중의 최고’를 뜻하는 ‘피크(Peak)’로 33.8%, 3위는 완전히 이성을 잃는 상태를 뜻하는 ‘크래시아웃(Crashout)’으로 29.7%였다. 투표 대상은 11세부터 20세까지의 청소년이었으며, 5월 말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100만 명 가까운 청소년이 참여했다. ≪더 베를리너(The Berliner)≫는 베를린 소식을 영어로 전하는 매체로, 11세부터 20세까지 약 100만 명이 8월 28일부터 투표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2026년 올해의 청소년 단어: 레이지베이트’ 문구
<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된 ‘2026년 올해의 청소년 단어: 레이지베이트’ 문구 - 출처: ‘도이체 벨레’ 웹사이트 >
 
폰스 랑엔샤이트의 마케팅 매니저 아르투어 라이저(Artur Raiser)는 박빙의 결과가 세 단어 모두 지(Z)세대와 알파세대의 어휘에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체데에프≫에 따르면 라이저는 레이지베이트가 처음부터 근소하게 앞섰지만 마지막까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출판사는 이번 선정을 앞두고 후보 10개로 67, 크래시아웃, 디가(Digga), 두 비스트 구트 게눅(Du bist gut genug), 구테 케제(Gute Käse), 마커(Macker), 피크, 레이지베이트, 셰레(Schere), 쥐퍼(Süper)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67’은 ‘식스세븐(six seven)’으로 읽으며 정해진 뜻 없이 청소년 사이의 은어로 쓰이는 표현이라고 소개됐다.


언어학자 “일상 영역으로 확장된 표현”

≪체데에프≫는 함부르크대학교 언어학자 얀니스 안드로우초풀로스(Jannis Androutsopoulos)의 설명도 전했다. 안드로우초풀로스는 레이지베이트가 소셜미디어라는 출발점을 넘어 청소년 언어 전반으로 확장됐다고 짚었다. 예를 들어 일상에서 부모를 일부러 짜증 나게 해 화를 돋우는 상황에도 이 표현이 쓰인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단어가 원래의 주제 영역을 벗어날 때 비로소 청소년 단어라고 주장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청소년 단어 선정은 2008년부터 이어져 왔다. ≪헤센샤우≫에 따르면 이 선정은 젊은 층의 어휘에 속하고 일상에서 쓰이는 표현을 꼽는 방식이다. 지난해 선정된 단어는 ‘다스 크레이지(Das crazy)’였으며, 당시 심사위원단은 이를 말문이 막힐 때 쓰는 만능 표현으로 설명했다. 올해는 최종 후보 3개가 모두 영어에서 유래한 표현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영국에서도 올해의 단어로 꼽힌 ‘레이지베이트’

같은 단어는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에서도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바 있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엔피알(National Public Radio, NPR)≫은 2025년 12월 1일 보도에서 옥스퍼드대 출판부(Oxford University Press, OUP)가 2025년 올해의 단어로 ‘레이지베이트(rage bait)’를 꼽았다고 전했다. ≪엔피알≫에 따르면 최종 후보에는 아우라 파밍(aura farming)과 바이오해크(biohack)도 올랐다. 옥스퍼드대 출판부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3만 명 이상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단어의 사용량이 지난 1년간 3배 늘었다고 밝혔다.

한국 언론도 이 표현을 소개해 왔다. ≪한국일보≫는 2025년 12월 1일 보도에서 레이지베이트가 국내에서 쓰이는 ‘어그로’, ‘클릭베이트(clickbait)’와 의미가 겹치지만 이용자의 분노를 유발하는 데 초점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문화와 연결해 본 시사점

이번 선정은 온라인 분노 유발 콘텐츠가 독일 청소년에게 이미 일상적인 경험임을 보여준다.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가 2025년에, 독일 폰스 랑엔샤이트가 2026년에 같은 단어를 꼽았다는 점은 영어권 소셜미디어 문화가 국경을 넘어 청소년 언어에 빠르게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에서도 ‘어그로’라는 표현이 쓰이는 만큼 두 사회는 유사한 온라인 환경을 공유한다. 독일에서 한류가 분노 유발 콘텐츠 중심으로 소비된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분노가 실린 게시물이 한류에 대한 반감으로 번진 사례는 이미 나타났다. ≪스포츠경향(Sports Kyunghyang)≫은 2026년 2월 23일 보도에서, 1월 31일 말레이시아 데이식스(DAY6) 공연 중 한국 팬이 금지된 촬영 장비를 쓰다 현지 보안요원과 마찰을 빚은 영상이 소셜미디어로 퍼졌고, 논쟁이 서로의 팬 문화와 사회적 배경을 비하하는 공방으로 번지며 해시태그 ‘SEAblings’를 중심으로 한국 드라마와 케이팝 소비를 중단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이 사례는 의도적인 분노 유발 콘텐츠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분노가 실린 게시물이 알고리즘을 타고 퍼질 때 일부 팬의 행동이 한류 전반에 대한 인식 문제로 확대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독일을 포함한 해외 시장에도 시사점을 준다. 분노와 조회수를 앞세운 콘텐츠가 청소년 언어의 중심에 오른 환경에서는 한류와 관련한 사소한 논란도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 따라서 해외 공연장의 규정 안내와 팬 에티켓 홍보를 강화하고, 논란이 생겼을 때 공식 채널이 사실관계를 신속히 공유하는 방식이 확산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아에르데 쿨투어(ARD Kultur)≫가 공개한 방탄소년단 팟캐스트 소개문은 이 그룹을 신뢰받는 새로운 유형의 케이팝 스타이자 진정성 있는 아이돌로 설명했다. 분노 유발 콘텐츠가 넘치는 환경에서 신뢰와 진정성은 한류의 차별점이 될 수 있다. 해외한류실태조사에서 현지 청소년의 온라인 콘텐츠 이용 환경과 분노 유발 콘텐츠 노출 경험을 함께 살펴본다면, 이러한 변화가 한류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도이체 벨레(Deutsche Welle)≫ (2026. 10. 10). "Ragebait" ist Jugendwort des Jahres 2026,
https://www.dw.com/de/ragebait-ist-jugendwort-des-jahres-2026/a-79594065
- ≪체데에프(Zweites Deutsches Fernsehen, ZDF)≫ (2026. 10. 10). Jugendwort des Jahres 2026: "Ragebait" siegt auf der Buchmesse,
https://www.zdfheute.de/panorama/jugendwort-des-jahres-2026-gewinner-ragebait-100.html
- ≪헤센샤우(hessenschau)≫ (2026. 10. 10). "Ragebait" ist Jugendwort des Jahres 2026 - Bekanntgabe auf der Frankfurter Buchmesse,
https://www.hessenschau.de/kultur/buchmesse/ragebait-ist-jugendwort-des-jahres-2026---bekanntgabe-auf-der-frankfurter-buchmesse-v1,jugendwort-2026-100.html
- ≪더 베를리너(The Berliner)≫ (2026. 10. 12). 'Ragebait' is the German Youth Word of the Year,
https://www.the-berliner.com/english-news-berlin/ragebait-is-the-german-youth-word-of-the-year
- 랑엔샤이트(Langenscheidt) 공식 웹사이트,
https://www.langenscheidt.com/presse/jugendwort-des-jahres-2026-das-sind-die-top-10-von-langenscheidt
- ≪엔피알(National Public Radio, NPR)≫ (2025. 12. 01). Don't get angry, but the 2025 Oxford Word of the Year is 'rage bait',
https://www.npr.org/2025/12/01/nx-s1-5627179/rage-bait-oxford-word-of-the-year
- 옥스퍼드대 출판부(Oxford University Press) 공식 웹사이트,
https://corp.oup.com/word-of-the-year/
- ≪한국일보≫ (2025. 12. 01). 우리말로 하면 어그로? 英옥스퍼드대 선정 올해의 단어는,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5120116530003610
- ≪아에르데 쿨투어(ARD Kultur)≫ 공식 웹사이트,
https://www.ard.de/ardkultur/musik/rock-pop/podcast-kennst-du-bts-rm-jin-suga-jhope-jimin-v-jungkook-korea-boyband-kpop,podcast-kennst-du-bts-rm-jin-suga-jhope-jimin-v-jungkook-korea-boyband-kpop-100.html
- ≪스포츠경향(Sports Kyunghyang)≫ (2026. 02. 23). K-pop fandom clash between Korea and Southeast Asia… with boycotts spreading amid mutual animosity,
https://sports.khan.co.kr/en/article/20260223180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