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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와 치킨을 넘어 곰탕까지, 싱가포르에서 넓어지는 한국의 ‘국물 한 끼’

등록일
2026-10-01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싱가포르

  • 해당 장르

    대중문화

주요내용

불고기와 치킨을 넘어 곰탕까지, 싱가포르에서 넓어지는 한국의 ‘국물 한 끼’
- 쇼핑몰 한식당 메뉴에서 살펴본 한국 일상식의 현지 확장 -

2026년 9월 싱가포르의 한 쇼핑몰에서 한국 음식점 옹기(Onggii)를 찾았다. 매장 입구에는 한국어로 ‘옹기’라고 적힌 간판이 걸려 있었고 바로 옆에는 싱가포르에서도 익숙한 중식 체인 딘타이펑(Din Tai Fung)이 자리하고 있었다. 한식당이 한인 밀집 지역이나 한국 식당가가 아니라 현지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찾는 대형 쇼핑몰 안에서 다른 아시아 음식점들과 나란히 영업하는 모습이었다. 매장 앞 메뉴판을 살펴보자 가장 눈에 띈 것은 메뉴의 상당 부분이 국물 음식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었다. 
싱가포르 쇼핑몰에 위치한 한국 음식점 옹기(Onggii)싱가포르 쇼핑몰에 위치한 한국 음식점 옹기(Onggii)
< 싱가포르 쇼핑몰에 위치한 한국 음식점 옹기(Onggii) - 출처: 통신원 촬영 >
가격은 닭곰탕이 15.90싱가포르달러(약 1만 6,800원), 돼지곰탕이 17.90싱가포르달러(약 1만 9천 원), 나주곰탕이 20.90싱가포르달러(약 2만 2,100원), 소곰탕이 21.90싱가포르달러(약 2만 3,300원), 왕갈비곰탕이 25.90싱가포르달러(약 2만 7,500원)로 표시돼 있었다. 곰탕뿐 아니라 차돌된장찌개, 해물순두부찌개, 소고기육개장, 채식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한국 가정식에서 익숙한 찌개 메뉴도 함께 판매하고 있었다.

특히 메뉴판에는 곰탕을 ‘코리안 소울 브로스(Korean Soul Broth)’로 소개했다. 한국인에게는 비교적 일상적인 음식인 곰탕을 외국인 소비자에게 설명하면서 ‘국물’이나 ‘탕’을 그대로 번역하기보다 따뜻하고 편안한 한 끼라는 이미지를 강조한 표현으로 보였다. 메뉴명은 ‘곰탕(Gomtang)’, ‘해장탕(Haejangtang)’, ‘감자탕(Gamjatang)’처럼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살리면서 영어 설명을 덧붙였다.
돼지곰탕, 소곰탕, 닭곰탕, 나주곰탕 등 다양한 한국 국물 음식이 소개된 메뉴판
< 돼지곰탕, 소곰탕, 닭곰탕, 나주곰탕 등 다양한 한국 국물 음식이 소개된 메뉴판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는 싱가포르에서 접하는 한식 메뉴의 폭이 넓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해외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한식은 오랫동안 불고기, 비빔밥, 김치, 한국식 치킨처럼 비교적 특징이 분명한 메뉴를 중심으로 소개됐다. 최근에는 삼계탕이나 곰탕처럼 한국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국물 요리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식당도 싱가포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지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된다.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는 올해 5월 싱가포르에서 삼계탕 전문점 간 경쟁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사에서는 싱가포르 소비자가 평소에도 약재를 넣은 수프나 보양식을 익숙하게 접하기 때문에 삼계탕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현지 업계의 설명을 소개했다. 동시에 흑마늘, 트러플, 마라, 똠얌 등 다양한 맛을 접목한 삼계탕까지 등장하면서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8월말에서 9월초에는 한국 감자탕 전문 브랜드의 싱가포르 진출도 이어졌다. 싱가포르 음식 전문매체 ≪헝그리고웨어(HungryGoWhere)≫는 한국 감자탕 브랜드 조마루가 8월 27일 탄종파가(Tanjong Pagar)에 매장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최근 한국에서 운영되는 식당 브랜드가 탄종파가 일대에 잇달아 들어오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조마루 감자탕집 오픈을 홍보하는 인스타그램
< 조마루 감자탕집 오픈을 홍보하는 인스타그램 - 출처: 조마루 싱가포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jomaru_sg) >
옹기 역시 곰탕을 중심으로 한 메뉴 구성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공식 매장 안내에는 선텍시티(Suntec City), 넥스(NEX), 스퀘어2 노비나(Square 2 Novena) 등 싱가포르 내 여러 지점이 소개돼 있다. Linktree 특히 9월 문을 연 노비나 매장은 곰탕과 찌개 중심의 메뉴와 함께 한옥에서 영감을 받은 공간을 선보였다고 현지 매체들이 소개했다. 

이런 흐름에서 주목할 점은 한식의 현지화가 반드시 맛을 크게 바꾸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곰탕이나 해장국처럼 한국적 특성이 강한 메뉴명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영어 설명이나 매장 구성 등을 통해 현지 소비자가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

싱가포르는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식문화가 함께 형성된 도시로 다양한 국물 요리가 일상적인 식문화의 일부다. 중국식 육수 요리부터 바쿠테(Bak Kut Teh), 락사(Laksa), 생선 수프까지 뜨거운 국물을 중심으로 한 음식이 익숙하다. 이런 환경은 곰탕이나 삼계탕처럼 국물을 중심으로 한 한국 음식이 현지 소비자에게 소개되는 데 하나의 접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한 식당의 메뉴 구성이나 신규 매장 증가만으로 한국 국물 음식이 싱가포르에서 대중화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소비층과 반복 구매 여부, 다른 한식 메뉴와 비교한 시장 규모를 확인하려면 추가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과거 해외 한식의 대표 이미지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곰탕, 해장탕, 감자탕 같은 메뉴가 주요 쇼핑몰과 외식 상권에서 독립적인 선택지로 제시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국 음식의 해외 확산이 ‘무엇이 유명한가’에서 ‘한국인은 평소 무엇을 먹는가’로 범위를 넓혀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운맛이나 화려한 비주얼을 앞세운 메뉴뿐 아니라 오래 끓인 국물과 밥으로 구성된 평범한 한 끼가 싱가포르 소비자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 (2026. 05. 16). Tomyum samgyetang? Restaurants cook up wild versions of Korean ginseng chicken soup, 
https://www.straitstimes.com/life/food/tomyum-samgyetang-restaurants-cook-up-wild-versions-of-korean-ginseng-chicken-soup
- ≪헝그리고웨어(HungryGoWhere)≫ (2026. 09. 29). Famous Korean gamjatang chain Jomaru opens in Tanjong Pagar serving up spicy pork bone soup, 
https://hungrygowhere.com/food-news/jomaru-gamjatang-singapore
- 옹기(Onggii) 공식 웹사이트, 
https://linktr.ee/onggii
- 조마루 싱가포르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jomaru_sg), 
https://www.instagram.com/p/DbC1q_GR8K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