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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츠와프, 처음으로 ‘코리아 데이’를 열다

등록일
2026-10-20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폴란드

  • 해당 장르

    대중문화

주요내용

브로츠와프, 처음으로 ‘코리아 데이’를 열다
- 한인 5천 명이 사는 도시에서 한복·한식·‘오징어 게임’ 놀이로 하루를 채운 한국 축제 -

폴란드 남서부 브로츠와프(Wrocław)에서 10월 10일 처음으로 ‘코리아 데이(Korea Day) 2026’이 열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백주년관(Hala Stulecia) 단지의 브로츠와프 컨벤션센터와 바로 옆 이글리차(Iglica) 광장 일대가 오전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한국 문화로 채워졌다. 행사는 재폴란드 한인회(Stowarzyszenie Koreańczyków w Polsce)와 브로츠와프시가 함께 주최했고, 입장은 무료였다. 주최 측은 첫 행사였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며 정례화 의지를 밝혔다.

브로츠와프에서 첫 코리아 데이가 열린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현지 매체 ≪가제타 로칼나(Gazeta Lokalna)≫에 따르면 브로츠와프와 인근 지역에는 한국인 약 5천 명이 살고 있어, 폴란드에서 손꼽히는 한인 사회를 이루고 있다. 도시 곳곳에는 한식당과 한국 식료품점, 한국 기업 수십 곳이 자리 잡았다. 인근에는 엘지(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의 배터리 공장으로, 엘지에너지솔루션은 이곳에 모두 250억 즐로티(약 9조 원)를 투자했고 6,500명을 고용하고 있다. 브로츠와프시 대외협력실의 에바 고웜프-노바코프스카(Ewa Gołąb-Nowakowska) 실장은 행사 안내에서 “브로츠와프와 그 주변은 유럽의 이 지역에서 한국이 가장 활발하게 존재하는 곳 가운데 하나”라며, 시민들이 한국 문화를 알고 서로 얼마나 많은 것을 공유하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의 문은 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오전에는 주폴란드 한국대사관의 기자회견이 있었고, 오후 2시 개막식에서는 바로 전날 맺은 브로츠와프시와 성남시의 파트너십, 두 나라의 협력 확대가 주요 화제로 올랐다. 야체크 수트리크(Jacek Sutryk) 브로츠와프 시장은 “한국 친구들은 오랫동안 이곳에서 우리와 함께 돌니실롱스크(Dolny Śląsk)를 일궈 왔다”며 경제뿐 아니라 문화와 스포츠 분야에서도 협력을 계속 넓혀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엘지에너지솔루션 대표는 “오늘 시작하는 첫 코리아 데이는 그동안 쌓아 온 관계의 결실이자 두 나라의 특별한 유대를 더욱 단단하게 할 행사”라고 말했다.
백주년관 앞에서 열린 ‘코리아 데이 2026’ 공식 포스터
< 백주년관 앞에서 열린 ‘코리아 데이 2026’ 공식 포스터 – 출처: 백주년관 공식 웹사이트 >
 
개막식 뒤에는 공연이 차례로 이어졌다. 먼저 성남시 국악단(Seongnam Traditional Korean Music Ensemble)이 전통음악 무대로 문을 열었고, 이어 한복 패션쇼가 열려 궁중 복식을 비롯한 한국 전통 의상을 소개했다. 늦은 오후에는 현지 댄스팀들이 참가한 케이팝 커버 댄스 경연이 저녁까지 펼쳐졌다. 행사에는 주폴란드 한국대사관과 성남시가 후원 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통음악과 전통 의상, 그리고 폴란드 젊은이들이 직접 추는 케이팝까지, 한국 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한 무대에서 차례로 보여준 구성이었다. 파트너십을 맺은 성남시의 예술단이 첫 무대를 맡으면서, 두 도시의 교류가 행사 첫날부터 무대 위에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바깥 광장도 하루 종일 문을 열었다. 이글리차 광장에는 한식 부스 십여 곳이 들어선 ‘케이푸드 페스티벌(K-Food Festival)’이 열렸다. 길거리 음식 외에도 사골 육수에 떡과 만두를 넣은 떡만둣국, 쪽파와 해산물을 넣어 부친 해물파전 같은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한국문화원 천막에서는 방문객들이 한복을 직접 입어 봤다. 20년째 브로츠와프에 살고 있다는 이나미 씨는 “여성용과 남성용, 평상복과 예복을 모두 준비했고 왕의 옷도 있다”고 소개했다. 브로츠와프대학교 한국학과 부스에서는 학과를 소개하고 방문객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에 알려진 한국 전통 놀이도 마련됐다. 브로츠와프에서 거의 평생을 살았다는 김둥 씨는 “드라마 속 놀이는 한국 사람들이 어릴 때부터 하던 것”이라며, 그중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폴란드의 ‘하나, 둘, 셋, 바바 야가가 본다(Raz, dwa, trzy, Baba Jaga patrzy)’ 놀이와 같다고 설명했다. 행사 뒤에는 시민들의 반응도 나왔다. ≪가제타 로칼나≫ 기사에는 행사를 두고 아들과 함께 다녀왔다는 다른 독자는 코리아 데이는 기업 홍보가 아닌 문화 축제였다며 “아무도 배터리를 사라고 하지 않았고, 우리는 음식과 김치만 샀다”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브로츠와프 코리아 데이는 한국 문화 행사의 무게중심이 한국 기관에서 현지 한인 사회와 지방정부로 옮겨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천 명의 한인이 일하고 살아가는 도시에서, 한인회와 시청이 손잡고 시민과 함께하는 축제를 만든 것이다. 먹고, 입고, 놀며 서로의 공통점을 찾는 축제로 자리 잡을 때, 코리아 데이는 브로츠와프 시민들의 가을 연례행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가제타 로칼나(Gazeta Lokalna)≫ (2026. 10. 11). Wrocław po raz pierwszy świętował Korea Day. Na placu pod Iglicą koreańskie jedzenie, hanboki i gry ze Squid Game, 
https://gazeta-lokalna.pl/wroclaw-po-raz-pierwszy-swietowal-korea-day-na-placu-pod-iglica-koreanskie-jedzenie-hanboki-i-gry-ze-squid-game/
- 브로츠와프시(wroclaw.pl) 웹사이트,
https://www.wroclaw.pl/dla-mieszkanca/street-food-k-pop-biznes-korea-day-pod-hala-stulecia
- 백주년관(Hala Stulecia) 공식 웹사이트, 
https://halastulecia.pl/wp-content/uploads/2026/09/7484bf0f-a373-4f4e-b830-02e418a6031a.jpe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