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시장의 성공 사례를 통해 본 미얀마 보족시장의 활성화 방안
- 보족시장 100주년 기념행사와 현지 분위기 -
한국의 광장시장과 통인시장 등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한국 음식을 한곳에서 맛보고 전통 상품을 구경하며, 한국 고유의 시장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통인시장은 시장 전용 화폐인 엽전을 이용해 음식을 구매하는 독특한 체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경험은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전통시장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세대에게도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한다. 과거 전통시장은 대형마트와 현대적인 유통시설의 확산으로 경쟁에 직면했다. 그러나 일부 시장은 먹거리와 쇼핑, 문화체험을 결합해 차별화된 공간으로 발전하면서 다시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를 넘어, 그 나라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문화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화한 것이다. 미얀마 역시 대형마트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현지인이 전통시장에서 생필품과 식료품을 구매한다. 다만 대부분의 전통시장이 현지 주민들의 일상적인 소비 공간으로 기능하는 반면,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대표적인 시장으로는 보족 아웅산 시장(Bogyoke Aung San Market)을 꼽을 수 있다.

보족시장은 1926년 영국 식민 통치 시기에 설립됐다. 당시 양곤(Yangon)의 시정 책임자였던 스콧의 이름을 따 ‘스콧 마켓(Scott Market)’으로 불렸으며, 1948년 미얀마 독립 이후 독립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이름을 따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현재 약 1,800개의 점포에서 보석과 귀금속, 전통 공예품, 직물, 화장품 및 각종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2026년에는 시장 설립 100주년을 맞아 10월 7일부터 11일까지 5일간 기념행사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시장의 역사와 건축 유산을 조명하고 미얀마의 전통문화와 지역 상품을 소개하는 한편, 지역 상권을 홍보하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기가 끝나가는 시기임에도 무더운 날씨 속에서 많은 사람이 행사장을 찾았다.

시장 입구에는 다양한 전시와 체험 부스가 설치됐다. 미얀마 전통 화장품인 타나카(Thanaka)를 소개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응용한 제품을 선보였으며, 전통 인형극과 민족별 전통 의상 체험, 기념사진 촬영 공간 등도 마련했다. 현장에서 화가들이 풍경화를 그리는 모습은 방문객들의 관심을 끌었고, 별도로 설치된 무대에서는 전통 의상을 활용한 패션쇼와 1970년대를 연상시키는 예술 프로그램 등이 진행됐다. 무료 식사가 제공되는 공간에는 긴 대기 줄이 형성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의 관점에서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시장 입구의 행사장에는 여러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지만, 일부 부스는 100주년이라는 주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부족해 보였다. 또한 행사장과 달리 시장 내부는 기존과 크게 달라진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행사장 주변에 비해 한산한 분위기가 나타났다. 5일간의 행사 규모와 준비에 비해 시장 전체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보족시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품을 구매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지만, 내부를 살펴보면 전통 공예품뿐 아니라 현지 화장품과 생활용품, 악기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점포들이 공존한다. 이러한 다양성은 시장의 장점이지만, 방문객이 각 점포의 특징과 상품의 의미를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따라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보족시장만의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통인시장 사례를 참고해 시장 전용 화폐나 쿠폰을 활용한 먹거리 체험을 도입한다면 현지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점포별 판매 품목과 위치, 전통 상품의 역사 등을 소개하는 안내 책자와 다국어 안내판을 마련하고,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전통 공예 체험과 위생적인 환경에서 미얀마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면 관광객의 체류 시간과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의 전통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현지 문화와 조화롭게 결합한다면 보족시장은 다양한 문화를 교류하는 공간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결국 전통시장의 경쟁력은 오래된 건축물이나 다양한 상품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방문객이 그곳에서 무엇을 경험하고, 어떤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는지가 중요하다. 한국 전통시장의 성공 사례를 참고하되 미얀마 고유의 문화와 상인들의 특성을 살린다면, 보족시장은 단순한 기념품 구매 장소를 넘어 미얀마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