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K 아카데미', 현지 인플루언서를 한국문화 홍보대사로

7월 중순, 헝가리 기온이 연일 섭씨 40도를 넘어섰다. 헝가리 언론은 이번 폭염이 500명의 사상자를 낸 2007년의 기록을 넘어 120년 만에 최악의 폭염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살인적인 폭염은 부다페스트 시내마저 고요하게 했다. 관광객으로 들끓던 거리에 인파가 사라졌고 현지인들 또한 폭염에 활동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7월 19일 금요일 오후, 통신원은 몇 달 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던 주헝가리한국문화원이 개최한 'KICK(K-Culture Influencer & Creator withKCC in Hungary) 아카데미' 졸업식에 참여했다. 뙤약볕에 트램을 타고 이동하면서 과연 이 폭염에 몇 명이나 행사에 참여할까라는 우려는 문화원에 도착하자 사라졌다. 헝가리 한류 열기는 폭염도 무섭지 않은 기세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퇴근 후, 왕복 2시간이 넘는 기차를 타고 퇴근 후 'KICK 아카데미' 졸업식에 참여했다.

< 1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KICK 아카데미' 참가자 Beata Jambrik - 출처: 통신원 촬영 및 인스타그램 계정(@wild_hungarian)  >

'KICK 아카데미'는 지난 4월 5일에 시작해 7월 19일까지 주헝가리한국문화원(원장 유혜령)이 선보인 K-컬처 인플루언서 육성 프로그램이다. 'KICK 아카데미'는 현지 인플루언서들이 자체 제작한 K-컬처 영상물을 엄격하게 심사해 약 100명의 참가자를 선발, 약 14주간 전문적인 교육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지난 14주간 준 랩 스튜디오 김준영 감독에게 영상 제작, 촬영, 편집에 이르는 전문적인 기술을 배워 K-뷰티, K-푸드, K-관광 등 다양한 K-콘텐츠를 제작해 자신의 SNS에 홍보물을 게시했다. "문화원은 'KICK 아카데미'를 통해 현지에 K-컬처를 자발적으로 홍보할 인플루언서들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주헝가리한국문화원 유혜령 원장은 "문화원 행사에 방문하거나 참여한 현지인들이 처음에는 한국문화의 소비지로 옵니다. 그러나 한류가 현지에 자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들을 한국문화를 알리는 현지 전도사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문화 소비자가 생산자로 거듭나 현지 한류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행사의 취지를 전했다.

<  한국 음식과 K-뷰티를 주제로 영상을 촬영하고 있는 'KICK 아카데미' 참가자들 - 출처: 주헝가리한국문화원 페이스북 계정  >

문화원은 'KICK 아카데미' 졸업생들을 앞으로의 문화원 행사에 적극 투입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담당한 주헝가리한국문화원 이승경 팀장은 "9월부터 V-팟캐스트프로그램을 런칭해 'KICK 아카데미' 졸업생들이 헝가리한국영화제, 북 페어, 한식 축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홍보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지 한류 열풍이 뜨거운 만큼 한국문화에 대한 심도 있고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실제 통신원은 현지에서 다국적 한류 팬들을 종종 만나는데, 한국문화에 대한 얄팍한 지식 혹은 잘못된 정보로 오해하고 있는 사례들을 종종 접한다. 실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콘텐츠에서도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얼토당토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문화에 대한 올바른 홍보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KICK 아카데미'와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문화를 전문적으로 교육받은 현지 인플루언서들이 자발적으로 홍보해 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뜨거운 한류 열기에 힘입어 전 세계 K-콘텐츠 동호인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자발적인 K-콘텐츠 확산의 동반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계기성 행사를 만들어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KICK 아카데미'는 좋은 선례이다. 'KICK 아카데미' 1기 졸업생을 넘어 2기, 3기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긴 호흡을 가진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 현지 인플루언서들이 K-컬처 홍보 대사로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사진출처

- 통신원 촬영

참고자료

통신원 정보

성명 : 유희정[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헝가리/부다페스트 통신원]
약력 : 전) 한양대학교 강사, 대안공간 루프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