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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CGV 인도네시아 연례 인터뷰

2025-06-11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5월 7일 오전, 자카르타시 수디르만 거리의 AIA 센트럴 건물 26층에서 CGV 인도네시아의 나정훈 법인장, 김선철 부장, CBI 픽쳐스 A. 난드라(A. Nandra) 팀장을 만나 미리 보내둔 질문지를 바탕으로 연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4년 CGV 인도네시아에서 관람할 수 있었던 한국 영화의 흥행 성적을 공유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2024년 CGV 인도네시아에서 상영한 한국 영화는 총 49편으로 관객수는 약 109만 명으로 집계됩니다. 

그리고 2024년 영화 <파묘>가 관객수 260만 명을 기록하며 크게 선전했는데요. 이후 수입된 다른 한국 영화의 흥행에도 영향을 끼쳤을까요?
인도네시아의 영화 관람객들은 평균적으로 연령대가 매우 젊어 10대~30대의 비중이 80% 이상입니다. 그중 20대 비중이 55%를 넘어서죠. 한국의 MZ 세대가 그러하듯 인도네시아에서는 Z세대(1995년생~2005년생)가 시장을 주도합니다. 이들은 X(구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고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파묘> 역시 관람객의 90%가 10대~30대였으며 20대만 보면 약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GV 인도네시아는 <파묘>의 흥행 이후 개봉하는 한국 영화 소개에 힘쓰고 감독, 주연배우를 부각하는 포스팅을 강화하는 등 온·오프라인 바이럴 확대에 힘썼습니다. 하지만 최근 개봉작의 흥행 실적은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한 수준입니다.
 

한국 영화는 이제 CBI 픽쳐스 외에도 싱가포르 퍼플 플랜의 FEAT 픽쳐스, 시네마 21의 프리마 픽쳐스를 통해 배급되고 있습니다. 프리마 픽쳐스 통해 (주)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가 인도네시아에 배급한 영화 <검은 수녀들>은 특별 징후가 없었는데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는 보도자료가 나왔습니다. 후반에 스크린이 대폭 줄어들었지만 일부 상영관에서 한 달가량 상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GV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땠나요?
<검은 수녀들>은 CGV 인도네시아에서 22일 상영했고 관객수는 12만 명이습니다. 잘해야 2만 명~2만 5,000명 정도 관객을 들이는 한국 영화가 CGV 인도네시아에서만 12만 명을 기록했고 시네마 21에서도 상당 기간 상영을 통해 100만 달성이 가능했습니다. 더욱이 <검은 수녀들>은 시네마 21 산하 프리마 픽쳐스가 처음으로 직접 수입한 한국 영화였으므로 더 많은 실적을 내기 위해 상영관 배정 및 상영시간 조정에 더욱 노력했을 것으로 보입니다(CGV 인도네시아 산하 배급사 CBI 픽쳐스의 난드라 팀장 역시 <검은 수녀들>의 흥행이 <파묘> 다음으로 성공적이었다고 인정). 

시네마 21이 상영한 한국 영화는 2023년에 3편, 2024년에 15편, 2025년에는 4월 현재까지 9~10편으로 집계됩니다. 시네마 21의 주된 한국 영화 선정 기준은 유명 케이팝 아이돌이나 한국 드라마 스타의 출연 여부인 것 같은데요. CGV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난드라 팀장) 시네마 21이 일단 한국 영화의 흥행 가능성을 보았고 실제로 <파묘>와 <검은 수녀들>의 흥행을 경험했으므로 계속 순조롭게 한국 영화를 받아 상영할 것입니다. 그런데 당초 예상처럼 케이팝 스타 등 특정 배우의 출연 여부를 선정 기준으로 삼는 것은 아닙니다. 대개의 경우 특별한 기준 없이 배급사의 추천 및 설명을 경청하는 태도를 보입니다. 따라서 케이팝 스타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 <범죄도시4>도 시네마 21가 받아 상영한 것이죠. 전통적으로 인도네시아 관객들은 액션 장르를 선호했고 호러 장르의 경우 한국에서도 많이 제작되지 않기에 1년에 2~3편 들여왔습니다. 언급한 두 영화를 통해 호러 장르도 선호 장르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드라마 장르의 한국 영화는 성적이 저조한 편입니다. 그럼에도 한국 영화에 대한 현지 영화 팬들의 선호도가 많이 상승해 현재는 거의 일본 영화 선호도 수준을 보인다고 평가됩니다.

2024년에는 <파묘> 외에도 태국 영화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과 같은 아시아 영화가 많은 관객을 들였습니다. 태국 영화 <피막>의 리메이크작인 <깡막>과 인도네시아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7번방의 선물> 속편도 흥행 상위권에 올랐죠. CGV 인도네시아가 2024년 상영한 아시아 영화의 흥행 성적을 공유 받을 수 있을까요?
한국 및 태국의 경우 <파묘>와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으로 편당 평균 관객수가 증가했으나 예외적으로 흥행했던 해당 영화를 제외하면 한국은 8,696명, 태국은 4,248명을 기록했습니다. 일본의 경우 의외로 영화 편수, 관객수가 높은 편인데 이 역시 예외적으로 27만 명의 관객이 들었던 <하이큐!! 쓰레기장의 결전(Haikyu!! The Dumpster Battle)>을 제외하면 편당 평균 관객수 1만 1,233명이며 아시아권에서는 가장 높습니다. 실질적인 평균 관객수 순위는 일본-한국-태국 순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주축으로 한 일본 영화는 마니아 층을 보유하고 있어 다른 아시아 국가 영화에 비해 관객이 많은 편입니다. 영화제 상영용이 아닌 정식으로 현지 개봉하는 일본 영화/애니메이션을 시네마 21도 특별히 거부할 이유가 없으니 한국 영화보다는 관객 접근성이 더 유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 2024년 CGV 인도네시아의 아시아 영화 개봉 현황
(2025년 5월 8일 기준)
국가 편수 관객수 편당 평균 관객수
한국 49 1,090,411 22,253
태국 14 760,925 54,352
일본 43 745,052 17,327
인도 25 42,364 1,695
중국 7 20,935 2,991
베트남 2 3,033 1,517
대만 2 1,606 803
말레이시아 1 1,526 1,526
143 2,665,852 18,642
※ 출처: CGV Cinemas(2025. 5. 7)

과거 인도 영화가 인도네시아에서 꽤 각광받았지만 요즘은 열기가 크게 줄어든 것 같습니다. 수입 상영되고 있는 아시아 영화의 물량이나 관객 반응, 흥행 현황, 추이 등에 대해 간단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인도 영화의 경우 최근 배급사도 크게 줄었고 CGV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도 영화를 70개 상영관 중 세 개 정도만 할애하고 있습니다. 다른 국가의 영화가 약진하면서 과거 인도 영화의 매력이 그만큼 희석됐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의 영화도 그리 선전하고 있지 못합니다. <파묘>와 <할머니가 죽기 전 백만장자가 되는 법> 등이 크게 흥행했지만 이를 예외적인 경우로 두고 그 나머지의 평균을 살펴보면 관객이 특별히 증가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2024년에는 물의를 빚은 영화가 몇 편 있었는데요. 신성 모독의 이유로 영상검열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 <끼블랏(Kiblat; 이후 타굿(Thaghut)으로 제목 변경)>과 경찰과 피해자 측에게 모두 곤혹스러운 일이 발생했던 <피나: 이레가 지나기 전에(Vina: Sebelum 7 Hari)>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혹시 상영관으로 민원이 제기되는 경우도 있나요?
상영관에서 관련 문제에 대한 항의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영화 제작사에 화살이 향하죠. <끼블랏>의 경우 종교적 부분이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여졌고 이로 인한 논란이 세일즈포인트로 활용되지 못한 것은 그간 쏟아진 부정적 코멘트와 비난을 결국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끼블랏>은 '기도의 방향'을 뜻하는 신성한 단어를 호러 영화의 제목으로 차용한 지점에서 이미 신성 모독 소지를 지녔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피나: 이레가 지나기 전>은 모든 논란이 세일즈포인트가 되면서 관객 증가로 귀결됐죠. 

올해 한국 드라마 <사내맞선>의 리메이크 영화 이 남자 주인공(강태무 역)에 캐스팅된 인도네시아 배우 아비자르 알-기파리(Abidzar Al-ghifari)의 망발로 한류 팬들의 보이콧을 당해 조기 종영됐습니다. 당시 분위기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의 CGV 인도네시아 기준 관람객은 5,000명이며 전체적으로는 2만 874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5년 2월 6일 개봉한 해당 영화는 원작 시리즈를 일부러 보지 않았다는 남자 주인공의 오만함과 영화가 원작에 충실하기를 기대한 한류 팬들이 충돌했으나 남자 주인공이 한류 광신도들은 필요 없다는 식의 발언으로 불에 기름을 부어 일반 관객들도 보이콧에 동참하게 됐던 사례인데요. 개봉 이틀 만에 관객이 급격히 줄었으며 결국 11일 만에 상영 중단됐습니다. 

인도네시아 전국 상영관 현황 관련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시네마 21이 2024년 상영관을 대폭 확충한 것은 상장 당시 매년 100개씩 상영관을 늘려 가겠다고 한 약속을 준수한다는 측면에서 2선, 3선 도시에 공격적으로 확정해 나가는 것이며 이를 뒷받침할 자금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습니다. CGV 인도네시아의 경우에도 지방도시에 유력한 장소가 나온다면 얼마든지 네트워크를 확충할 것이며 일단 올해 하반기 상영관 한곳을 확충할 계획입니다. 한편 2024년 12월 출범한 샘스 스튜디오는 외화를 상영할 설비를 갖추지 못한 로컬 영화 전용 상영관입니다. 영화관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3선 도시 위주로 입점해 메이저 상영관 체인이 시장점유율 경쟁 상대로 인식하지 않는 분위기죠. 영화 팬들의 로컬 영화 선호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지금 티켓 가격을 1~2만 루피아 정도로 너무 낮게 책정하면 시장에 여파가 일 수도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일괄 3만 루피아(약 2,500원)로 책정된 가격은 샘스 스튜디오도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인 이상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인도네시아 전국 상영관 현황
상영관 브랜드 상영관 스크린 소재 시/군
시네마 21(Cinema XXI) 261 (+16) 1,367 (+64) 73 (+4)
CGV 시네마스(CGV Cinemas) 71 (-2) 405 (-11) 36 (-1)
시네폴리스(Cinepolis) 56 282 (+2) 38
뉴스타 시네플렉스(NSC) 33 (+5) 71 (+12) 31 (+4)
플래티넘(Platinum) 16 (+3) 49 (+9) 16 (+3)
무미막스(Movimax) 3 12 2
플릭스(Flix) 4 26 2
꼬타시네마(Kota Cinema) 6 23 (+2) 5
다코타(Dakota) 3 11 2
샘스 스튜디오(Sam’s Studio) 18 (+18) 65 (+65) 18 (+18)
기타 독립영화관 18 (+2) 65 (+5) 18 (+2)
489 (+42) 2,362 (+148) 148(+15)
※ 출처: CGV Cinemas(2025. 5. 7)

일부 보도는 2024년 로컬 영화 관객수가 8,500만 명에 육박했으며 로컬 영화와 수입 영화의 관객비가 7:3 정도였다고 밝혔습니다. CGV 인도네시아가 파악하고 있는 비율은 어떠한가요?
CGV 인도네시아 관객수 기준으로는 로컬 영화 62%, 수입 영화 38%입니다. 2024년 전국 실적 로컬 영화 관객수 추정치는 1,200만 명으로 비중 67%에 달합니다. 

로컬 애니메이션은 그간 100만 명도 돌파하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올해 로컬 애니메이션 <점보(Jumbo)>가 이례적으로 900만 관객을 들이며 크게 흥행한 요인과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나정훈 법인장) 여러 가지 관건이 있겠지만 더빙 문제가 수입 애니메이션 흥행 부진의 원인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한국 애니메이션인 2024년 <아기상어 극장판: 사이렌 스톤의 비밀>의 경우 최종 관객수가 8,000명 정도였고, 2025년 개봉한 <퇴마록>은 2,000명 수준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 당국에서는 2024년부터 전국 상영관 영화 티켓 가격 및 영화세 일원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압니다. 가능한 일이라 보시나요? CGV 인도네시아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과거 지역에 따라 30% 넘게도 징수하던 영화세가 이제 전국적으로 티켓 가격의 10%로 통일된 것은 확인됩니다. 영화 티켓 가격을 전국적으로 일원화한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는 실현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영화세는 지방세로 자카르타에서는 영화 티켓 가격의 10%를 주정부에 내는 것으로 압니다. 그런데 이제 국립영화제작소(PFN)가 전국 영화세를 관리하고 이를 재원으로 영화 제작사나 영화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시스템으로 변경된다고 하는데요. 현 상황은 어떤가요?
영화 상영관 입장에서는 여전히 지방세로 납부하고 있으므로 그렇게 납부된 영화세가 어떻게 운용되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쁘라보워 행정부 출범 후 영화 관련 부처로 뜨꾸리프키 하르샤 장관의 창조경제부와 파들리 존 장관의 문화부가 분리됐습니다. 한쪽은 정책 결정, 다른 한쪽은 영화 인력 육성 및 지원 등의 실무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CGV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들 부처들과 어떤 일을 하시나요? 신생 부처와의 업무 혼선이나 중복, 충돌 등의 문제는 없나요?
CGV 인도네시아는 현지 정부 부처와 별다른 문제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CGV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상영관 체인 전체가 바라는 바는 현재 법으로 금지돼 있는 스크린 상영 영화의 더빙이 풀리는 것입니다(극장용 애니메이션이 TV에서 방영되는 경우에는 더빙이 가능). 이는 상영관보다도 제작사 측의 숙원이기도 하나 지난 정부까지도 이를 불허했습니다. 더빙 금지는 해외 애니메이션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크게 흥행하지 못하는 큰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번 정권의 관련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더빙 관련 결정권을 가진 주무 부처는 초중등교육부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파묘>의 성공 이후 인도네시아 제작사와 공동 제작을 추진하고자 하는 한국 영화 관계자들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진행되고 있는 한국-인도네시아 공동 제작 건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하눙 브라만티요 감독의 영화 <사랑해요, 니사>가 한국인 배우를 기용해 제작 중이라는 소식은 소문이 돌고 있지만 자세한 내용이나 개봉 예정일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네마 21, 시네폴리스 등 다른 메이저 영화 상영관 체인이 있음에도 한국-인도네시아 영화 페스티벌(KIFF)를 위시해 호주, 일본, 태국, 이탈리아 등의 대사관이 인도네시아에서 주최하는 해당국의 영화 페스티벌은 물론 자카르타 주정부와 문화부가 주최하는 자카르타 필름 위크(Jakarta Film Week) 등의 행사장으로 CGV 인도네시아를 선택하고는 합니다. 이는 시네마 21의 경우 대부분 표준화돼 유연하지 못하고, 시네폴리스는 주요 도시 하드웨어가 뒷받침되지 않는 것에 비해 CGV 인도네시아는 유연성(포토월 설치 등 주최 측의 특별 요구 수용), 주요 사이트에서 행사를 개최할 만한 상영관 하드웨어 요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입니다.

통신원 정보

성명 : 배동선[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인도네시아/자카르타 통신원]
약력 : PT. WALALINDO 이사, 작가, 번역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