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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동향
2025년 제10호
영국
2025 제10호-[영국] '2025 데이터 사용 및 접근법(Data Use and Access Act 2025)' 제정(이정은)
1. 개요
영국 정부는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데이터 접근, 공유 및 규제 방식을 현대화하기 위해 데이터사용및접근법(Data Use and Access Act, 이하 ‘데이터법’)을 도입하였다. 이 법은 데이터가 핵심 자원인 디지털 경제에서 입법적 명확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마련되었으며, 특히 AI 및 데이터 기반 산업의 혁신을 촉진하는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 지식재산권 및 공공 신뢰에 대한 적절한 보호 조치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의회 심의 과정에서 상원(House of Lords)은 AI 모델 제공자의 저작권 준수를 의무화하는 법안 수정안을 제안하였으나 하원의 반대로 최종 법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결국 본 법안은 일부 쟁점 사항을 유예한 채, 2025년 6월 19일, 왕실 비준을 거쳐 정식 법률로 확정되었다.
2. 저작권 관련 논의 경과
법안은 상원의원 비번 키드론(Beeban Kidron)이 발의하였으며, AI 모델이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권리자들 사이에서 커짐에 따라, 상원은 저작권 준수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2025년 1월에 상원을 통과한 해당 수정안은 다음 세 가지 내용을 포함하였다. ① AI 개발자는 모델 학습에 사용한 저작물을 공개함으로써, 권리자가 자신의 저작물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었는지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② 웹 크롤러 및 범용 AI 모델 운영자는 『1988년 저작권, 디자인 및 특허법』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명확히 의무화한다. ③ 이러한 준수 의무는 사전 학습(pre-training), 미세조정(fine-tuning), 검색 기반 생성(grounding and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등 AI 모델의 전 생애주기에 걸쳐 적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상원의 수정안은 하원의 반복적인 부결로 인해 최종 법안에는 반영되지 못하고 유예되었다.
하원의 입장은 다음과 같음. ① AI와 저작권 문제는 별도의 입법으로 다뤄야 하며, 저작권 관련 중대한 개혁을 데이터법에 포함하는 것은 충분한 정책 논의 없이 지나치게 선행된 조치가 될 수 있다. ② 저작권 관련 내용을 포함한 상원의 수정안은 공적 집행 매커니즘을 요구함으로써 공공 재정에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 ③ AI 학습을 위한 데이터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미국, 일본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영국의 AI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산업적 우려가 있다. 결과적으로, 최종 법안은 즉각적인 입법 조치보다 정책 평가와 보고에 기반한 유예적 접근을 선택한다.
3. 저작권 관련 주요 내용
데이터법 제135조부터 제137조까지는 AI 학습에 있어 보호받는 저작물의 사용과 관련된 정책 수립을 위한 사전 검토 및 보고 의무를 규정하였다.
① 제135조(경제적 영향 평가)는 국무장관(Secretary of State)에게 법안 통과일로부터 9개월 이내에 ‘저작권과 AI : 설문 조사(Copyright and AI : Consultation)’ 섹션 B.4에 제시된 네 가지 정책 옵션*에 대한 영국 내 경제적 영향을 평가하고 이를 공표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평가는 저작권자뿐만 아니라 AI 시스템을 개발 및 이용하는 개인, 중소기업, 중견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해야 하며, 대안적 정책 옵션에 대한 분석도 포함될 수 있다.
② 제136조(정책 보고서)는 국무장관에게 법안 통과일로부터 9개월 이내에 AI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저작물 사용에 관한 정책 보고서를 작성하여 의회에 제출할 것을 요구한다. 보고서에는 메타데이터를 활용한 통제 수단, 웹 크롤러 기반 데이터 접근 방식, 텍스트 및 데이터 마이닝(TDM)에 대한 법적 영향, 라이선스 절차 그리고 규제기관을 통한 집행 방안 등 정책 옵션별 기술적·제도적 접근 방안이 포함되어야 한다.
③ 제137조(진행 상황 보고)는 법안 통과 후 6개월 이내에 국무장관이 제135조에 따른 경제적 영향 평가와 제136조에 따른 정책 보고서의 작성 진행 상황을 의회에 보고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4. 결론 및 시사점
이번 법안에 대한 논의는 AI 산업의 성장과 함께, 저작권 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영국 입법부 내 갈등과 타협의 과정을 보여준다. 특히 창작자 권리 보호를 위한 투명성 확보와 산업계의 현실적 요구사항들을 조화시키기 위한 정치적 조정과 입법 전략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