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굿즈 시장의 확장세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케이팝 아이돌 굿즈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공간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케이팝 앨범만을 취급하는 매장이 많았다면 이제는 티셔츠, 인형, 피겨 등 다양한 굿즈를 갖춘 팝업 스토어와 매장이 늘고 있다. 이를 통해 케이팝 소비문화가 일상 속으로 더욱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최근에 쇼핑몰을 중심으로 케이팝 팝업 스토어가 자주 열리고 있는 것을 체감한다. 지난 10월 10일부터 19일까지는 쿠알라룸푸르 대표 쇼핑몰 '더 익스체인지 TRX(The Exchange TRX)'에서 방탄소년단 팝업 스토어 'BTS POP-UP KL: THROUGH THE TIMES'가 열렸다. 이곳은 지난 6월 블랙핑크 로제의 팝업 스토어가 열렸던 쇼핑몰이기도 하다. 팝업 스토어에서는 앨범만이 아닌 응원봉, 피겨 인형 등 약 700종에 달하는 방탄소년단 굿즈를 판매했다. 말레이시아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장소 좀 알려주세요(@roselina.rose)", "친척 선물로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상품을 사야겠다(@giarashid)" 등의 반응을 남기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 방탄소년단 팝업 스토어 – 출처: KL.Foodie 틱톡 계정(@kl.foodie)>

지난 8월 20일에는 케이팝 아이돌 그룹 세븐틴(SEVENTEEN)의 미니어처 캐릭터인 미니틴(MINITEEN) 굿즈를 처음 선보이는 팝업 스토어(MINITEEN HOUSE PARTY)가 열렸다. 선웨이 피라미드(Sunway Pyramid) 쇼핑몰에서 9월 7일까지 운영된 이 팝업 스토어는 세븐틴 공식 캐릭터인 쵯체리(Choitcherry), 쫑토람(Jjongtoram), 샤슴이(Shuasumi), 열닫잠(O.C.L), 탐탐(Tamtam), 폭덩이(Foxdungee), 뾰풀이(Ppyopuli), 디팔이(THEpalee), 김자(Kimja), 도아(Doa), 뿌귤이(Bboogyuli), 논버(Nonver), 찬달이(Chandalee) 등의 캐릭터 상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 캐릭터들은 2024년 발매된 앨범 공개와 함께 처음 선보인 것이라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말레이시아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인형이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다(@cyn_thia_xl)", "탐탐 인형이 너무 갖고 싶다(@nrsfyashua)"와 같은 반응을 남기며 캐릭터 인형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 세븐틴 캐릭터 굿즈를 처음 선보인 팝업 스토어 – 출처: 말레이시아 인스타그램 사용자 계정(@shuba.g) >

아이돌 굿즈를 수도권이 아닌 지방 도시에서도 볼 수 있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자동차로 약 5시간 거리에 있는 페낭에서 10월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로제 팝업 스토어가 운영 중이다. 로제의 곡 <아파트(APT.)>가 말레이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었기에 팝업 스토어에서는 술잔을 비롯한 열쇠고리, 핸드폰 케이스 등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팝업 스토어를 찾은 방문객 리쿤(Li Koon)은 통신원과의 인터뷰에서 "가방에 달 수 있는 열쇠고리를 사고 싶어 방문했다. 블랙핑크의 오랜 팬으로 로제의 <아파트(APT.)>를 즐겨 듣는다. 노래가 신나고 활기차서 열쇠고리를 달고 다니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다"라며 팝업 스토어 방문한 이유를 설명했다. 

< 지방 도시에서 열린 로제 팝업 스토어 - 출처: 통신원 촬영 >

팝업 스토어뿐만 아니라 케이팝 전문 매장에서도 케이팝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페낭의 한 매장에서는 앨범만이 아니라 포토카드, 열쇠고리, 카드지갑 등 다양한 아이돌 상품을 취급하고 있었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케이팝 시장 흐름에 맞춰 신제품 출시 주기가 매우 짧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매장 전면에는 '곧 상품 도착(Coming Soon)'과 '신상품(New Arrival)' 알림판이 있었다. 이를 통해 단일 상품을 오래 판매하기보다는 케이팝 아이돌의 컴백 및 굿즈 출시 일정에 따라 매주 새로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매주 새로운 아이돌 굿즈를 판매하는 한 케이팝 전문 매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처럼 아이돌 굿즈 시장이 확대되어 현지 매체도 이러한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대표 언론인 ≪말레이 메일(Malay Mail)≫은 '뉴진스(NewJeans) 티셔츠부터 제니 선글라스까지: 케이팝 팬들은 왜 아이돌 상품에 빠졌나(From NewJeans T-shirts to Jennie's sunnies: Why K-pop fans are obsessed with buying their idols' merchandise)'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러한 현상을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케이팝 팬들은 단순한 소비를 넘어 아이돌 상품을 구매하는 경험 자체를 즐기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아이돌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있다고 분석한다. 굿즈를 소지하는 행위가 평상시에도 아이돌과 함께한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에서 확산되고 있는 아이돌 굿즈 구매 열풍은 팬들의 정서적 만족과 유대감 강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팝업 스토어와 굿즈 판매점은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도시로까지 확대되며 한류는 점점 일상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통신원이 기억하기로는 2010년대 후반은 말레이시아나 다른 국가에서 제작한 부채, 쿠션 등 비공식 상품이 주로 유통됐다. 이후 케이팝 음원을 판매하는 전문 매장이 늘어났고 코로나19 이후에는 공식 굿즈 팝업 스토어가 꾸준히 증가했다. 2025년인 현재는 지방에서도 팝업 스토어가 열리고 있으며, 음원뿐 아니라 다양한 굿즈를 공식 취급하는 시장으로 성장했다. 아이돌 활동 주기와 긴밀히 연동되며 말레이시아에서의 케이팝 소비문화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변화해갈 것이다. 그렇기에 앞으로 케이팝 확장의 속도와 방향은 어떻게 전개될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류가 어떻게 일상 속에 깊이 스며들지 기대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The Smart Local Malaysia≫ (2025. 10. 13). There’s A BTS Pop-Up At The Exchange TRX Till 19th Oct, Shop Past Album Merch & Puzzles,
https://thesmartlocal.my/bts-the-exchange-trx/
- ≪The Smart Local Malaysia≫ (2025. 08. 21). 
Seventeen’s MINITEEN Pop-Up Is Now Open At Sunway Pyramid With Merch Like Customisable Keychains & Mood Lamps,
https://thesmartlocal.my/seventeen-miniteen-malaysia/
- ≪Malay Mail≫ (2024. 07. 21). From NewJeans T-shirts to Jennie's sunnies: Why K-pop fans are obsessed with buying their idols' merchandise,
https://buly.kr/CM0P0jf
- KL.Foodie 틱톡 계정(@kl.foodie), https://www.tiktok.com/@kl.foodie
- Starlight Store 인스타그램 계정(@starlightkstore_my), https://www.instagram.com/starlightkstore_my/
- 말레이시아 틱톡 사용자 계정(@roselina.rose), https://www.tiktok.com/@roselina.rose
- 말레이시아 틱톡 사용자 계정(@giarashid), https://www.tiktok.com/@giarashid
- 말레이시아 틱톡 사용자 계정(@nrsfyashua), https://www.tiktok.com/@nrsfyashua
- 말레이시아 인스타그램 사용자 계정(@shuba.g), https://www.instagram.com/shuba.g/
- 말레이시아 인스타그램 사용자 계정(@cyn_thia_xl), https://www.instagram.com/cyn_thia_xl/

통신원 정보

성명 : 홍성아[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말레이시아/쿠알라룸푸르 통신원]
약력 : USM(Universiti Sains Malaysia) 전략적 인적자원관리(SHRM)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