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중심부 호안끼엠(Hoan Kiem) 호수 인근의 호금 오페라하우스(Hồ Gươm Opera) 앞에는 공연 시작 전부터 긴 줄이 이어졌다. 현지 관객들과 교민, 외국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입장을 기다렸고, 로비 한편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한국 전통 모자 '갓'을 직접 써보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국 창작발레 <갓>은 2026년 5월 27일 하노이 호금 오페라하우스에서 처음 막이 올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과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이 공동 주관한 이번 공연은 약 75분간 진행됐으며, 윤별, 박소연을 비롯한 한국 무용수 20명이 무대에 올랐다.

< 코리아시즌 2026 창작발레 '갓' 공연 현장-출처: 통신원 촬영 >
특히 이번 공연은 <코리아시즌 2026> 베트남의 서막을 알리는 첫 무대이기도 했다. <코리아시즌>은 한국 문화예술의 확산을 위해 공연, 전시, 인적교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지 관객의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와 호감을 높이고, 양국 간 문화 교류 활성화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베트남에서 그 첫 무대를 장식한 작품이 바로 창작발레 <갓>이었다. 한국 전통 관모(冠帽)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갓이 지닌 기품과 상징을 발레라는 현대적 예술 언어로 풀어낸 공연으로, 무대는 하나의 거대한 '갓의 서사'처럼 구성됐다.

< 코리아시즌 2026 창작발레 ‘갓’ 공연 현장-출처: 통신원 촬영 >
공연은 웅장한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군무로 막을 올랐다. 이후 흑립(여), 주립, 정자관, 삿갓, 패랭이, 족두리, 흑립(남), 문인화, 갓일로 이어지는 각 장은 모두 한국 전통 모자의 이름을 제목으로 삼았다. 서로 다른 갓의 형태와 쓰임새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며, 무대는 처음부터 끝까지 '갓'으로 가득 채워졌다.

< 코리아시즌 2026 창작발레 '갓' 공연 소개 - 출처: 코리아시즌 2026 공식 페이스북 계정(@Korea-Season) >
조명과 장단, 그리고 몸짓… 무대 위에서 살아난 '갓' 무용수들의 움직임은 발레 특유의 절제된 선을 유지하면서도 한국 전통 춤의 호흡과 리듬을 자연스럽게 품고 있었다. 특히 주요 장면마다 등장하는 사물놀이 장단은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발레의 흐름 속에 한국 문화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북과 장구, 꽹과리의 리듬이 무용수들의 동작과 정확히 맞물릴 때마다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탈춤을 연상케 하는 어깨춤의 흥 위에 발레의 섬세한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겹치면서, 무대는 한국의 멋과 흥을 고스란히 담아낸 전혀 새로운 발레가 되었다. 조명 연출 역시 인상적이었다. 붉은빛과 청색 조명이 장면마다 교차하며 각 관모가 지닌 분위기와 감정을 세밀하게 살려냈고, 검은 갓의 실루엣은 조명 아래에서 더욱 선명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무용수들이 갓을 손에 들거나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순간마다 무대 전체가 하나의 설치미술처럼 보일 정도였다. 현장에서 가장 높은 반응을 끌어낸 장면은 남성 무용수들의 군무였다. 빠른 회전과 점프, 고난도 동작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졌지만 흐트러짐은 거의 없었다. 강한 에너지와 절제된 움직임이 동시에 살아 있었고, 무용수들의 호흡이 맞아떨어질 때마다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마지막 장인 ‘갓일’에서는 모든 무용수가 함께 무대에 올라 역동적인 단체 군무를 선보이며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서로 다른 '갓'의 형상과 움직임이 하나의 흐름으로 합쳐지는 장면은 공동체의 화합과 연결을 상징하듯 펼쳐졌다. 피날레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긴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 현장에 참여한 관객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 현장 인터뷰

< 팜카인린 (Phạm Khánh Linh) 베트남 힙합·현대무용 안무가 - 출처: 통신원 촬영 >
1. 오늘 한국 창작발레 <갓> 공연을 직접 보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 정말 너무 훌륭했습니다. 무대 위의 무용수들부터 음악, 조명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어요. 정말 완벽한 공연이었고, 저 역시 오늘 공연단에 대해 굉장히 놀랐습니다. 공연이 끝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설레고 흥분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2. 공연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나 연출이 있으셨나요? " 사실 오늘 모든 장면들이 각각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특히 남성 무용수들의 군무 장면이 정말 좋았습니다. 오늘 남성 무용수들의 장면이 굉장히 많았는데, 모든 장면에서 무용수들의 노력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공연한 남성 무용수들을 매우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들은 강인한 에너지와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었고, 매우 어려운 기술 동작과 표현들을 완벽하게 소화해냈습니다." 3.한국 전통 모자인 ‘갓’을 발레 동작과 무대로 표현한 점은 어떻게 보셨나요? " 많은분들이 아시겠지만, 조금 넓게 이야기하자면 한국의 '갓' 이미지는 베트남의 전통 모자인 '논(nón)'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나라 모두에서 모자는 일상 문화뿐 아니라 정신적·전통적 문화 속에도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우리는 모두 아시아 문화를 공유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모자가 '보호'와 '포용'을 상징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두 나라의 문화를 발전시켜 온 중요한 상징이기도 하고요. 오늘 한국 무용단은 한국 전통 모자인 '갓'을 통해 역사부터 현대적인 발전 요소까지 함께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현대적인 요소 속에서도 전통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오늘 공연을 통해 베트남 역시 앞으로 자국의 예술 발전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

< 비아자르 칼리시아 (Viazar Khalicia) 하노이 거주 말레이시아 학생 (10학년) - 출처: 통신원 촬영 >
1. 오늘 한국 창작발레 <갓> 공연을 직접 보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 공연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보는 내내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정말 훌륭했고, 공연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매우 분명했고, 곳곳에 한국의 모습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 2. 공연 가운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나 연출이 있으셨나요? " 무용수들이 모두 함께 어우러지는 군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장면은 한국 문화 공동체의 화합과 하나 됨을 상징하는 것처럼 느껴졌고, 정말 놀랍고 감동적이었습니다. " 3. 한국 전통 모자인 '갓'을 발레 동작과 무대로 표현한 점은 어떻게 보셨나요? " 공연 전에는 '갓'에 대해 잘 알지 못했는데, 무언가 멋진 상징처럼 보였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니 '갓'이 한국 문화를 정말 잘 상징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전통적인 한국 문화가 서양의 발레와 대비되면서 표현되는 모습이 인상 깊었고, 그 조화가 매우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 전통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문화 이번 <갓> 공연은 단순한 전통문화 소개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공연은 전통을 과거에 머무는 유산이 아닌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해석하면서도, 전통이 지닌 본질과 정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웅장한 언어로 풀어냈다. 이를 통해 베트남 관객을 비롯한 외국인들도 한국 전통문화를 한층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사물놀이 장단과 발레의 결합, 그리고 ‘갓’이라는 전통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구성은 한국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베트남 관객들이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공감하도록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갓을 각각의 발레 장면과 움직임으로 표현한 연출은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새롭게 보여주며 공연의 또 다른 볼거리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코리아시즌 2026> 사업을 통해 2026년 한 해 동안 베트남 전역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이어질 예정이다. 공연과 전시, 축제 등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한국과 베트남의 예술가와 관객이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는 문화의 장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창작발레 <갓>은 지난 5월 23일 태국 방콕 공연에 이어 하노이에서 베트남 첫 무대를 선보였다. 이를 시작으로 전시, 클래식, K-라이브 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차례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 코리아시즌 2026 창작발레 '갓' 공식 포스터 - 출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제공 >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코리아시즌 2026 공식 페이스북 계정(@Korea-Season), https://buly.kr/9tD0DXS
- 코리아시즌 2026 공식 홈페이지, https://www.koreaseason.co.kr/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https://kofice.or.kr/www/main.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