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변화의 속도가 빠른 요즘, 여러 나라에서 자국 후손들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다양한 전통문화를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노후화된 문화유산은 복원하는 등의 노력을 기하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최근 미얀마의 언론을 보면 미얀마의 문화 위기에 대한 글들이 많이 보인다. 경제가 어려워지니 예술가들과 전문가들이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들고 그러다 보니 제자 육성이 어렵다는 문제들이 맞물려 악순환이 되고 있다.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전통문화를 지키고 보존할 수 있을지가 미얀마 내에서는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첫 번째는 7월 27일, 미얀마 유명 일간지 《엔피 뉴스(NP News)》에 보도된 내용으로 ‘양곤(Yangon)의 대표 명소 보족(Bogyoke)시장, 전통 기념품 상점 폐업 증가’라는 제목의 기사다. 미얀마에서 외국인들과 현지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전통시장이 바로 이 보족시장이다. 이 보족시장은 과거 스콧마켓(Scott Market)으로 불렸고 금과 은 자수, 세공품, 각종 보석류, 목조 조각상, 유화와 같은 그림, 칠화(옻칠 그림), 수제 전통 민족 의상 및 기념품 판매점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약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미얀마에 온 관광객들이 필수로 방문하는 코스 중 하나다. 이런 유서 깊은 시장 내 폐점이 늘어난다는 것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주요 내용은 코로나19와 미얀마 비상사태 선언 이후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보족시장에서 미얀마 전통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의 매출이 단순히 감소한 수준이 아니라 절반 가까운 숫자가 폐업을 했다고 한다. 또한 폐업한 상점들은 대부분 직원들의 급여와 매장 임대료에 대한 애로로 인해 온라인 판매로 전환하였다고 한다. 이에 보족시장에서는 이런 애로를 타파하고자 오는 10월에 보족시장 개장 1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관광객들이 다시 증가하기를 희망한다고 한다. 또한 이번 100주년 행사는 1926년에 설립된 보족시장의 건축 양식과 역사적 가치를 되돌아보고, 문화예술 유산을 현재의 젊은 세대가 소중하게 여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보족시장의 역사를 소개하는 역사관 전시, 1930년~90년대까지 시대별 의상 전시, 전통악기를 활용한 공연, 각 민족의상을 입고 사진 촬영을 하는 체험을 준비한다고 한다.
< 미얀마 보족시장 전통 기념품점의 폐점 위기와 관련된 기사 - 출처: ‘엔피 뉴스(NP News)’ 웹사이트 >
두 번째로는 일전에 미얀마의 욕 떼이(Yoke Thay, 마리오네트)로 불리는 인형극과 관련하여 무대가 줄어들고 후손이 없다고 미얀마 내에서 보도된 바 있는데, 이번에는 그 문화를 복구시키는 노력에 관한 기사가 보도되었다. 미얀마 유명 일간지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Global New Light of Myanmar)》에 의하면 욕 떼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전통 미얀마 욕 떼이 토크쇼(Traditional Myanmar Marionette Talk Show)’가 열렸고 이 전통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국립예술문화대학교 및 기업들과의 협력과 지원을 바라는 내용이었다. 또한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는 이번 7월 27일에 100년이 넘는 역사적인 건축물로도 유명한 와지야 국제 예술극장(Waziya International Standard Performing Arts Theatre)가 복원 및 재개관하면서 이 극장에서 욕 떼이 공연을 정기적으로 할 것이라 알렸다. 이 국제 예술극장은 보자르(Beaux-Arts) 양식의 높은 평가를 받는 문화유산 건축물로, 재개관하면서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이며 국제 수준의 공연예술극장으로 새롭게 단장하였다고 한다. 대통령은 이곳을 직접 방문하여 “미얀마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고 국가 정체성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이고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새로운 문화 명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영화 상영, 연극, 전통극, 마리오네트, 무용 및 음악 공연 등 다양한 예술 행사를 개최하는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운영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 미얀마 와지야 국제 예술극장의 욕 떼이 정기공연 계획 기사 - 출처: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 웹사이트 >
현재 미얀마의 문화가 정치, 경제 상황과 맞물려서 사라질 위기를 맞이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유사한 노력을 했던 경험들이 있다. 그중 민속촌을 예로 들 수 있다. 그전의 우리나라 민속촌은 주로 사극의 촬영지로 활용되거나 혹은 조상들의 살아간 공간을 단순히 관람만 하는 고정된 공간이었다면 지금은 민속촌은 크리에이터나 연예인을 통해서 신나고 재밌는 놀이나 체험을 제공하는 체험형으로 변화함으로써 관광객과 내국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전통시장이나 관광지들도 그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나 주요 특산물을 음식, 관광품 등 상품 가치가 있는 것들을 개발하여 관광객을 끌었다. 또한 한국에서 진행하는 한복 체험은 무척 인기가 높아 미얀마에서도 잘 알려져 있을 정도로, 보족시장에서도 이에 영향을 받아 전통의상 체험을 준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판소리 같은 경우에도 그전에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던 지루한 노래로 인식되었지만 최근 <수궁가> 중 한 대목인 <범 내려온다>를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한국의 젊은이들과 외국인들에게 판소리의 위대함을 보여준 바 있다. 이처럼 전통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대인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부분도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미얀마의 유네스코에 등재된 바간(Bagan)유적 보존, 복원 등을 위한 장비 사업을 한 경험이 있으며,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으로 미얀마 문화예술역량 지원 사업을 진행한 경험도 많다. 그러므로 앞으로 이런 전통문화를 현대화하여 보존하고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사업에 대하여 한국과 미얀마가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지점이 있을 것이다. 물론 미얀마가 문화나 종교와 관련된 인식이 매우 보수적인 면이 있어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자국의 문화가 소멸 위기에 처한 지금 시점에서는 매우 중대한 관심사가 될 것이다. 한국에 대한 미얀마의 상당한 우호적인 태도를 통해 세계화에 성공한 한국문화의 각종 사례들을 미얀마에 알려준다면 추후 미얀마의 현대화된 전통문화를 우리나라에서 만나볼 수 있는 쌍방교류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처럼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미얀마 정부와 각종 단체들이 노력하는 모습을 기사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이 외에도 미얀마의 문화유산 마하무니 파고다(Mahamuni Pagoda)가 지진으로 인해 무너졌던 것도 전통 방식으로 복원하고 있다는 기사 등 문화가 사라져가는 위기 속에서도 미얀마 내부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색하는 것들이 눈에 띈다. 이런 전통은 한번 사라지면 쉽게 복원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지인들에게 먼저 이런 프로그램이 홍보되고 알려져 소비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또한 이런 전통극이나 전통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관광객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미얀마에 쉽게 올 수 있도록 하는 관광상품이나 비자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고 미얀마에 대한 인식이 변화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정부의 노력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세계로 나아가는 미얀마’도 중요하지만 ‘문화 정체성을 잘 지키는 미얀마’도 앞으로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문화를 잘 보존하여 정체성을 잘 지키는 미얀마가 되길 바란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엔피 뉴스(NP News)》 (2026. 07. 27). ရန်ကုန်မြို့ ၏ အထင်ကရ ဗိုလ်ချုပ်ဈေးရှိ ရိုးရာလက်ဆောင်ပစ္စည်းဆိုင်များ ,ပိတ်သိမ်းမှု မြင့်တ,က်လာ
https://www.npnewsmm.com/news/6a671d8c63af30178b146668
- 《글로벌 뉴스 라이트 오브 미얀마(Global New Light of Myanmar)》 (2026. 07. 23). Weekly marionette performances to be featured at soon-to-reopen Waziya Cinema,
https://www.gnlm.com.mm/weekly-marionette-performances-to-be-featured-at-soon-to-reopen-waziya-cinema/
- 《글로벌 뉴스 라이트 오브 미얀마(Global New Light of Myanmar)》 (2026. 07. 20). Traditional Myanmar Marionette Talk Show held,
https://www.gnlm.com.mm/myanmar-traditional-marionette-talk-show-held/
- 《일레븐 미얀마(Eleven Myanmar)》 (2026. 07. 27). President Opens Restored Historic Waziya Theatre as International-Standard Performing Arts Venue,
https://elevenmyanmar.com/news/president-opens-restored-historic-waziya-theatre-as-international-standard-performing-ar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