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드라마 제작 편수가 최근 크게 감소한 가운데,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을 중심으로 북유럽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비 상승과 스트리밍 서비스의 신규 가입자 증가 둔화로 현지 제작 환경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 북유럽 드라마의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스웨덴 매체 ≪다겐스 메디아(Dagens Media)≫가 분석업체 메디아비혼(Mediavision)의 최근 통계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웨덴에서 제작된 드라마 시리즈와 극장 개봉 없이 스트리밍 플랫폼에 직접 공개되는 영화의 수는 2024년 40편에서 2025년 29편으로 감소했다. 1년 사이 약 30% 줄어든 것이다. 유럽과 북유럽 전체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유럽 및 북유럽의 영상 콘텐츠 제작량은 정점을 기록했던 2022년과 비교해 약 5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작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 둔화와 제작비 상승이 꼽힌다. 스트리밍 서비스 간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신규 구독자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플랫폼들이 콘텐츠 제작에 투입하는 비용과 규모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 제작에는 배우와 제작진 인건비, 촬영 및 후반작업 등 다양한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제작비 상승은 현지 영상산업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넷플릭스 영화 관련 예니 스티에른스트뢰메르 비욜크 인터뷰 기사 - 출처: ‘에스브이티(SVT)’ 웹사이트 >
그러나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콘텐츠에 대한 해외 수요까지 감소한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스카이쇼타임 등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들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에서 제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넷플릭스의 북유럽 콘텐츠 전략을 담당하는 예니 스티에른스트뢰메르 비욜크(Jenny Stjernströmer Björk)는 북유럽 드라마의 글로벌 인지도를 강조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 세계 회원의 약 4분의 3이 북유럽에서 제작된 시리즈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유럽 드라마가 단순히 자국 또는 인접 국가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플랫폼들은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는 2025년 스웨덴 작품 <코카 비욘(Koka björn)>에 투자했으며,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역시 <바카(Vaka)>(2026), <블린드스포르(Blindspår)>(2025), <파라디스 시티(Paradis City)>(2025) 등 스웨덴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스카이쇼타임에서도 <베로니카(Veronika)>(2024), <트리온(Trion)>(2026) 등의 북유럽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
한편 스웨덴 영상산업에서는 새로운 창작자를 육성하기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스톡홀름(Stockholm)의 청년문화기관 프리스후셋(Fryshuset)과 협력해 젊은 영화인들을 위한 ‘필름라벳(Filmlabbet)’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9개월 동안 30명의 젊은 창작자들이 참여해 영화 제작 과정에서 필요한 다양한 역할을 직접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촬영과 제작 과정에서 여러 직무를 경험하며 영화산업에 진입하기 위한 실질적인 경험과 네트워크를 쌓게 된다. 넷플릭스의 북유럽 콘텐츠 책임자인 예니 스티에른스트뢰메르 비욜크는 영화 산업에서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러한 프로그램이 젊은 창작자들에게 업계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스웨덴 영상산업의 변화는 단순한 제작 편수 감소만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하고 제작비가 상승하면서 콘텐츠 제작 방식과 투자 구조가 변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스웨덴뿐 아니라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전체의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국 콘텐츠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작 규모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제한된 제작 환경에서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적인 소재와 정서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문화권의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스웨덴에서 넷플릭스가 젊은 창작자를 대상으로 영화 제작 경험과 네트워크 형성 기회를 제공하는 사례는 콘텐츠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창작 인력의 육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역시 글로벌 콘텐츠 산업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창작자와 제작 인력이 산업에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지속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결국 스웨덴 영상산업의 변화는 콘텐츠 산업이 ‘얼마나 많이 만드는가’에서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얼마나 넓은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가’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작 편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북유럽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한국 콘텐츠 산업 역시 이러한 변화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플랫폼의 확대로 해외 진출 기회가 커진 만큼, 한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만의 문화적 특색을 살리면서도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보편성과 차별성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스웨덴 영상산업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해 제작 방식과 창작자 육성 방식을 새롭게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변화가 한국 콘텐츠 산업에는 어떤 새로운 해외 진출 전략과 협력 가능성을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에스브이티(SVT)≫ (2026. 08. 04). Dramatisk minskning av svenska dramaproduktioner,
https://www.svt.se/kultur/dramatisk-minskning-av-svenska-dramaproduktioner
- ≪에스브이티(SVT)≫ (2026. 06. 24). Här gör svenska ungdomar film med Netflix,
https://www.svt.se/kultur/har-gor-svenska-ungdomar-film-med-netfli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