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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전통의 고베 '중남미 음악회', 새로운 밴드와 관객 참여로 진화하다: 쌍방향 문화교류의 방향성

등록일
2026-08-28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일본

  • 해당 장르

    음악

주요내용

고베에서 열린 ‘중남미 음악회’가 보여준 쌍방향 교류의 방향성
< 고베에서 열린 ‘중남미 음악회’가 보여준 쌍방향 교류의 방향성 – 출처: 통신원 촬영 >
지난 7월 26일, 고베시(神戸市)에 위치한 ‘해외이주와 문화의 교류센터(海外移住と文化の交流センター)’ 5층에서는 ‘제54회 중남미 음악회(第54回中南米音楽会)’가 개최되어 지역 주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해당 음악회는 브라질과 일본 음악의 쌍방향 교류를 만들어 내며 지역교류의 지속성과 새로움의 기반을 확보했다. 이는 단순한 문화행사를 넘어서 해외에서 문화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소비되고 확산될 수 있는 기반 조성과도 연결된다.


무더운 여름이지만 브라질과 일본의 음악 교류를 즐기기 위해 수많은 지역주민들이 방문했다. 해당 음악회는 일본브라질협회(日伯協会)와 고베시가 공동 주최한 행사로, 공연 시작에 앞서 사회자는 “고베와 브라질의 이주 역사를 알리고 문화교류에 힘쓰는 기획으로 음악회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음악회의 개최 장소 또한 이주 박물관의 역사적 가치를 널리 홍보하며 일본과 브라질 간의 교류를 더욱 촉진하기 위한 문화교류센터이다.


고베에서 일본과 브라질의 문화적 교류가 활발한 배경으로는 고베시의 브라질 이주정책이 있다. 일본브라질협회에 따르면, 고베에서는 1908년에 급격한 인구 증가 속에서 브라질 이주정책이 추진되었고, 고베항을 통해 수많은 일본인들이 브라질로 이주했다고 한다. 현재 고베에는 일본계 브라질인들이 조상들의 이주 기록을 문의하기 위해 빈번하게 방문하고 있으며 시에서도 일본과 브라질 간의 교류 확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이처럼 고베는 일본계 브라질인의 역사와 연결된 도시이며,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현재의 문화교류 기반이 되고 있다.


무료입장으로 개최된 음악회는 처음에 정원 50명을 기준으로 선착순 사전 예약을 받았지만,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무려 75명의 지역 주민들이 신청했고 행사 당일에도 객석이 만석이 되었다. ‘중남미 음악회’는 오후 14시부터 16시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행사 당일, 현장에는 50~60대 중심의 주민들이 음악회를 감상하기 위해 참석했으며, 약 2시간 동안 국적과 연령을 뛰어넘어 모두가 음악회를 통해 하나가 되었다.


54년의 전통을 가진 해당 음악회는 올해를 맞아 기존의 밴드에 더해 일본의 새로운 밴드를 게스트로 초청하는 변화를 주었다. 이를 통해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음악적 색채가 드러난 공연을 탄생시켰다. 일본계 브라질인인 크리스티나를 중심으로 한 6인조 밴드인 ‘콘준토 엠피비(Congunto MPB)’에 더해 결성 10주년을 맞이한 ‘보사 유우구레도키(Bossa夕暮れ時)’라는 4인조 밴드가 무대에서 연주했다.
새로운 밴드 출연으로 지역교류의 지속성과 새로움을 확보한 음악회
< 새로운 밴드 출연으로 지역교류의 지속성과 새로움을 확보한 음악회 - 출처: 보사 유우구레도키 공식 페이스북 계정(@bossayugure) >
‘중남미 음악회’의 초청을 받아 출연이 결정된 지난 6월 30일, 보사 유우구레도키의 메인보컬 아베 유미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 게시물을 통해 ‘중남미 음악회’의 공식 포스터를 게시하며 “드디어 역사적인 브라질 음악회에 저희 밴드의 출연이 결정되었다” 며 음악회를 향한 애정과 기대를 드러냈다. 무대에 앞서, 그녀는 “브라질 음악의 깊은 매력과 저희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을 가득 담아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포부를 드러냈다.
보사 유우구레도키(좌)와 콘준토 엠피비(우)가 선보이는 브라질 음악의 다양성
< 보사 유우구레도키(좌)와 콘준토 엠피비(우)가 선보이는 브라질 음악의 다양성 – 출처: 통신원 촬영 >
새롭게 합류한 밴드인 보사 유우구레도키의 공연이 먼저 진행되었고, 약 1시간 동안 보컬인 아베 유미의 청아한 노랫소리와 함께 현란한 피아노 연주, 섬세한 기타 선율, 드럼세트와 함께 다양한 타악기로 노을지는 바닷가를 떠올리게 하는 신선한 음악적 리듬의 조화를 선보였다.


다음으로 콘준토 엠피비는 관객들에게 “브라질과 일본을 이어주는 가교로 다양성이 넘치는 브라질 음악의 매력을 활기차게 전하고 싶다”며 풍부한 음악으로 가득 찬 무대를 선보였다. 또한 일본의 고베와 오사카 등에서 활동하는 브라질, 중남미 음악의 타악기 전문 연주자(퍼커셔니스트)인 토미얀도 게스트로 초청되어 타악기 연주 공연을 진행했다.


또한 브라질 여성 댄서와 함께 하는 삼바 공연과 관객 참여형 연출을 통해 일본인과 브라질계 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무대를 만들었다. 특히 일본에서 브라질로 떠난 이민자들의 심정을 담은 노래인 <바다는 물을 머금고(海は水をたたえ)>를 통해 고베와 브라질의 이주 역사를 음악으로 전달했다. 손수 그려 제작한 달과 창문 등의 소품들과 함께 일상에 지루함을 느낀 여성의 창가에 피어나지 않았던 꽃이 피어난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연주가 시작되었고, 곧 일본인과 브라질인이 함께 발을 구르며 춤을 추고 어울리는 무대가 되었다.
일본 관객들의 공감과 이해를 돕기 위한 배려를 통해 관객과 하나 되는 음악회
< 일본 관객들의 공감과 이해를 돕기 위한 배려를 통해 관객과 하나 되는 음악회 – 출처: 통신원 촬영 >
공연 중에는 일본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배려가 돋보였다. 포르투갈어로 된 노래 내용을 공연 시작 전에 소개하거나 무대의 스크린 화면에 일본어로 곡의 내용을 소개했다. 또한 브라질 음악뿐 아니라 고베와 사랑에 관련된 노래들을 일본어로도 번갈아 부르며 일본 관객들이 음악에 공감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마지막 곡의 경우에는 포르투갈어 가사 자료를 관객들에게 배부하며 함께 노래 부를 수 있도록 시도했다. 또한 포르투갈어를 읽지 못하는 일본인들을 배려해 노래의 코러스 부분인 “라라라 라야라야라야”를 일본어 가타카나 표기로 화면에 띄워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참여장벽을 낮추었고, 이를 통해 모두가 하나 되는 무대의 장을 만들어 냈다.
 쌍방향 문화교류를 만든 ‘중남미 음악회’ 현장
< 쌍방향 문화교류를 만든 ‘중남미 음악회’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러한 새로운 기획은 오랜 전통을 가진 ‘중남미 음악회’가 새로운 세대와 음악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며 지역교류를 확대하고 있다는 사례로 보인다. 전통 있는 행사에 새로운 연주자가 합류했다는 변화는 ‘제54회 중남미 음악회’에 있어 주민이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밴드가 합류한 만큼 마지막 무대에서는 깜짝 합동 공연이 즉흥적으로 펼쳐져 관객으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서로 다른 색깔의 음악성이 어우러지는 무대 속에서 연주자들이 관객 참여를 유도하며 곡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오가! 오가! 오가!”를 외치며 손을 높이 들자, 관객들도 손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이처럼 고베에서 열린 중남미 음악회는 기존의 지역문화 자산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공연자를 받아들이며 전통과 새로움을 동시에 추구했다. 기존 밴드 중심의 공연이 아닌 새로운 밴드와의 결합, 일방적인 음악회 방식이 아닌 관객인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이끄는 무대연출과 언어장벽 개선 등의 노력이 쌍방향 교류를 만들어 내며 지역교류의 지속성과 새로움의 기반을 확보했다.


이 음악회는 브라질 음악을 일본에 일방적으로 소개하는 공연이 아닌, 고베와 브라질 사이의 이주 역사를 현재의 문화교류로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이주 역사를 ‘음악’이라는 문화적 매개를 통해 지역 주민에게 전달한다는 점에서, 과거의 이주 경험을 현재의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문화적 자원으로 활용한 사례로 볼 수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문화예술을 문화적 다양성과 상호이해를 촉진하는 수단으로 바라보는 정책적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청의 문화예술 추진 기본계획에 따르면 국내외 문화적 다양성과 상호이해의 촉진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제시하며 국제문화교류와 지역에서의 문화교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번 음악회는 일본이 국제문화교류를 통해 추구하는 문화적 다양성과 상호이해라는 정책적 방향이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해당 사례와 한국의 문화산업에도 시사점을 준다. 한국 역시 문화적 다양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한국 문화를 단순히 소개하는 것을 넘어 국적과 세대를 초월해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수용할 수 있는 다문화 공생의 문화 경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쌍방향 문화교류의 추진정책 및 현황한국의 쌍방향 문화교류의 추진정책 및 현황
< 한국의 쌍방향 문화교류의 추진정책 및 현황 - 출처: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코리아라운드 컬처’ 웹사이트 >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에서는 ‘코리아라운드 컬처’라는 2026 쌍방향 국제문화협업 지원 사업을 통해 향후 한국과 교류 대상국 간의 인-아웃바운드 교류 확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국제문화교류 기반을 조성하고자 하며,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한일 공동제작 등 쌍방향 교류가 확대되고 있다. 2026년 기준 일본과 프랑스 등 약 6개국에서 해외교류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한국의 문화사업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주민이 함께 참여하고 경험하는 형태로 확대하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해당 사업의 현황을 보면, 일본의 경우, 지난 6월에 한·일 공동제작 연극인 <조세이탄광-살고 싶었다>를 공개하며 서울의 꿈빛극장과 도쿄의 자코엔지(座・高円寺) 극장에서 쌍방향 공연예술을 선보인 바가 있다.


공연예술의 교류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해외 재외공관 등에서 대규모 일회성 행사를 개최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이 일상 속에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소규모 음악 교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한국의 전통 악기인 가야금 등으로 현지 음악을 연주하는 공연 또는 잠재력이 기대되는 차세대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한국 드라마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활용한 교류 등 서로의 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참여형·지속형 문화교류 모델은 향후 한국의 국제문화교류가 지향해야 할 방향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일본브라질협회(日伯協会) 웹사이트,
https://www.nippaku-k.or.jp/about/index.html
https://www.nippaku-k.or.jp/index.html
- 보사 유우구레도키(Bossa夕暮れ時) 공식 페이스북 계정(@bossayugure),
https://www.facebook.com/story.php?story_fbid=987518360587695&id=100079886216300
- 일본 문화청 웹사이트,
https://www.bunka.go.jp/seisaku/bunka_gyosei/hoshin/kihon_hoshin_4ji/02-1-4.html
-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 ‘코리아라운드 컬처’ 웹사이트,
https://www.korearoundculture.com/ab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