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차 뉴욕에 알린 신샤인 대표… 케이 디저트 세계화를 말하다
- 전통의 맛에 현대적 감각 더한 한국 차와 다과…“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 -
뉴욕의 디저트 테이블에 한국의 맛이 스며들고 있다. 약과와 떡 같은 전통 간식부터 말차와 흑임자, 유자, 들깨 등을 활용한 케이크와 페이스트리까지, 한국인에게 익숙한 재료와 풍미가 현대적인 디저트로 재탄생하고 있다. 케이팝과 드라마, 한식으로 확장된 한국 문화를 향한 관심이 디저트와 차 문화로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 음식을 그대로 해외에 소개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떡을 현대적인 케이크로 재해석하고, 한국의 식재료를 프랑스식 제과 기술에 접목하는가 하면, 차와 다과를 함께 즐기는 식문화 자체를 알리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뉴욕의 케이 디저트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는 이은지 셰프가 이끄는 디저트 부티크 리제(Lysée)가 있다. 이 셰프는 2026년 ‘북미 50 베스트 레스토랑’이 수여하는 북미 최고의 파티시에상(North America’s Best Pastry Chef Award)을 수상했으며, 2023년에는 미국 음식 전문지 ≪푸드 앤 와인(Food & Wine)≫의 베스트 뉴 셰프(Best New Chef)에 선정됐다. 리제는 한국의 식재료와 프랑스 제과 기술을 결합해 독창적인 디저트를 선보인다. 볶은 현미와 유자 등 한국적인 풍미를 정교한 페이스트리 기법으로 재해석하고, 조형미와 섬세한 질감을 더해 디저트를 하나의 미식 경험으로 확장한다.

전통 떡을 현대적인 디저트로 풀어낸 서울 스위츠(Seoul Sweets)도 주목할 만하다. 쌀가루를 활용한 케이크와 디저트로 떡 특유의 쫀득한 식감과 고유한 풍미를 새로운 형태로 선보인다. 명절이나 잔칫날에 익숙했던 전통 음식이 현대적인 디자인과 결합해 새로운 소비자층과 만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터 노마드(TEO Nomad)는 한국 차와 다과를 중심으로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다. 차와 디저트뿐 아니라 한국 음식과 발효주, 도자기와 미술까지 아우르며 한국의 생활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리제가 한국의 식재료를 프랑스 제과 기술과 결합하고, 서울 스위츠가 전통 떡을 현대적인 디저트로 재해석한다면, 터 노마드는 차와 다과를 함께 즐기는 문화까지 소개하려 한다. 각기 다른 접근법은 케이 디저트가 개별 메뉴의 인기를 넘어 식재료에 담긴 이야기와 음식을 즐기는 방식까지 전달하는 문화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케이 푸드를 넘어 한국 차와 다과의 세계화에 도전하는 터 노마드의 신샤인(Shine Shin) 대표를 만나 뉴욕 시장에서 한국 차가 지닌 가능성과 이를 지속 가능한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과제를 들어봤다. 1999년 미국에 온 신 대표는 뉴욕의 광고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유통 사업에 뛰어들어 케이 뷰티와 액세서리, 의류 등 다양한 한국 제품을 미국 시장에 소개했다. 한국 제품을 해외 소비자에게 전달해 온 경험은 차츰 한국의 식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전환점은 아버지의 고향인 경남 하동이었다. 하동을 방문하면서 한국 차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한 그는 지역의 차를 세계 시장에 소개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현재 터 노마드에서는 말차와 한국 차, 차의 풍미를 활용한 다양한 다과를 선보인다. 나아가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다과를 즐기는 경험부터 도자기와 미술, 음식과 전통주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생활문화를 뉴욕에 소개하는 공간을 구상하고 있다.
다음은 신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한국 차와 식문화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99년에 미국에 왔고, 뉴욕 광고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유통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케이 뷰티를 비롯해 액세서리, 레깅스, 양말 등 한국 제품을 미국 시장에 소개하는 일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사업을 통해 성과를 거두면서 언젠가는 제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Q. 차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아버지의 고향이 경남 하동입니다. 예전에 뉴욕에서 하동 차 전시장을 운영해 보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그러다 팬데믹 시기에 하동을 방문하면서 차를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그때부터 하동의 차를 세계 시장에 소개할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하동의 차 관련 기관과 협력하면서 한국 차를 해외에 알릴 사업 모델을 구체화했습니다. 뉴욕으로 돌아온 뒤에는 말차에 대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중동에서 열린 차 박람회에 참가해 15톤 규모의 차 수주 계약을 성사시키기도 했어요. 한국 차가 해외 시장에서 사업적으로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경험이었습니다.
Q. 미국에서 한국 차와 전통 다과를 소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무엇인가요? 가장 한국적인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차에는 일본 차만의 특징과 다도 방식이 있고, 중국 차에도 고유한 특징과 문화가 있잖아요. 한국 차 역시 우리만의 개성과 문화를 갖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의 방식을 따라가기보다 한국 차가 지닌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고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Q. 한국 차의 매력을 처음 접하는 뉴요커들에게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한국 차는 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입문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교적 부드럽고 은은한 풍미를 지닌 차가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맛만으로 한국 차를 설명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저는 차를 마시는 행위가 명상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차를 천천히 마시다 보면 자연스럽게 차담으로 이어지고, 사람들 사이의 대화와 교류가 시작됩니다. 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사람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습니다. 뉴요커들에게 한국 차를 알릴 때도 이러한 문화적 경험을 함께 소개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차를 이해하고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터 노마드에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차와 다과는 무엇인가요?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말차입니다. 다과 가운데서는 ‘사이(Sai)’라는 샌드위치 쿠키가 대표적이에요. 초콜릿과 말차, 홍차, 국화차 등을 활용해 만든 크림을 쿠키 사이에 넣은 메뉴입니다. 차의 풍미를 과자에 접목한 것이죠. 흑임자와 유자를 활용한 마들렌, 들깨를 넣은 피낭시에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국의 재료를 활용하면서도 고객들이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Q. 한국 차와 다과를 뉴욕에서 사업으로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물류비입니다. 원재료를 한국에서 들여오는 경우가 많다 보니 운송 비용이 높습니다. 결국 그 비용이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밖에 없어요. 한국 차와 다과를 더 많은 사람이 일상적으로 즐기게 하려면 가격 경쟁력도 중요합니다. 한국적인 품질과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Q. 하동 지역과의 협력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요? 하동군과 하동의 차 관련 기관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해외 시장에 안정적으로 차를 공급하려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데, 지역과의 협력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에요. 앞으로는 인제대학교와 함께 한국 차를 알리는 교육 프로그램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약 30시간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수료증을 발급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어요. 차를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을 지속적으로 키우기 어렵습니다. 한국 차를 제대로 이해하고 소개할 수 있는 사람들을 늘리는 일도 중요합니다.
Q. 한국 전통 다과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시장으로 성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품질 표준화와 교육, 브랜드 스토리텔링, 유통, 현지화가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소비자에게 왜 한국 차를 마시고 한국 다과를 먹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품을 한 번 경험하게 하는 것과 그 제품을 계속 찾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한국 차와 다과가 가진 특징과 매력을 이해해야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문화로 발전할 수 있겠죠. 이런 교육과 홍보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5년 후 터 노마드는 어떤 공간으로 성장하기를 바라시나요? 터 노마드가 단순히 뉴욕의 찻집으로 끝나지 않고,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차와 다과뿐 아니라 한국 고유의 술과 안주, 미술, 도자기 등 다양한 문화를 함께 소개하고 싶어요. 실제로 매장에서 한국 도자기를 판매하고 있고, 꽃과 차를 조합한 향초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의 식문화와 생활양식을 하나의 경험으로 전달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입니다.
뉴욕에서 확장되는 케이 디저트의 흐름은 한국의 맛을 해외에 소개하는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서 나아가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하고, 개별 메뉴를 판매하는 것을 넘어 식문화 전체를 경험하게 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시장으로 자리 잡으려면 품질과 안정적인 공급망은 물론, 식재료와 제조 방식, 음식에 담긴 문화적 의미를 함께 전달해야 한다. 신 대표가 강조하는 교육의 중요성도 여기에 있다. 한국 차와 다과를 단순히 새로운 음식으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왜 이 음식을 즐기며 어떤 문화적 배경을 지니는지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동차를 비롯한 한국 차와 다과가 뉴요커들의 일상에 얼마나 깊이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다만 떡과 페이스트리, 차와 다과를 통해 한국적인 맛과 경험을 새롭게 소개하는 시도는 한식의 세계화가 음식 자체를 넘어 그 안에 담긴 문화와 생활방식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리제(Lysee) 웹사이트, https://www.lyseenyc.com/ourcollections/p/country-feast-set-6afa6-wyykd https://www.lyseenyc.com/ourcollections/p/lyse - 서울 스위츠(Seoul Sweets) 공식 페이스북 계정(@Seoul-Sweet-NYC-61571943240175), https://www.facebook.com/photo/?fbid=122134011572731441&set=pb.61571943240175.-2207520000 - 터 노마드(Teo Nomad)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teonomadnyc), https://www.instagram.com/p/DccWS5Pjad5/ https://www.instagram.com/p/DcbVZkAHHU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