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벅스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케이팝

  
최근 구글 재팬의 케이팝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일본 스타벅스 매장에서 케이팝이 흘러나왔다며 해당 곡의 제목이 무엇인지 묻는 내용이 많다. 통신원은 케이팝이 현지 스타벅스 매장 음악으로 재생되고 있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2025년 8월 스타벅스 도쿄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점을 찾았다. 더불어 어떤 기준으로 매장 음악을 선정하는지 스타벅스 직원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기존에 스타벅스 매장 음악은 피아노, 재즈 팝이 주류를 이루어 공부할 때 듣기 좋은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2020년 전후 BTS의 음원을 시작으로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케이팝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스타벅스 매장에서 케이팝을 들었다는 글이 전 세계적으로 업로드되고 있다. 특히 일본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댓글은 팬들이 직접 아티스트의 설명이나 곡을 소개해 줄 정도로 구체적인 언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로 아래와 같은 글들을 몇몇 소셜미디어나 커뮤니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스타벅스 BGM이 케이팝이고 여자 아이돌 노래도 자주 흘러나오는데요. 어느 그룹의 노래인지 궁금한데 아는 분 있으실까요? 트와이스의 은 아닙니다."라는 글에 "제가 들은 것과 같다면 시그니처의 <달달해>인 것 같아요!!"라는 답이 달렸다. 한편 "현재 스타벅스에서 재생되고 있는 케이팝의 제목을 아시는 분이 있나요? 후렴구가 '어-허-야 이거야~테레렌이야 어-어-어-이야-그래-그래 어-어-어-테레-이야 우와' 그런 것이지만 잘 모르는 말을 해서 죄송해요."라는 글에는 "아이브라는 그룹의 라는 노래 아닌가요?"라는 답이 달렸다.

< 도쿄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점에서 구매한 스타벅스 커피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처럼 구체적이고 친근한 답변과 더불어 해당 음원에 대한 소개나 추천까지도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와 BTS의 협력이 시작된 2019년 이후부터는 케이팝과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게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스타벅스와 케이팝의 관계에 있어 첫 대면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2012년 스타벅스에 대한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소송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매장에서 저작권료를 내지 않고 배경음악을 트는 것이 저작권 침해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있었다. 여기서 말하는 음악은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권리를 가지고 있는 곡을 의미하는데 스타벅스가 ,  등을 저작권 사용 계약 없이 245개 국내 매장에서 틀면서 협회가 손해를 입었다는 내용의 소송이었다. 

2019년 스타벅스는 저작권에 저촉되지 않는 곡을 배경음악으로 선곡한다는 원칙을 깨고 전 세계 단 6곳뿐인 스타벅스 프리미엄 매장에서 BTS의 음원을 스트리밍 할 것을 발표했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자신을 아미(BTS 팬덤명)로 소개하며 스타벅스 매장의 매니저로 있는 친구가 보낸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하는 이도 등장했다. BTS의 가 포함된 스타벅스 배경음악 재생목록 사진을 인증한 것이다. 당시 BTS는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3관왕에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스타벅스 일부 매장에서 BTS의 노래를 들을 수 있게 된 것은 스타벅스 미국 본사가 BTS의 글로벌 인기를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현재는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어디서에나 케이팝을 들을 수 있게 됐다. BTS뿐만 아니라 세븐틴, (여자)아이들, 아이브, 트와이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 다양한 한국 아티스트의 음원이 재생되고 있다. 통신원은 스타벅스 도쿄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점에 13시부터 15시까지 머물렀는데 그동안 약 3곡의 케이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소리가 작아 중간에 가사가 반복되는 구간을 통해 어떤 곡인지 유추할 수 있는 정도였다. 케이팝이 재생된 직후 스타벅스 내 한 직원과의 인터뷰를 시도했다. 

조금 전 케이팝이 재생됐는데 혹시 플레이리스트의 기준이 있을까요?
특별한 기준은 없고 본사에서 받은 목록을 재생하고 있습니다.

다른 매장에서도 비슷한 음원이 재생되는 것일까요?
아니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본사가 정한 플레이리스트 중 선정해 재생하는 형태라서요. 다른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상이한 분위기의 음악이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럼 음악 재생을 담당하는 직원이 있을까요?
네. 저희 지점에서는 점장님께서 음악을 틀고 있습니다.

소리가 크지 않은 것은 공부나 작업에 집중하는 손님이 많아서인가요?
그렇습니다. 잘 안 들리셨나요? 그래서 그런지 케이팝의 경우 곡의 제목을 물어보는 분이 아주 가끔 계시기도 합니다. 

통신원은 이번 방문을 통해 일본 스타벅스에서 케이팝이 자주 재생되고 있다는 것과, 도쿄 에비스 가든 플레이스점에서는 스타벅스 본사가 지정한 음원 목록 중 점장이 재량껏 음악을 선택해 재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현지 스타벅스 매장 어디서든 케이팝이 재생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팝이 보다 더 다양한 형태로 저변을 넓히길 기대한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조선일보》 (2019. 12. 2). ‘전 세계 단 6곳’ 스타벅스 프리미엄 매장서 BTS 노래 튼다, https://cbiz.chosun.com/svc/bulletin/bulletin_art.html?contid=2019120202072
- 《서울신문》 (2012. 5. 10). 대법 “스타벅스 음악 무단사용, 저작권 침해”, https://www.seoul.co.kr/news/society/2012/05/10/20120510800042
- 知恵袋, https://detail.chiebukuro.yahoo.co.jp/qa/question_detail/q12256572172, https://detail.chiebukuro.yahoo.co.jp/qa/question_detail/q11285107891

통신원 정보

성명 : 하승희[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일본(도쿄)/도쿄 통신원]
약력 : 호세이대학 대학원 정책창조연구 박사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