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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인 언 일래스틱 타임(Living in an Elastic Time)' 전시가 잇는 한국과 태국의 공예 교류

등록일
2026-06-15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태국

  • 해당 장르

    일반

주요내용

'리빙 인 언 일래스틱 타임(Living in an Elastic Time)' 전시가 잇는 한국과 태국의 공예 교류

방콕에서 다시 열린 청주의 기억
2026년 4월 30일 방콕 씨암(Siam) 지역의 짐 톰슨 하우스 뮤지엄 아트센터(Jim Thompson Art Center)에서 새로운 전시가 개막했다. 미국인 사업가 짐 톰슨이 태국 실크 산업을 일으키며 거주했던 티크 목조 저택의 정원 일대에 조성된 이 공간은 태국 현대 미술과 공예를 소개하는 대표 문화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진행 중인 전시의 제목은 '리빙 인 언 일래스틱 타임(Living in an Elastic Time)' 으로 오는 8월 16일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이 전시는 사실 약 9개월 전 한국 청주에서 먼저 선보인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전시의 시작점은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다. '세상 짓기(Re_Crafting Tomorrow)'를 주제로 60일간 진행된 이 비엔날레는 72개국 1,300여 명의 작가와 2,500여 점의 작품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 행사였다. 특히 비엔날레 역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국가가 단독 초청국으로 선정된 점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태국이었다.
    
 2025 청주 비엔날레 현장 - 출처: '월간디자인'

< 2025 청주 비엔날레 현장 - 출처: '월간디자인' >

 2025 청주 비엔날레 현장  - 출처: '월간디자인'

< 2025 청주 비엔날레 현장 - 출처: '월간디자인' >

비엔날레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 단독 초청국, 태국
청주공예비엔날레가 태국을 단독 초청국으로 선정한 것은 단순한 외교적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동아시아 중심의 공예 담론에서 동남아시아로 시야를 확장하겠다는 문화적 선언이기도 했다. 태국관 큐레이터는 그리티야 가위웡(Gridthiya Gaweewong)이다. 그는 태국 짐 톰슨 아트센터의 예술감독으로, 2018년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토리얼 팀에 참여한 경험이 있어 한국 미술계와도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

전시는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시간의 제약 없이 창조하기(Creating without Time Limits)', '기술과 공예(Techno-Craft)', 그리고 '시간은 마음의 진정한 고향(Time is the True Home of the Mind)’ 등 세 개의 섹션은 공예를 단순한 기술이나 전통의 재현을 넘어, 태국과 동남아시아 사회에서 시간을 어떻게 사유하는지 탐구하는 매개로 활용하며, 속도와 상업화의 압력 속에서도 고유한 문화와 정신을 유지해 온 태국 공예의 가치를 보여줬다.

청주비엔날레 전시 기간인 9월 9일부터 14일까지는 '태국 문화주간'도 운영됐다. 참여 작가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관람객과 워크숍을 진행하며 태국 공예와 현대 미술을 소개했다. 전통 그림자 인형극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가는 전통 그림자 인형 키링 만들기 체험을 진행했고, 사진을 자르고 엮는 방식으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탐구하는 작가는 태국 공예가 담고 있는 현재적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문화교류의 장으로 기능했다.

청주에서 방콕으로의 여정
청주에서의 전시가 마무리된 이후 프로젝트는 태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큐레이터는 이것을 단순한 순회전이나 재전시로 설계하지 않았다. 방콕 전시는 짐 톰슨 하우스 뮤지엄이라는 장소의 역사와 맥락을 반영해 새롭게 재구성됐다. 특히 짐 톰슨이라는 공간 자체가 전시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태국 실크 산업을 부흥시키고 동남아시아 예술품을 수집했던 짐 톰슨의 유산은 공예와 전통, 문화 간 교류를 다루는 이번 전시의 주제와 맞닿아 있다. 공예 작가와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은 티크 저택의 방과 정원 곳곳에 설치돼 있으며, 관람객들은 이를 통해 기억과 노동, 정체성이 시간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를 사유하게 된다.

이번 전시가 주목하는 핵심 개념은 태국과 동남아시아 특유의 시간 감각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형성된 직선적 시간이 아니라 의례와 노동, 공동체의 연속성 속에 존재하는 순환적 시간에 주목한다. 공예는 이러한 시간 감각을 현재까지 유지하는 중요한 실천으로 제시된다. 세대를 거쳐 전승되는 기술 속에서 과거와 현재가 겹쳐지고, 반복되는 손의 움직임 속에서 시간은 여러 층위로 확장된다.
< '리빙 인 언 일래스틱 타임(Living in an Elastic Time)' 전시 포스터 - 출처: 짐 톰슨(Jim Thompson) 아트센터 홈페이지 >

< '리빙 인 언 일래스틱 타임(Living in an Elastic Time)' 전시 포스터 - 출처: 짐 톰슨(Jim Thompson) 아트센터 홈페이지 >

< '리빙 인 언 일래스틱 타임(Living in an Elastic Time)' 전시 사진 - 출처: 짐 톰슨(Jim Thompson) 아트센터 홈페이지 >

< '리빙 인 언 일래스틱 타임(Living in an Elastic Time)' 전시 사진 - 출처: 짐 톰슨(Jim Thompson) 아트센터 홈페이지 >

< '리빙 인 언 일래스틱 타임(Living in an Elastic Time)' 전시 포스터 이미지 - 출처: 짐 톰슨(Jim Thompson) 아트센터 홈페이지 >

< '리빙 인 언 일래스틱 타임(Living in an Elastic Time)' 전시 포스터 이미지 - 출처: 짐 톰슨(Jim Thompson) 아트센터 홈페이지 >

한국과 태국 사이에서 일어난 일들
이번 교류를 단순히 하나의 전시로만 바라본다면 그 의미는 절반에 그친다. 보다 넓게 보면 한국과 태국 사이에 오랜 기간 축적된 문화적 신뢰가 작동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리티야 가위웡 예술감독이 2018년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한 것은 한국 국제미술계와 태국 핵심 큐레이터가 연결된 중요한 계기였다. 이후 그는 짐 톰슨 아트센터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국제 협력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고, 이러한 경험은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태국관 큐레이터 선정으로 이어졌다. 청주에서 진행된 태국 문화주간 역시 중요한 의미를 남겼다. 태국 작가들이 직접 청주 시민들을 만나 전통 기예와 창작 경험을 공유하면서 공예라는 언어가 국경을 넘어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이는 기관 간 교류를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문화교류가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짐 톰슨 아트센터 사이에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 사례가 만들어졌다. 태국관 전시가 방콕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비엔날레 전시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문화교류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전시 주제와 작가 소개가 담긴 안내판 - 출처: 통신원 촬영 >

< 전시 주제와 작가 소개가 담긴 안내판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장 안에는 전시 주제와 작가 소개를 담은 안내판이 마련돼 있었다. 패널에는 '원 라이트(ONE LIGHT)'라는 전시 주제와 함께 작가 이력이 중국어와 영어로 정리돼 있었다. 이를 통해 이번 전시가 단순히 작품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작가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문제의식을 관람객에게 설명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전시 소개에 따르면 이번 개인전은 빛과 공간, 관객의 경험이 어떻게 만나고 확장되는가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예술을 고정된 결과물로 보기보다, 사람과 공간 속에서 의미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짐 톰슨 아트센터(Jim Thompson Art Center) 홈페이지 내 이번 전시 소개 페이지,  https://www.jimthompsonartcenter.org/exhibitions/living-in-an-elastic-time
- «월간 디자인» (2025.09.12). 공예로 세상 짓기,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 https://design.co.kr/article/133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