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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팬들의 성지가 된 런던의 '놀이터'를 가다

등록일
2026-07-24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영국

  • 해당 장르

    음악

주요내용

영국 런던(London) 중심가 피카딜리 서커스(Piccadilly Circus)에서 몇 걸음 떨어진 골목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한글 간판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보라색 외관 위에 큼직하게 적힌 ‘놀이터’. 주변을 둘러싼 영국식 건물들 사이에서 한글 간판은 단번에 눈에 들어왔고, 입구 유리문에 적힌 ‘안녕하세요’라는 문구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맞이하고 있었다.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발걸음을 멈추게 될 공간이었다. 

최근 이전해 새롭게 문을 연 ‘케이 플레이그라운드(K-playground)’는 케이팝과 한국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2024년 런던에서 팝업스토어로 시작한 뒤 2025년 피카딜리 서커스에 정식 매장을 열었으며, 최근에는 더 넓고 쾌적한 공간으로 이전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매장을 넘어 팬들이 만나고 머물며 한국 문화를 함께 즐기는 공간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존 한류 매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케이 플레이그라운드(K-playground)는 케이팝과 한국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 케이 플레이그라운드(K-playground)는 케이팝과 한국 라이프스타일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 스크린이었다. 화면에서는 인기 케이팝 그룹들의 뮤직비디오가 끊임없이 재생되고 있었고, 음악은 공간 전체를 자연스럽게 채우고 있었다. 한쪽에는 최신 케이팝 앨범과 공식 응원봉, 포토카드, 캐릭터 상품들이 정리돼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한국 화장품과 스킨케어 제품, 문구류, 액세서리 등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이 공간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이미 여러 명의 영국 학생들이 친구들과 함께 매장을 둘러보며 서로 좋아하는 그룹의 앨범을 이야기하거나 포토카드를 살펴보고 있었고, 진열대 앞에서는 어떤 상품을 고를지 즐겁게 의견을 나누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방문한 가족들도 적지 않았다. 아이들은 케이팝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기도 하고 부모와 함께 매장을 천천히 둘러보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를 접하고 있었다. 한류가 특정 팬층만의 문화가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함께 즐기는 일상 문화로 자리 잡고 있음을 현장에서 실감할 수 있었다.
케이 플레이그라운드는 케이팝을 좋아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케이 플레이그라운드는 케이팝을 좋아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 케이 플레이그라운드는 케이팝을 좋아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매장 안쪽으로 조금 더 걸어 들어가자 또 다른 공간이 펼쳐졌다. 이어지는 통로에는 한국에서 볼 법한 귀여운 스티커와 안내판, 감각적인 그래픽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고, 마치 서울의 복합문화공간을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공간을 이동하는 과정 자체도 하나의 체험처럼 느껴졌다.

새롭게 마련된 공간에서 가장 시선을 끈 것은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포토카드 전시였다. 수많은 케이팝 스타들의 포토카드가 갤러리처럼 정갈하게 전시돼 있었는데, 단순한 상품 진열이라기보다 하나의 전시 공간을 보는 듯했다. 방문객들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멈추고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찾아 사진을 찍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 공간에는 한국식 디저트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함께 마련돼 있다. 메뉴에는 빙수를 비롯해 다양한 커피와 음료가 준비돼 있었으며 주문 방식 역시 한국에서 익숙한 키오스크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했다. 영국 현지에서도 한국의 카페 문화를 비교적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영국에서 한국식 카페 문화와 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만큼 단순한 휴식 공간 이상의 의미를 갖는 장소로 보였다.
내부 공간에는 케이팝 스타들의 포토카드가 갤러리처럼 전시되어 있다
< 내부 공간에는 케이팝 스타들의 포토카드가 갤러리처럼 전시되어 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아래층에는 노래방 시설도 마련돼 있어 방문객들이 직접 한국식 노래방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매장 곳곳을 둘러보면서 가장 크게 느껴진 점은 이곳이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음악을 듣고 음식을 맛보고 친구를 만나며 팬들이 서로 교류하는 하나의 문화 플랫폼에 가까웠다.

케이 플레이그라운드가 내세우는 방향 역시 이러한 현장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 공식 홈페이지는 이곳을 “케이팝과 한국 라이프스타일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새로운 놀이터”라고 소개하며, 제품 판매를 넘어 전 세계 케이 컬처 팬들이 함께 추억을 만들고 교류하는 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도 운영하며 공연 후기와 드라마, 포토카드 교환, 팬 경험 등을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팬들이 직접 참여해 문화를 만들어 가는 커뮤니티를 지향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최근 케이팝 공연이나 팬 이벤트가 열릴 때마다 팬들이 서로 포토카드를 교환하거나 굿즈를 공유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다. 케이 플레이그라운드는 이러한 팬 문화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확장해 한국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언제든 찾아와 교류할 수 있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었다. 

2024년 팝업스토어에서 출발한 이 공간이 런던 최고 상권인 피카딜리 서커스에 자리 잡고, 다시 더 넓은 공간으로 확장 이전했다는 사실 역시 의미 있게 다가온다. 이는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안정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특히 런던을 찾는 관광객과 현지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방문하는 중심 상권에서 한국 문화 전문 공간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한류의 저변 확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읽힌다.
 음악과 음식, 놀이 문화 등이 모두 어우러지는 하나의 문화 플랫폼처럼 설계된 팝업스토어  음악과 음식, 놀이 문화 등이 모두 어우러지는 하나의 문화 플랫폼 설계된 팝업스토어
< 음악과 음식, 놀이 문화 등이 모두 어우러지는 하나의 문화 플랫폼처럼 설계됐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한류는 이제 음악과 드라마를 소비하는 단계를 넘어 일상 속 공간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케이팝을 좋아해 매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자연스럽게 한국 화장품을 접하고 한국식 디저트를 맛보며 한국식 서비스와 팬 문화를 함께 경험하게 된다. 하나의 콘텐츠가 또 다른 산업으로 연결되는 한류의 선순환 구조가 현장에서 그대로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케이 플레이그라운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방문객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누구도 특별한 행사 때문에 찾은 것이 아니라 친구를 만나고, 음악을 듣고, 음료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었다. 한국 문화가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런던 도심 속 일상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풍경이었다.

케이 플레이그라운드는 단순한 케이팝 매장이 아니라 한국 문화가 사람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었다. 런던 한복판에서 한글 간판 ‘놀이터’가 낯설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모습은 한류가 이제 하나의 소비 트렌드를 넘어 지역 사회 속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케이 플레이그라운드(K-playground) 공식 웹사이트, 
https://kplayground.co.uk/pages/our-story
https://kplayground.vercel.app/
- 《어반 어드벤처러(Urban Adventurer)》 (2025. 03. 05). New K-Pop Store Opened in London – 놀이터 Playground, 
https://urban-adventurer.net/k-pop-playgrou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