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라는 나라는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나요?”라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생활이 불교인 나라”, “온화한 사람들”, “옛날 버마라는 나라”, “아웅산 폭파 사건” 등의 대답이 나오는데 그중 “미얀마는 ‘시간이 멈춘 나라’”라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미얀마에는 미개발 지역이 많기 때문에 이렇게 비즈니스적으로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얀마의 인프라가 아닌 정보나 문화가 발달하는 속도는 과연 정말로 느린지를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는 미얀마에서는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미디어 앱에 접속할 수가 없고 구글(GOOGLE)이나 애플(APPLE)의 앱스토어에서 앱을 구매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실제로 미얀마에서는 가상 사설망(VPN)을 활용해 규제를 우회하여 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또한 스포티파이(SPOTIFY)나 유튜브 뮤직(Youtube Music) 등 미얀마 현지에서는 결제가 불가능한 음악 감상 앱을 태국이나 싱가포르에서 대신 결제해서 이용하는 방식도 성행하고 있다. 과거 미얀마는 ‘시간이 멈춘 나라’로서 불편을 감수하고 살아갔다면, 이제는 더 이상 전 세계 매체의 유입을 막을 수 없고 인터넷이 없는 불편을 견딜 수도 없는 시대가 된 것처럼 느껴질 만큼 미얀마의 인터넷 문화는 빠르게 발달했다. 페이스북은 비상사태 전부터 미얀마의 온라인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고 지금도 많이 사용되며, 지금은 많은 이들이 틱톡(Tik Tok)을 통해 광고를 할 뿐만 아니라 보안을 위해 텔레그램(Telegram) 메신저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매우 많다.
이러한 인터넷 플랫폼의 발달에는 미얀마에서 다양하고 빠른 정보를 습득하고 한류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들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으나, 최근 미얀마의 언론 매체들은 이런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다양한 범죄가 실시간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걱정하는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 미얀마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지는 온라인 도박의 문제점을 다룬 기사 - 출처: ‘엔피 뉴스’ 웹사이트 >
첫 번째 기사는 7월 23일 미얀마의 주요 일간지 《엔피 뉴스(NP NEWS)》에서 나온 것으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온라인 도박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을 보도하였다. 미얀마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하는 문자메시지 서비스는 ‘바이버(VIBER)’이며, 여기서 저작권 허가를 받지 않는 최신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는 텔레그램을 활용한다. 기사에 따르면 온라인 도박 업체는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단문 메시지 서비스(SMS) 메시지를 통해 온라인 도박 링크를 보내는 방식을 썼고, 이에 대해 미얀마 정부는 온라인 도박 게임 업체들이 다양한 전화번호를 이용해 휴대폰의 단문 메시지를 발송하므로 하나의 전화번호에서 동일한 내용의 메시지를 여러 건 발송할 경우 이를 비정상적인 메시지 발송으로 간주하여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미얀마 정보공보팀은 의심스러운 전화번호 39만 개 이상을 영구 차단 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단문 메시지 서비스 감시가 강화된 뒤로는 온라인 도박 게임 업체들이 해외 공항에서 판매되는 관광객용 심(SIM) 카드를 확보하여 앞서 말한 바이버, 텔레그램 등을 통하여 온라인 도박 광고를 보내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기사에서 지적하였다. 또한 정부가 대응을 시작했지만 기관들이 협력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소셜미디어 플랫폼과 여행사들의 협력이 절실하다는 내용을 보도하였다.
두 번째 기사는 7월 21일 《엔피 뉴스》에서 보도된 것으로, 미얀마의 양곤(Yangon) 내 젊은 층 사이에서 바이버, 텔레그램 등을 통해 비공개 ‘데이 클럽(Day Club)’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데이 클럽은 아파트나 일정 장소를 빌려 디제이(DJ)의 음악과 함께 술을 마시는 프라이빗 파티를 의미한다. 이런 파티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여기에 정보와 신원이 불분명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대학생, 고등학생도 참여하고 있으며, 또한 이곳에서 신종 향정신성 물질(NPS)를 사용하고 유통하며 각종 성적인 영상을 촬영하고 판매하는 등 위험한 행위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젊은 층 대상의 예방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미얀마 소셜미디어를 통해 벌어지는 마약과 유흥의 문제점을 다룬 기사 - 출처: ‘엔피 뉴스’ 웹사이트 >
현재 소셜미디어를 통한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이것이 미얀마 내 한류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과거 미얀마에서는 불법 복제 시디를 활용하여 한국 드라마를 시청했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의 텔레그램을 통해 한국 드라마, 예능, 영화, 웹툰 등을 불법으로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텔레그램이 보안이 철저하여 정부의 접근이 쉽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소셜미디어를 통한 한국 문화의 소비는 미얀마 사람들이 다양한 한국문화를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이를 제작하고 정당한 수익을 요구할 수 있는 저작권을 가진 기업의 입장에서는 손해가 되는 행위다. 게다가 이 저작권 문제뿐만 아니라, 앞에서는 ‘한국 드라마, 예능’이라고 적어둔 뒤 링크를 클릭하면 불법 도박이나 게임, 유흥 사이트 등으로 유인하는 팝업이 성행하고 있어서 이 점에서 한국의 문화가 악용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한국 문화의 저작권 침해 역시 심각한 문제지만, 한국의 문화를 좋아하는 미얀마 사람들에게 이런 불법 사행성 게임이나 유흥과 관련된 내용이 노출되면서 한국 문화 소비자들이 불법 사이트에 접속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무엇보다 크게 우려된다. 최근 미얀마에서 한류와 관련해서 숏폼이나 글이 온라인에 올라오는데, 한류에 관심이 큰 미얀마 국민의 성향을 알고 알고리즘을 공략하기 위해 한국과 관련이 없음에도 ‘코리아(KOREA)’라는 제목을 붙인 사행성 영상이나 글들이 올라온다. 그러다 보면 미얀마인들이 한국 문화 콘텐츠와 범죄 콘텐츠에 동시 노출될 수도 있다.
이미 이와 유사하게 포장지에 한글이 있으면 한국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는 미얀마 사람들을 노리고 중국산, 미얀마산 제품에 한국어를 적어 한국 제품처럼 보이게 하는, 소비자를 기만하여 판매하는 사례가 많이 있다. 이처럼 한국 문화에 호감을 가진 미얀마 사람들에게 ‘한국과 관련한 것을 검색하니 이상한 것들이 많이 보인다’라는 선입견이 생긴다면 한류 문화 소비 역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뿐만 아니라 이런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온라인 스캠이나 범죄단체들이 미얀마 내에 존재하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미얀마를 위험한 국가로 바라보고 있다. 이처럼 소셜미디어의 발달에는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분명 단점들도 존재한다. 이렇게 소셜미디어를 타고 범죄가 빠르게 퍼지는 것에 대해서 최근 미얀마 정부는 「미얀마 반온라인사기법(Anti-Online Scam Law)」을 제정하여 온라인 금융사기, 보이스피싱, 온라인 도박, 사이버 범죄, 인신매매와 연계된 온라인 범죄를 강력하게 단속한다고 공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법률이 제정되었고 처벌 역시 진행될 테지만 앞으로도 계속 인터넷은 발달할 것이고 이로 인해 장점도 많아지겠지만 단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얀마의 어린 학생들에게 올바른 인터넷 문화 등을 교육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에 틱톡, 페이스북을 통한 불법 기차표 예매 문제가 발생하는 등 미얀마를 여행하는 여행객들도 미얀마의 소셜미디어를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시간이 멈춘 나라’와 위의 기사들은 매우 대조적으로 보이지만 이는 앞으로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성장할 미얀마의 뼈아픈 성장통으로 보이며, 좋은 대안과 방향이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