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온 맘스터치, 싱가포르 오픈 현장에서 본 한국 외식 브랜드의 재도전
- 다시 문을 연 맘스터치가 페어프라이스와의 협업을 앞세워 싱가포르 시장에서 두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
싱가포르 중심업무지구와 차이나타운이 맞닿는 사우스 브리지 로드(South Bridge Road)를 찾았다. 평소 식당과 상점이 늘어서 있는 거리 한편에서 유독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곳이 눈에 띄었다. 4년 만에 싱가포르 시장에 돌아온 한국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Mom’s Touch)의 새 매장이었다.
< 사람들로 가득 찬 맘스터치 새 매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매장 밖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을 이루고 있었고, 매장 안에도 많은 방문객이 들어차 있었다. 입구 주변에도 대기하는 사람들이 이어지면서 매장 안팎이 모두 붐볐다. 단순히 간판만 새로 단 식당이 영업을 시작한 모습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매장 앞에서는 디제이가 음악을 틀며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사우스 브리지 로드의 일반적인 식음료 매장 사이에서 음악이 이어지고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 때문에 멀리서도 새 매장이 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알아볼 수 있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사람들이 매장 안에만 몰린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점이다. 패스트푸드 매장은 일반적으로 주문 후 빠르게 음식을 받아 가는 공간이지만 취재 당시에는 매장에 들어가는 과정부터 대기 시간이 발생하고 있었다. 매장 내부의 주문 공간과 좌석에도 사람들이 있었고, 바깥에서는 다음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이어졌다.
디제이의 음악도 이날 현장을 일반적인 식당 방문과 다르게 만드는 요소였다. 음식점 앞에서 음악을 틀고 방문객을 맞이하는 방식은 개점을 하나의 소비 행사로 연출하고 있었다. 통신원이 현장을 방문한 시간 동안에도 매장 안팎에 방문객이 이어졌으며, 개점 이후 맘스터치가 현지에서 어느 정도 관심을 받고 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 매장 밖에서 보이는 DJ 공연과 이를 즐기는 사람들 - 출처: 통신원 촬영 >
다만 현장에서 본 인파만으로 맘스터치의 장기적인 성공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새 브랜드나 새 매장이 문을 열었을 때 일시적으로 방문객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2022년 싱가포르에서 철수했던 브랜드가 4년 만에 같은 시장에 다시 들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장 밖까지 이어진 대기 줄은 이번 재진출이 적어도 초기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맘스터치는 지난 8월 14일 181 사우스 브리지 로드의 복합시설 18 크로스(18 Cross)에 새 매장을 공식 개점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되는 이 매장은 2022년 싱가포르에서 철수한 뒤 약 4년 만에 다시 문을 연 맘스터치 매장이다. 과거 싱가포르 매장은 노사인보드 홀딩스(No Signboard Holdings)의 자회사 호커 큐에스알(Hawker QSR)이 운영했으며 2022년 모두 문을 닫았다.
이번 재진출에서 가장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현지 사업 파트너다. 맘스터치는 싱가포르의 유통기업 페어프라이스 그룹(FairPrice Group)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맘스터치는 브랜드 운영권과 메뉴·매장 운영 노하우를 제공하고, 페어프라이스 그룹은 싱가포르에서 매장 개발과 현지 마케팅을 담당한다. 양측은 향후 10년 동안 싱가포르에 25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도 추가 매장 두 곳을 열 계획이다.
이러한 협업은 첫 진출 때와 다른 조건을 만든다. 페어프라이스 그룹은 슈퍼마켓뿐 아니라 푸드코트와 호커센터(Hawker Centre), 카페를 포함해 싱가포르에서 다양한 식음료 시설을 운영한다. 맘스터치 측은 향후 현지 호커센터 형태의 공간으로도 매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한국 외식 브랜드가 독립된 한식당으로만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싱가포르 소비자가 평소 이용하는 유통망과 식사 공간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초기 판매 실적에서도 관심이 나타났다. 맘스터치가 8월 20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4일 공식 개점을 앞두고 약 200명이 매장 앞에서 입장을 기다렸다. 개점 이후 첫 닷새 동안 하루 평균 매출은 현지 목표의 두 배를 넘어섰다. 다만 이 수치는 개점 초기 실적으로 장기적인 매출 흐름과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재진출에서는 싱가포르 시장을 겨냥한 메뉴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기간 한정 제품인 슈퍼 싸이 치킨 버거 - 싱가포르 에디션(Super Thigh Chicken Burger – Singapore Edition)은 닭다리살 패티에 한국식의 단맛과 싱가포르 소비자에게 익숙한 후추 풍미를 결합한 소스를 사용한다. 가격은 9.95싱가포르달러(한화 약 1만 740원)부터 시작한다. 이 밖에도 앵거스 비프 버거(Angus Beef Burger), 피시 필레 버거(Fish Fillet Burger)처럼 싱가포르 전용 메뉴가 추가됐다.
아침 식사 시장까지 겨냥했다는 점도 특징이다. 싱가포르 매장은 매일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별도의 아침 메뉴를 판매한다. 스크램블드에그와 치즈, 치킨햄과 치즈, 닭다리살, 생선 필레, 구운 소고기 등을 넣은 다섯 종류의 토스트가 포함됐다. 가격은 3.95싱가포르달러(한화 약 4,260원)부터 시작한다. 직장인이 많이 오가는 중심업무지구와 가까운 매장 입지를 고려해 점심과 저녁뿐 아니라 출근 시간대 소비까지 겨냥한 구성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외식 브랜드의 현지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런 변화가 중요하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대표 메뉴를 그대로 해외에 옮기는 것만으로는 현지 소비자의 반복 구매를 확보하기 어렵다. 싱가포르의 식사시간과 가격대, 종교적 식문화와 입맛을 고려해 메뉴와 운영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맘스터치 역시 이번 싱가포르 재진출을 위해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과 공급망을 준비했다.
음식과 함께 케이팝을 활용한 마케팅도 이번 개점의 특징이다. 맘스터치는 글로벌 브랜드 모델인 르세라핌(LE SSERAFIM)을 싱가포르 재진출 홍보에 활용했다. 정식 개점 전부터 사우스 브리지 로드의 공사 가림막에는 르세라핌의 이미지와 함께 ‘섬씽 피어리스 이즈 커밍 투 싱가포르(Something fearless is coming to Singapore)’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현지 매체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CNA Lifestyle)≫도 이를 계기로 맘스터치의 싱가포르 복귀 소식을 보도했다.
개점 이후에는 이러한 이미지를 실제 매장 소비와 연결했다. 8월 14일부터 19일까지 세트 메뉴로 변경한 고객에게 르세라핌 셀카 컷을 하루 100세트 한정으로 제공했고,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한 고객 가운데 선착순으로 포토부스를 이용할 수 있는 행사도 진행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디제이 공연 역시 이런 개점 전략과 연결해서 볼 수 있었다. 한국 음식 자체만 홍보하기보다 음악과 한정 상품, 현장 행사를 결합해 새로운 매장의 시작을 하나의 경험으로 구성한 것이다. 한국 대중문화의 인지도를 외식 브랜드 마케팅에 활용하고, 이를 다시 실제 음식 구매로 연결하려는 방식이다.
다만 이런 전략이 장기적인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르세라핌 관련 상품이나 개점 행사가 종료된 뒤에도 현지 소비자가 반복적으로 버거와 치킨을 구매해야 사업이 지속될 수 있다. 싱가포르에는 맥도날드(McDonald’s), 케이에프시(KFC), 버거킹(Burger King)과 같은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가 이미 넓은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올해에는 한국 햄버거 브랜드 롯데리아(LOTTERIA) 역시 두 번째 싱가포르 매장을 열었다. 한국 브랜드끼리뿐 아니라 세계적인 외식기업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맘스터치의 두 번째 도전에서 앞으로 주목할 부분은 ‘한국 브랜드라는 화제성’ 이후다. 가격과 맛, 주문 속도와 매장 접근성, 배달 편의성처럼 일상적인 소비 경험이 재방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현지 전용 아침 메뉴와 후추 풍미를 더한 버거, 페어프라이스 그룹과의 협업은 바로 이 반복 소비를 확보하기 위한 시도로 볼 수 있다.
이번 취재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매장 밖의 대기 줄과 내부를 가득 채운 사람들, 그리고 그 앞에서 이어진 디제이 공연이었다. 7월에는 같은 장소에서 맘스터치의 싱가포르 복귀를 알리는 공사 가림막을 볼 수 있었지만, 한 달 뒤에는 실제 고객들이 음식을 주문하기 위해 매장을 찾고 있었다. ‘재진출 계획’이 실제 소비 현장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긴 대기 줄을 성공의 결과로 단정하기보다 두 번째 도전에 대한 초기 관심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보는 편이 적절하다. 개점 행사 이후에도 이러한 관심이 반복적인 소비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한다. 4년 만에 싱가포르로 돌아온 맘스터치는 케이팝을 활용한 브랜드 이미지와 현지화한 메뉴, 현지 대형 유통기업의 운영망을 동시에 활용하며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두 번째 도전을 시작했다.
싱가포르에서 한국 음식의 확산은 이제 한국식당의 수가 늘어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현지 기업과 협업하고, 소비자의 식사습관에 맞게 메뉴를 바꾸며,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브랜드 경험에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출 형태 자체가 다양해지고 있다. 사우스 브리지 로드의 대기 줄은 이러한 한국 외식산업의 변화가 실제 싱가포르 소비 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시엔에이 라이프스타일(CNA Lifestyle)≫ (2026. 08. 21). Mom’s Touch reopening on Aug 14 with Singapore-exclusive burgers and Le Sserafim merchandise,
https://cnalifestyle.channelnewsasia.com/dining/moms-touch-singapore-le-sserafim-reopening-august-2026-586946
- ≪스트레이츠 타임스(The Straits Times)≫ (2026. 08. 12). South Korean burger and chicken chain Mom’s Touch returns to S’pore on Aug 14,
https://www.straitstimes.com/life/food/south-korean-burger-and-chicken-chain-moms-touch-returns-to-spore-on-aug-14
- ≪코리아타임스(The Korea Times)≫ (2026. 07. 29). Mom's Touch enters Singapore, eyes 25 stores in 10 years,
https://www.koreatimes.co.kr/business/companies/20260729/moms-touch-enters-singapore-eyes-25-stores-in-10-yea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