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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 작가의 태국 ‘방콕 아트 비엔날레(Bangkok Art Biennale) 2026’를 향한 여정

등록일
2026-09-04
수집기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 해당 국가

    태국

  • 해당 장르

    공연

주요내용

신민 작가의 태국 ‘방콕 아트 비엔날레(Bangkok Art Biennale) 2026’를 향한 여정
- ‘방콕 아트 비엔날레 2026’의 참여 작가, ‘신민’ 인터뷰 -

‘방콕 아트 비엔날레(Bangkok Art Biennale) 2026’을 앞두고 한국의 신민 작가가 태국 방콕(Bangkok)의 킹 몽꿋 공과대학교(KMITL)에 머물며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신민 작가는 종이, 스티로폼, 패스트 푸드점의 감자튀김 포대와 같이 소모적이고 일상적인 재료를 다뤄왔다. 서비스직 여성 노동자의 현실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작업으로 국내 미술계에서 꾸준히 주목받아 왔다. 2025년에는 신작 <유주얼 서스펙트(The Usual Suspect)>로 아트바젤 홍콩에 참여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로 이 현장에서 신민 작가의 작업을 눈여겨본 방콕 아트 비엔날레 예술감독 아피난 포샤난다(Dr. Apinan Poshyananda)의 제안으로 이번 방콕 아트 비엔날레 2026을 통해 태국에서 처음으로 개인 작업을 선보이게 되었다.
 ‘방콕 아트 비엔날레(Bangkok Art Biennale) 2026’에 참가하는 신민 작가의 홍보 이미지
< ‘방콕 아트 비엔날레(Bangkok Art Biennale) 2026’에 참가하는 신민 작가의 홍보 이미지 – ‘방콕 아트 비엔날레’ 공식 웹사이트 >
방콕 아트 비엔날레(Bangkok Art Biennale) 2026’에 참가하는 신민 작가의 작품 홍보
< ‘방콕 아트 비엔날레(Bangkok Art Biennale) 2026’에 참가하는 신민 작가의 작품 홍보 - 출처: ‘방콕 아트 비엔날레’ 공식 페이스북 계정(@bkkartbiennale) > >
지난주에 태국 방콕에서 열린 신민 작가의 토크 세션에 참석해 그녀의 작업 세계를 가까이서 들을 기회를 가졌고 작업 현장을 둘러볼 수 있었다. 킹 몽꿋 공과대학교의 학생과 교수들이 함께 참석한 이 세션은 신민 작가의 작품 소개와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 볼 수 있었다. 더불어 태국에서 작업을 하는 과정과 느끼는 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질문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업에 대한 이야기와 작품의 의미 등등 폭 넓은 질문과 대답이 오고 갔다.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진행된 신민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 세션
<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진행된 신민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 세션 - 출처: 통신원 촬영 >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진행된 신민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 세션에서 질의응답 시간과 작업 현장
<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진행된 신민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 세션에서 질의응답 시간과 작업 현장 - 출처: 통신원 촬영 >
이후 신민 작가와의 별도의 인터뷰를 통해 태국에서 지내며 느낀 인상과 이번 비엔날레 신작 <더 스튜던츠(The Students)>의 제작 과정 그리고 작가로서의 소회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신민 작가는 이번 작품을 위해 킹 몽꿋 공과대학교 미술대학 학생들, 현지 어시스턴트들과 주 6일 아침부터 밤까지 함께 작업하며 약 4m 규모의 대형 인물 조각 두 점을 만들고 있다. 태국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학생의 모습에서 출발한 이 작업은 완성된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낯선 땅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며 조금씩 변해가는 과정 자체를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아래는 신민 작가와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1. 현재 ‘방콕 아트 비엔날레 2026’을 위해 태국에 오셔서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평소에 태국의 아트 씬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태국에 와서 가장 인상적으로 느낀 것은 작품들이 굉장히 영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아직 태국의 아트 씬을 충분히 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불교를 비롯한 종교문화가 일상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서인지 제가 이곳에서 접한 작품들에서도 신과 인간, 삶과 죽음, 윤회나 기도 같은 영적인 세계가 자연스럽게 등장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작업하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었습니다. 미술대학 1학년 학생 전체와 교수진이 함께 예술과 공예의 신에게 예를 올리는 의식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저 역시 그 자리에 함께해 축복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학교 안에서 이런 의식이 굉장히 진지하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낯설고 신기했는데, 오히려 그 경험을 통해 이곳에서는 예술과 종교, 일상이 서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접한 태국의 동시대 미술에서도 이런 특징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자본주의나 사회의 문제를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언어로 드러내기보다, 불교적이거나 영적인 세계관을 통해 동시대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작품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동시에 태국은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강하게 가지고 있으면서도 다른 문화와 새로운 가치들을 굉장히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전통과 동시대성, 신과 인간이 충돌하기보다 한 공간 안에서 함께 존재하는 모습이 저는 무척 흥미롭고 좋습니다. 아직 태국에 대해 알아가는 중이지만, 지금 제가 경험하고 있는 태국의 미술과 문화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 부분입니다.


2. ‘태국’만이 갖고 있는 강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태국에 온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태국은 이런 곳이다’라고 단정해서 말하는 것은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태국을 방문하면서 가장 강하게 느낀 것은 서로 다른 정체성과 문화가 자연스럽게 공존하고 그것을 일상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습니다. 사실 이번 방콕 아트 비엔날레에서 선보일 작업의 시작에도 태국에서의 경험이 있었습니다. 작년 비엔날레 답사를 위해 방콕을 방문했을 때, 하교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치마 교복을 입고 머리에 리본을 예쁘게 맨 학생을 보았습니다. 아주 짧게 스쳐 지나간 장면이었지만,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다른 학생들과 어울려 하교하는 모습이 제게는 무척 인상적으로 남았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경험해온 젠더를 둘러싼 분위기와는 다른 감각을 느꼈고, 그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아 이후 이번 작품을 구상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번에 다시 태국에 와서 생활하면서도 비슷한 인상을 받고 있습니다. 오래된 종교와 전통, 매우 현대적인 도시문화가 동시에 존재하고, 다양한 젠더 표현과 외부의 문화 역시 일상 안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게 됩니다. 서로 다른 것들이 공존하면서도 태국 고유의 문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 계속 변화해가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저에게는 그런 포용성과 유연함이 태국이 가진 큰 힘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이번 작품 역시 제가 외부에서 태국을 바라보고 만든 작업이라기보다, 태국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사람과 하나의 장면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이곳과 특별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이번 작업을 위해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지내며 작업을 하고 계신데, 이곳에서의 작업 환경이나 경험이 작품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이번 작업에서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의 경험은 단순히 작품을 제작할 장소를 제공받았다는 것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 현지 어시스턴트들과 주 6일, 아침부터 밤까지 거의 매일 함께 작업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학생들도 수업이 없는 시간에 찾아와 저의 작업을 도와줍니다. 작품의 규모가 약 4m에 이르기 때문에 혼자서는 만들 수 없고 여러 사람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고 방법을 찾아가며 만들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함께 작업하면서 놀랐던 것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제가 무언가를 제안하면 어떻게든 가능한 방법을 함께 찾아냅니다. 실패하면 다른 재료를 가져오고, 다시 붙이고, 구조를 바꾸면서 결국 방법을 만들어냅니다. 저 역시 한국에서 사용하던 방식만을 고집하지 않고 태국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이곳에서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한국에서 계획했던 작품과 지금 태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작품 사이에는 조금씩 차이가 생기고 있고, 저는 그 차이가 이번 작업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저를 만날 때마다 합장하며 “싸왓디카”라고 인사해주는 것도 처음에는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낯선 곳에서 온 작가인 저를 존중하고 환대해준다는 느낌을 받아 감사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 역시 학생들의 작품을 보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제 작품을 만드는 것을 도와주는 사람들로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고 의견을 나누는 동료가 되어가는 과정이 좋았습니다. 사실 저는 미술대학을 다니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학생들과 매일 작업하고, 같이 땀을 뻘뻘 흘리고, 실패한 것을 다시 만들고, 밥을 먹고 웃고 떠드는 일상이 마치 제가 이루지 못했던 미대생의 꿈을 뒤늦게 경험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완성된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보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시행착오를 겪으며 작품이 변해가는 과정 자체가 이번 작업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습니다. 주 6일 아침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고된 작업인데도 이상할 만큼 행복합니다. 작품이 완성되고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함께 만들고, 땀 흘리고, 웃고 떠들었던 이 시간만큼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신민 작가
<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작업을 하고 있는 신민 작가 - 출처: 신민 작가 제공 >
 
4. 이번이 태국에서의 첫 번째 전시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참여를 하시게 되었나요?

‘방콕 아트 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인 아피난 포샤난다(Dr. Apinan Poshyananda) 선생님께서 제가 함께하고 있는 갤러리 피21(P21)과도 이전부터 인연이 있으셨는데, 아트바젤 홍콩에서 제 개인 부스를 직접 보신 것이 이번 참여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당시 제 작품들을 보신 뒤 ‘방콕 아트 비엔날레’ 참여를 제안해주셨고, 이후 비엔날레 측과 여러 차례 이야기를 나누며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작품을 실제로 보신 뒤 초청해주셨다는 점이 감사하고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기존 작품을 그대로 가져와 전시하기보다는 이번 기회를 통해 태국에서 경험한 것에서 출발한 새로운 작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방콕을 답사하며 경험한 장면들을 바탕으로 작품을 구상했고, 현재는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현지 어시스턴트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약 4m 규모의 신작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작품의 규모 때문에 현지 제작이 현실적인 선택이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태국에서 직접 재료를 구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함께 만드는 과정 자체가 작품의 중요한 일부가 되었습니다.


5. ‘방콕 아트 비엔날레 2026’에 참여하시는 소감이나 남다른 기대감이 있으실까요?

큰 국제 비엔날레에 참여하게 되어 기쁘고 기대도 큽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엔날레에 참여한다는 사실보다 매일 눈앞에 있는 작품을 잘 완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더 스튜던츠(The Students)>는 태국의 학생들을 모티프로 한 두 점의 대형 인물 조각입니다. 한 명은 ‘민(Min)’이고, 다른 한 명은 ‘플로이(Ploy)’라는 레이디보이 학생입니다. 태국에서 만난 학생들의 모습과 이곳에서 생활하며 받은 인상들이 자연스럽게 작품 안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태국에서 직접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 전시한다는 점이 저에게는 특별합니다. 방콕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현지 관객들이 민과 플로이를 어떻게 바라볼지도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방콕 아트 비엔날레 2026’에서 새롭게 선보이게 될 작품의 스케치
< ‘방콕 아트 비엔날레 2026’에서 새롭게 선보이게 될 작품의 스케치 - 출처: 신민 작가 제공 >
 
6. ‘방콕 아트 비엔날레’라는 국제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이 작가님의 커리어에서 어떤 의미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한국에서 작업하면서 오랫동안 많이 고독했습니다. 아트 씬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쉬지 않고 작업했고,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전업작가로 살면서 어느 순간부터는 제가 왜 작가가 되고 싶었는지, 왜 작업을 시작했는지를 잊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방콕 아트 비엔날레를 계기로 태국에 와서 지내며 오히려 그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조금은 여유로운 속도로 살아가는 사람들,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개와 새, 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열매들을 보고, 좋은 사람들과 만나 서로의 생각과 작업을 나누며 지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매일 여러 사람과 땀을 흘리며 하나의 작품을 함께 만드는 시간이 저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사람들은 자기 작품처럼 제 작업이 잘 만들어지기를 바라며 함께 고민하고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 마음들이 정말 고맙고, 저 역시 그 안에서 많은 위로와 회복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혼자 살아남기 위해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들과 무언가를 함께 만들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제가 원래 좋아했던 예술의 모습이었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방콕 아트 비엔날레 참여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국제적인 플랫폼 하나가 제 이력에 추가되었다는 것보다는, 앞으로도 계속 작가로 살아가고 싶다는 마음과 제가 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는지를 다시 찾게 해주었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토크 세션과 인터뷰 내내 신민 작가는 ‘완성’보다 ‘과정’을, ‘성과’보다 ‘함께한 사람들’을 먼저 이야기했다. 그것이 국제 비엔날레라는 화려한 무대 앞에서도 그의 언어가 담담할 수 있었던 이유일 것이다. 더불어 태국에서 시작된 이 협업의 경험이 앞으로도 태국과 한국 양국 예술 교류의 또 다른 다리가 되기를 바란다. <더 스튜던츠(The Students)>가 완성되어 세상에 나서는 순간, 그 작품 안에는 킹 몽꿋 공과대학교에서 함께 땀 흘린 수많은 손길이 함께 담겨 있을 것이다. ‘방콕 아트 비엔날레 2026’에서 민과 플로이를 만나볼 신민 작가의 다음 이야기를 기대해본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신민 작가 제공
- ‘방콕 아트 비엔날레 2026’ 공식 웹사이트,
https://www.bkkartbiennale.com/artist/shin-min
- 방콕 아트 비엔날레 2026 공식 페이스북 계정(@BkkArtBiennale),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321450806015448&set=pb.100044516235270.-2207520000&type=3
https://www.facebook.com/bkkartbiennale/posts/introducing-the-first-selected-artists-of-bangkok-art-biennale-2026-angels-and-m/15310176683920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