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태국, ‘공예’라는 언어로 다시 만나다
- <셰어드 센서빌리티즈(Shared Sensibilities): 감각의 공유> 태국 방콕 전시 오프닝 현장 -
태국 방콕(Bangkok)에서 한국과 태국의 손끝에서 태어난 공예 작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15일까지 방콕 라차담넌 현대미술관(หอศิลป์ร่วมสมัยราชดำเนิน)에서 열리는 <셰어드 센서빌리티즈(Shared Sensibilities): 감각의 공유>는 태국 문화부 산하 현대예술진흥기금(Contemporary Art Promotion Fund)과 문화예술사무국(OCAC) 그리고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공동으로 마련한 한국과 태국 현대공예 국제교류전이다. 태국 통신원은 지난 개막식에 초청받아 현장을 직접 취재할 기회를 가졌다.
청주에서 방콕으로, 대화의 무대를 넓히다 이번 전시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의 ‘초대국가전’으로 태국이 참여했던 성과를 발판 삼아 마련된 후속 프로그램이다. 당시 청주에서 시작된 양국 작가 간의 예술적 대화는 이번 전시를 통해 방콕으로 무대를 옮기며 한층 더 깊어졌다. 전시는 앙크릿 아차리야소폰(Angkrit Ajchariyasophon)과 이들닙(Deulnib Lee) 두 큐레이터가 공동 기획을 맡았으며, 한국과 태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두 나라의 문화적 감각이 만나는 지점을 조명한다. 전시가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공예를 단순히 ‘전통’이나 ‘유산’으로만 바라볼 것인가, 아니면 오늘을 살아가는 작가들의 사유와 감각을 담아내는 동시대 예술 언어로 다시 읽을 것인가. 개념과 담론, 빠르게 변화하는 매체가 지배하는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이번 전시는 재료의 물성과 손의 감각, 제작 과정에 축적된 시간이라는 공예 고유의 가치에 다시금 주목한다. 참여 작가들은 기억과 정체성, 자연과 일상, 전통과 혁신 사이를 오가며 각자의 언어로 작업을 풀어냈고, 그 결과물들은 서로 다른 두 문화의 차이를 드러내는 동시에 '만든다'는 행위가 지닌 보편적인 공감의 순간을 보여주었다.
오프닝 현장, 국경을 넘은 공예의 만남 오프닝 현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태국 작가와 한국 작가의 작품이 ‘공예’라는 하나의 타이틀 아래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었다는 점이다. 서로 다른 재료와 기법, 미감을 가진 작품들이 한 공간에 나란히 놓여 있는 모습은 두 나라의 공예가 얼마나 다르면서도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동시에 보여주었다. 전통과 동시대성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관람객들은 자연스레 두 문화의 감각을 비교하고 연결 짓게 되었다. 더욱 흥미로웠던 점은 전시장에 작가들이 직접 참여해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들어가는 모습이었다. 언어와 배경이 다른 작가들이 재료와 기법, 작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은 이 전시가 단순한 결과물의 전시를 넘어, 살아있는 교류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다. 오프닝에서 공동 큐레이터인 앙끄릿 아차리야소폰(Angkrit Ajchariyasophon)과도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이번 전시가 청주에서 방콕으로 이어진 것처럼 앞으로도 한국과 태국을 오가며 이러한 교류전이 더 많이 만들어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한 번의 전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대화의 장을 만들어가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이번 전시를 준비한 이들의 진심이 느껴졌다.
지속되는 대화를 기대하며 <셰어드 센서빌리티즈(Shared Sensibilities): 감각의 공유>는 단지 두 나라의 공예 작품을 나란히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 속에서 발전해 온 공예가 ‘만든다’는 보편적 행위를 통해 어떻게 공명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통신원 역시 현장에서 두 나라 작가들이 서로의 작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문화 교류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다. 한국 청주에서 시작된 대화가 태국 방콕에서 이어졌듯이 앞으로도 한국과 태국을 잇는 이러한 교류전이 더 자주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공예라는 손끝의 언어는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를 잇는 가장 섬세하고도 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음을 이번 전시는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태국 현대예술문화국 공식 페이스북 계정(@OfficeOfContemporaryArtAndCulture), https://www.facebook.com/photo.php?fbid=1406315061683966&set=pb.100069164561072.-2207520000&type=3 https://www.facebook.com/photo/?fbid=1386180690364070&set=pcb.1386180947030711 https://www.facebook.com/photo?fbid=1386180750364064&set=pcb.138618094703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