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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캐나다 한국문화원의 새로운 시작, 제3대 이성은 원장과의 인터뷰

2021-07-12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주요내용

지난 3월, 주캐나다 한국문화원 3대 문화원장이 부임했다. 2016년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개원한 주캐나다 한국문화원은 한국과 캐나다의 문화교류와 양국의 우호 관계 증진을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의 위기 상황과 같이 민간 분야에서 문화교류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없을 때, 한국문화원은 다양한 한국 문화콘텐츠를 제공하며, 한류와 문화예술 공연에 목마른 많은 이들의 갈증을 채워주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 새롭게 부임한 이성은 한국문화원장을 온라인으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 교류를 위한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을 들어 보았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이다.

이성은 문화원장(좌)과의 화상 인터뷰

<이성은 문화원장(좌)과의 화상 인터뷰>


원장님, 소개와 함께 어떤 일들을 주로 해 오셨는지 말씀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제3대 주캐나다 한국문화원장으로 온 이성은이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정홍보와 언론 홍보를 책임지는 국민소통실과 영화, 웹툰, 대중문화, 음악을 책임지는 콘텐츠 정책국, 그리고 관광 파트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 왔습니다.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를 익혀왔고, 여러 국제 행사들을 경험해 왔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캐나다에 부임하셨습니다.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교류 현황은 어떠하다고 보시는지요?

제가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지 상황을 100% 파악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캐나다에서는 방탄소년단(BTS)과 한식의 영향이 크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문화가 더 쉽고 편하게 캐나다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원의 입장에서는 캐나다 안에서 한국문화를 확장시키기에 지금이 좋은 여건, 시기라고 기회라고 생각 생각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에서의 한류 확산은 국가 주도라기보다 민간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화원 주도의 활동과 더불어 캐나다 내 한류 커뮤니티나 한인 커뮤니티들과 함께 한류를 확산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캐나다 자체도 국가 차원의 큰 축제나 이벤트가 없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입장이다 보니, 캐나다 전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큰 행사 중심 보다는 더 세밀한 접근이 필요한 것도 사실입니다. 양국의 문화교류에 있어서는, 각각의 문화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서, 상호교류를 좀더 강화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만나 공동의 프로젝트나 작품을 교류한다거나, 양국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서 공동으로 가진 중요한 아젠다를 가지고 세미나를 하고, 국가 정책을 토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정책도 상호 문화교류의 하나라는 말씀이신가요?

앞서 말씀드린 부분은 가치에 관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캐나다가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인권, 평화와 같은 아젠다와 이념들은 실제 한국에서도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는 문제입니다. 양국의 문화예술인들이 이런 이슈로 함께 토론하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양국이 추진할 정책 방향성 설정에 문화예술 분야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보통 국가 정책, 문화정책이라고 하면 딱딱하게 들리지만, 문화원에서는 정책이 국가이미지와 결부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책은 단순한 수치와 그래프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닌, 우리 정부가 하는 모든 활동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 안에는 K-방역, 김치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됩니다. 흔히 알려진 ‘다이나믹 코리아’라는 문구처럼, 다양한 문화콘텐츠는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하고, 이러한 점은 상호 문화교류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의 인사 말씀에서 “가치와 문화콘텐츠를 융합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싶다”고 언급하셨는데요. 구체적인 의미를 말씀해주세요.

예를 들면, 현지의 예술가들이 문화원과 가치를 담은 주제를 선정해 함께 공모전,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DMZ를 주제로 현지 예술가들과 설치미술 전시를 추진하는 사업도 있습니다. 이는 ‘평화’라는 가치와 ‘현대 미술’이라는 콘텐츠가 융합된 사례라고 볼 수 있는데요. 현지 예술가들에게 전시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한국적 가치와 이념 등을 주제로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현지의 문화예술가들을 대상으로 문화원의 공모전 혹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좋은 예시가 될 것입니다.

캐나다 현지 예술가를 언급해주셨는데요. 현지 예술단체와의 협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양국의 문화예술 분야를 연결하는 기능이 문화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전문 미술관, 박물관, 예술인들의 협회처럼 사실 문화원이 각각의 전문성을 발휘하기는 역부족입니다. 양국의 문화예술인들이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고 직접 교류하기 어려울 때, 중재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문화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캐나다가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고, 다양한 이유로 실제적인 교류에 어류움이 있겠지만, 문화원은 이들의 교류와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플랫폼의 역할을 충실히 할 생각입니다. 캐나다 현지 문화예술, 출판 단체들은 제가 직전에 일했던 문화관광체육부에서 많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저의 역량을 펼칠 수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지 한인, 혹은 한국계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점차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들과의 협력에 대해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요? 또한 캐나다 전역에 펼쳐진 4개의 총영사관 문화 업무들과 통합된 계획이 있으신지요?

캐나다는 워낙 큰 나라여서 오타와에 있는 문화원으로서는 지리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토론토, 밴쿠버, 몬트리올, 그리고 대사관까지 4개 공관의 연합도 계속 생각해 오던 부분이었습니다. 저희가 밴쿠버나 몬트리올로 찾아가서 행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영사관의 콘텐츠를 문화원이 확산시키고, 문화원의 콘텐츠를 각 영사관 혹은 한인회와 같은 민간단체들이 함께 서로 확산시킨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7월부터 저희가 4개 공관이 따로 진행하던 각각의 한국영화축제를 시기와 영화를 조절하고, 주제를 통일시켜서 하나의 홈페이지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시기별로 중심 공관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7월 1일부터 10월 마지막 날 까지 이 플랫폼에 접속해 한국영화를 볼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처럼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줌심적으로 할 계획을 수립 중입니다.

또 최근 코로나19를 겪으면서, 현지 작가들의 스튜디오를 찾아가 탐방하고, 영상을 제작했습니다. 한인 캐나다 미술 작가님들의 작품활동에 대한 영상인데요. 다른 분야에서도 충분히 작업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캐나다 현지 한인 예술가들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하고 강화하여 이 분들이 함께 교류하고, 행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문화원의 역할입니다. 많이 이용해 주십시오.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2021년의 가장 큰 목표는 코로나19의 극복과 문화원의 정상화입니다. 하반기에는 오프라인 행사 개최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는데요. 문화원에 사람들을 초청하여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2023년은 한국과 캐나다가 수교 관계를 맺은 지 60년이 되는 해입니다.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며 교류 행사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여러 한인들, 혹은 현지인들 중에 정부의 도움이나 협력이 필요한 분이 계시다면 언제든 연락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인터뷰 내내 이성은 원장의 캐나다와 한국의 문화교류를 위한 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가치와 문화콘텐츠의 결합, 문화교류에서 시작하는 국가 정책 토론 등, 기존엔 크게 집중하지 못했던 분야는 더욱 기대를 모은다. 한국 영화와 도서, 그리고 여러 전시회 이후 여러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모여 양국이 당면한 상황, 다양한 이념과 가치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했던 밤이 기억났다. 일회성의 행사로 그치지 않고, 여러 담론과 가치에 문화원이 함께 귀 기울인다면 양국의 문화교류는 더욱 견고하게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통신원 정보

성명 : 고한나[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캐나다/토론토 통신원]
약력 : 현) Travel-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