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중국 충칭(重庆)의 날씨는 ‘3대 화로’라는 별명이 허명이 아님을 온몸으로 실감케 한다.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훌쩍 넘어서며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숨이 턱 막히는 폭염이 기세를 부리던 7월 26일, 충칭의 대표적 쇼핑 중심지인 제팡베이(解放碑) 2077사이버씨티몰(赛博城市)의 무대는 이 가마솥 더위를 뛰어넘는 젊은이들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 우승팀인 ‘웨이썸머뿌너(为什么不呢)’ 팀의 공연 장면. 수많은 연습을 통해 선보인 무대는 관람자들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바로 중국의 글로벌 스마트폰 대표 기업인 오포(OPPO)가 신제품 레노(Reno) 16 시리즈 프로모션과 연계하여 주최한 ‘오포 산청 여름 댄스경연대회(山城夏日舞表演赛)’가 열렸기 때문이다. 글로벌 아이티(IT) 기업이 주관한 상업 이벤트의 형태를 띠고 있었지만, 현장을 채운 음악과 참가자들의 열정은 단연 케이팝 커버 댄스가 중심을 이루고 있었다.
< 경연장 바로 옆에 소개된 케이팝 프렌즈 플러스(KPOP FRIENDS PLUS)의 광고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재 전 세계적으로 케이팝과 케이팝 댄스는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청소년과 20대 문화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한한령이나 대외적 정세 변화와 별개로 현지 젊은 층의 일상 속에 깊숙이 뿌리내린 문화 현상이다. 이번 대회 참가팀들의 채점표만 보더라도 케이팝이 현지 젊은이들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다.
< 최종 결선에 진출한 26개 팀이 리허설 차례를 기다리면서 의상과 화장을 고치는 등 분주히 재정비를 하는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참가팀 이름 또한 매우 재치 있고 흥미로웠다. 1번 팀 ‘야근은 싫어(不要加班)’를 비롯해 준우승을 차지한 26번 팀 ‘어차피 못 오를 무대(吆不到台)’ 등 현지 젊은이들의 유머와 애환이 담긴 팀명들이 웃음을 자아냈다. 경연 때는 리허설 때보다 더 정교한 칼군무로 현장을 찾은 수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의 전문 댄스 교육기관인 케이팝 프렌즈 플러스(KPOP FRIENDS PLUS, J.G. DANCE)가 협력 기관 및 심사위원단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경연 하루 전인 25일에는 한국의 전문 강사진이 직접 지도하는 무료 특별강좌가 사전 행사로 개최되어 현지 지망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경연 당일에는 한국인 전문 강사인 이원영 강사가 게스트 공연을 선보였고 또한 직접 심사위원석에 앉아 참가자들의 무대를 평가하기도 했다.
< 이원영 강사의 댄스 시범 공연. 중국 관객들에게 뜨거운 박수갈채와 함성을 자아냈다 – 출처: 통신원 촬영 >
기술적 완성도(30점), 군무(25점), 안무 창의성(20점), 무대 표현력(15점), 종합 인상(10점) 등 엄격하고 전문적인 기준 속에 진행된 심사는 현지 참가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제공했다. 중국의 대기업 행사에서 한국인 댄스 강사가 핵심 심사위원 및 특별 게스트로 위촉되어 대회를 이끌었다는 점은 현지에서 케이팝 댄스의 원조이자 표준으로 한국 전문가들의 위상과 권위가 얼마나 견고한지를 잘 보여준다.
< 어렵게 심사위원 평가표를 얻었다. 결선에 오른 26개 팀 중 21개 팀이 케이팝에 맞춰 춤을 췄다 - 출처 : 통신원 촬영 >
총 26개 팀의 뜨거운 경연과 치열한 심사 끝에 영예의 대상은 케이팝 보이그룹 샤이니의 <두 오어 다이(Do or Die)> 곡에 맞춰 댄스를 선보인 ‘웨이썸머뿌너(为什么不呢)’ 팀이 차지하였다. 그들의 기쁨과 환호는 보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은 감동과 기쁨을 그대로 전해 주었다.
< 우승팀의 기념 촬영. 한국 측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이원영 강사(좌측 첫 번째), 그리고(GRIGO) 엔터테인먼트 김현준 대표(좌측 두 번째)의 모습 – 출처: 통신원 촬영 >
40도가 넘는 폭염도, 국경과 언어의 장벽도 케이팝을 향한 충칭 젊은이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행사와 케이팝 댄스라는 대중문화 콘텐츠, 그리고 한국 전문 강사진의 교육과 심사가 어우러져 만들어 낸 이번 현장은 케이 컬처가 이제 단순히 듣고 보는 음악을 넘어 현지 젊은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즐기는 삶의 문화로 깊이 자리 잡았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충칭의 뜨거운 여름날 제팡제이 한복판을 수놓은 케이팝 리듬과 청춘들의 함성은 한국 대중문화의 높은 위상과 더불어 앞으로도 지속될 한·중 민간 문화교류의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미래를 한눈에 보여준 뜻깊은 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