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7일 중국 베이징 시대미술관(北京时代美术馆)에서 한국 캐릭터 브랜드 브런치 브라더(BRUNCH BROTHER)의 베이징 첫 전시 ‘서두르지 않는 시간, 10시 15분(不赶时间 10点一刻)’가 열렸다. 오는 10월 7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브런치 브라더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전시 공간으로 옮겨, 관람객이 직접 둘러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브런치 브라더는 토스트를 비롯해 오리, 강아지, 고양이 등 친근한 캐릭터를 통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과 여유를 표현해 온 한국 캐릭터 브랜드다. 이번 전시는 브런치 브라더가 베이징에서 처음 선보이는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베이징에서 만난 ‘브런치 타운’
현장을 찾은 날, 시대미술관 입구에 가까워지자 빨간색 건물 위로 노란 오리와 토스트 캐릭터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건물 외벽부터 캐릭터 조형물과 포토존이 이어져 있어 일반적인 미술관 전시라기보다 브런치 브라더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분위기였다.
< 브런치 브라더 베이징 첫 전시가 열리고 있는 시대미술관 전시장 조형물 - 출처: 통신원 촬영 >
야외 공간에도 풍선을 든 캐릭터 조형물이 설치돼 있었다.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곳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구성해 전시의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 시대미술관 야외에 설치된 브런치 브라더 캐릭터 조형물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장 내부에서는 브런치 브라더의 세계관인 ‘브런치 타운(Brunch Town)’을 실제 공간처럼 구현했다. 안내도를 보면 베이커리, 카페, 미술관, 극장, 놀이공원 등이 하나의 마을처럼 연결돼 있다. 관람객은 정해진 순서대로 작품을 감상하기보다 각각의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면서 캐릭터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 베이커리·카페·미술관·극장·놀이공원 등으로 구성된 ‘브런치 타운’ 안내도 - 출처: 통신원 촬영 >
특히 눈에 띈 것은 전시장 곳곳에 마련된 체험형 공간이었다. 커다란 토스트 캐릭터가 소파에 앉아 있는 방에서는 관람객이 바로 옆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고, 거울 앞에 서 있는 강아지 캐릭터 역시 자연스럽게 포토존 역할을 했다. 캐릭터를 전시품처럼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관람객이 같은 공간에 들어가 함께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 소파에 앉아 있는 토스트 캐릭터를 활용한 포토존 - 출처: 통신원 촬영 >< 거울과 캐릭터를 활용해 꾸민 체험형 전시 공간 - 출처: 통신원 촬영 >
전시 제목인 ‘10시 15분’에도 한국과 중국을 연결하는 장치가 숨어 있다. 공식 포스터에는 한국의 표준시인 ‘UTC+9’와 중국의 ‘UTC+8’이 함께 등장한다. 한국과 중국의 한 시간 시차를 활용해 ‘서두르지 않는 시간’이라는 전시의 주제를 표현한 것이다.
< ‘UTC+9’와 ‘UTC+8’을 활용한 ‘서두르지 않는 시간, 10시 15분’ 전시 포스터- 출처: 베이징 시대미술관 웹사이트 >
전시장 벽면에서 만난 “재미는 삶의 본질(有趣是生活的本质)”이라는 문구도 이번 전시가 전달하려는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캐릭터를 보고 사진을 찍으며 자신의 시간을 즐겨보자는 메시지가 전시장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었다.
< ‘재미는 삶의 본질’이라는 문구와 브런치 브라더 캐릭터로 꾸민 전시 공간 - 출처: 통신원 촬영 >
현장을 둘러보며 흥미로웠던 점은 한국에서 만들어진 캐릭터가 중국에서 단순히 상품으로 소개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이번 전시는 캐릭터 상품을 앞세우기보다 ‘브런치 타운’이라는 세계를 먼저 보여준다. 관람객은 공간을 돌아다니고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분위기와 이야기를 경험한다. 캐릭터의 소비가 상품에서 공간과 체험으로 넓어지고 있는 모습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방식은 중국 젊은 층의 문화 소비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중국에서는 개성 있는 전시나 공간을 찾아 사진을 찍고 샤오홍슈(小红书) 등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문화가 활발하다. 이번 전시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적극적으로 구성한 것도 이러한 현지 소비 방식과 잘 맞는다. 캐릭터 전시가 단순한 관람 공간을 넘어 사진과 체험, 소셜미디어 공유가 함께 이뤄지는 문화 소비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한국 캐릭터의 새로운 중국 진출 방식
브런치 브라더의 베이징 첫 전시는 한국 캐릭터 브랜드의 중국 진출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 눈여겨볼 만하다. 과거 캐릭터 브랜드의 해외 진출이 상품 판매와 유통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전시와 팝업스토어, 포토존 등 관람객이 캐릭터의 세계관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방식으로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이번 전시 역시 캐릭터 상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런치 브라더의 캐릭터와 세계관을 전시장 곳곳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도록 꾸몄다. 관람객들은 공간을 둘러보고 캐릭터와 사진을 찍으며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분위기와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특히 캐릭터는 언어에 크게 의존하지 않고 표정과 색상, 디자인만으로도 친근함과 감정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해외 시장에 다가가기 좋은 콘텐츠다. 여기에 중국 젊은 층에게 익숙한 포토존과 체험형 전시 방식을 더하면서 한국에서 탄생한 캐릭터가 현지 관람객과 만나는 기회도 한층 넓어지고 있다.
브런치 브라더의 베이징 첫 전시는 한국 캐릭터 브랜드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전시와 체험을 통해 브랜드의 이야기와 세계관을 중국 소비자에게 알리는 새로운 진출 방식을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사진 출처 및 참고자료
- 통신원 촬영
- 베이징 시대미술관(北京时代美术馆) 웹사이트,
http://www.timesartmuseum.com/cn/show_info.php?id=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