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이틀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에서는 ‘서울을 한 정거장씩 여행한다’는 구호를 내건 ‘케이컬처 타운(K-Culture Town)’ 행사가 열린다. 주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re South Africa)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요하네스버그무역관(KOTRA Johannesburg), 현지 아시아 식품·생활용품 유통업체 마켓 코코로(Market Kokoro)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행사는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샌튼(Sandton)의 코코로 리보니아 가든스(Kokoro Rivonia Gardens)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진행된다.
<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케이컬처타운 홍보 포스터 - 출처: 주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문화원 공식 웹사이트 >
행사장은 서울 지하철역을 따라 이동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케이팝 공연과 한국 길거리 음식, 전통문화 체험, 체험형 워크숍, 노래방, 사진 촬영 구역이 마련되며 한국 화장품과 케이팝 상품, 생활용품도 판매된다. 방문객이 한국문화를 단순히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음식을 먹고, 노래를 부르고 부르고, 문화를 체험하고, 상품을 구매하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서울의 일상과 소비 문화를 남아공의 주말 여가 공간에 옮겨 놓은 셈이다.
산업적 성격은 판매업체 모집 과정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요하네스버그무역관은 한국 화장품, 케이팝 공식 상품, 한국산 생활용품을 취급하는 남아공 판매업체를 모집하면서 한국에서 제조된 상품만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참가 업체에는 직접 수입 또는 공식 유통 권한을 증명하고 남아공 사업 규정을 준수하도록 요구했다. 새로운 한국 브랜드를 소개하거나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체험을 제공하는 업체에는 우선권도 부여했다. 문화행사로 관람객을 모은 뒤 고객과 현지 유통업체를 연결하는 구조다.
이번 행사가 이전 한국문화원 행사와 구별되는 지점은 현지 시민에게 도달하는 경로다. 그동안 문화원이 진행한 행사는 주로 문화원 홈페이지와 한류 공동체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졌고 이미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직접 정보를 찾아 참여하는 성격이 강했다. 반면 이번 케이컬처 타운은 요하네스버그의 문화·생활정보 매체 《인 유어 포켓 요하네스버그(In Your Pocket Johannesburg)》 7월 30일 자사 주간 행사 안내에서 재즈 공연, 지역 예술 전시, 주말 시장 등과 함께 소개됐다. 즉 한국 문화행사가 한류 팬만의 이벤트가 아니라 요하네스버그 시민이 참가할 수 있는 일반적인 주말 문화행사로 소개된 것이다.
현지 소셜미디어 반응에서는 공연뿐 아니라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기대가 두드러졌다. 남아공 한국 화장품 판매업체 케이뷰티 사우스아프리카(@kbeauty_za)는 “요하네스버그에 한국 뷰티의 빛을 가져간다(Joburg, we’re bringing the K-beauty glow to you!)”며 참가 소식을 알렸다. 케이팝 상품 판매업체인 코코(@koco.za) 또한 “코코가 요하네스버그 케이컬처 타운의 판매업체로 참여하게 돼 기쁘다(We’re excited to announce that KOCO will be a vendor at K-Culture Town in Johannesburg!)”고 밝혔고, 베이식스케이(@basix.k)도 “베이식스케이가 케이컬처 타운에 간다(BASIX.K IS COMING TO K-CULTURE TOWN!)”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문화원 인스타그램 홍보 영상에는 요하네스버그 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이러한 행사를 진행하길 바라는 사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반응은 남아공 한류 소비가 온라인 콘텐츠 감상에서 오프라인 경험과 구매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남아공 매체 《아이오엘(IOL)》은 2023년 남아공 케이팝 팬들이 같은 관심사를 나눌 공간과 기회가 부족하다고 느껴 왔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번 케이컬처 타운은 팬들이 모이는 공간에 음식과 화장품, 생활상품, 전통문화 체험을 결합했다. 케이팝을 통해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이 다른 한국문화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 것이다.
이번 행사를 단순한 한국문화원 행사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화원은 문화적 맥락과 프로그램을, 무역관은 한국 상품의 시장 진입과 정품 유통을, 마켓 코코로는 장소와 실제 소비 접점을 담당한다. 공공외교와 수출 지원, 현지 소매가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되면서 한국문화에 대한 호감이 구매와 반복 방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험한다. 향후 케이프타운, 더반(Durban) 등 다른 도시로 행사를 확대하고 남아공 창작자와 한국 업체가 함께 만드는 프로그램을 늘린다면, 한국 문화산업의 현지 기반도 한층 넓어질 수 있다. 이번 행사의 의미는 서울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있지 않다. 한국 문화가 남아공의 일상적인 여가와 소비 공간 안에서 현지인이 직접 선택하는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사진출처 및 참고자료
- 주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문화원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kcc.sa),
https://www.instagram.com/reel/DbIp6SCETeQ/
https://www.instagram.com/p/DbYsBFTDBy5/
- 주남아프리카공화국 한국문화원(Korean Cultural Centre South Africa) 공식 웹사이트,
https://sa.korean-culture.org/en/1533/board/1206/read/146200
- 《인 유어 포켓 요하네스버그(In Your Pocket Johannesburg)》 (2026. 07. 30). To do in Joburg – weekly events guide,
https://www.inyourpocket.com/southafrica/johannesburg/articles/to-do-in-joburg-weekly-events-guide
- 케이뷰티 사우스아프리카(K-Beauty South Africa)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kbeauty_za),
https://www.instagram.com/p/DbV_oqWISRe/
- 코코(KOCO)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koco.za),
https://www.instagram.com/p/DbYtNopAoO_/
- 베이식스케이(BASIX.K)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basix.k),
https://www.instagram.com/p/DbVCU_5oNIR/
- 《아이오엘(IOL)》 (2023. 07. 30). K-Pop fever grows in SA as dance night hosted at Pretoria's Korean Cultural Centre,
https://iol.co.za/saturday-star/news/2023-07-30-k-pop-fever-grows-in-sa-as-dance-night-hosted-at-pretorias-korean-cultural-centre/